사상 최고점 돌파한 코스피.."추가 상승 제한" vs "3630 간다"

노자운 기자 2021. 6. 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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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문가들 코스피 전망 엇갈려

7일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3252.12를 기록하면서 향후 코스피지수가 어느 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증시는 장중 한 때 3260선(장중 최고치 3264.41)을 돌파해 지난 1월 11일 기록했던 장중 최고 기록인 3266.23을 근접하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올해 안에 3300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추세적인 상승장이 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일각에서는 증시가 연말까지 박스권 안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3600을 넘어 추세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그래픽=박길우

◇ “테이퍼링 우려 여전···코스피 3300 넘기 힘들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400대에서 3000선까지 2배 넘게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올해 1월 초 이후 박스권 안에 갇히며 맥을 못 추고 있었다. 지난 3월 9일에는 장중 한 때 2929.36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연초 이후 3개월 간 기관 투자자들이 총 32조원을, 외국인이 7조원을 순매도하며 지수의 상승세를 저지했다.

올 들어 계속 부진했던 증시가 최근 들어 다시 상승 동력을 얻은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지난달 27일 3166에 그쳤던 코스피지수는 돌아온 외국인 투자자 덕에 7거래일 동안 100포인트 넘게 오를 수 있었다. 외국인은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8900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그러나 일부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이날 코스피지수의 종가 기준 최고치 경신이 추세적인 상승을 시사하기보다는 ‘일시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올 들어 지속되고 있는 ‘박스피’가 큰 진전을 보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식시장이 “1월 이후 5개월 간 쉬었다가 조금씩 반등한 장”이라며 “이번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기대치보다 훨씬 높게 나온다면, 인플레이션 공포로 금리가 다시 오르며 주가지수가 다시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AP·연합뉴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도 “미국의 고용 지표가 기대치에 못 미치자 7일 장 초반 증시가 급등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쳤고, 이내 상승폭이 축소됐다”며 “시장 한쪽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커, 어느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냐에 따라 주가지수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주가지수의 추가 상승 동력은 약하다고 분석한다. 오 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4000까지는 오른다고 낙관할 투자자들이나 현 시점에서 주식 시장에 자신 있게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며 “다들 지난해부터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언제 팔아 차익 실현할지 타이밍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5~16일(현지 시각)로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을 일축한다면 증시에 호재가 될 수는 있지만, 이 역시 일시적인 상승 동력에 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 본부장은 “6월 FOMC가 끝나면, 투자자들은 8월 잭슨홀 미팅에서 또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게 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테이퍼링은 점차 가시화될 것이며, 이에 따라 연말 장이 지금보다 더 안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구조적 인플레이션 가능성 낮아···3630선 돌파 가능”

한편,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 이어 추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증시가 큰 폭으로 올랐고 올해 들어 조정을 받았지만, 그 조정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라며 “이는 지난 10여 년 간 거듭 나타난 상승장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현 시점에서 구조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급등이 나타나기 어려운 만큼,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금이 눈에 띄게 오르거나 고용 시장이 크게 안정된 것이 아니므로, 구조적인 인플레이션이 도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현재 주식시장에 거품이 끼었다고 진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층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 연구원은 “통화 정책과 공매도에 대한 부담감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주식 시장을 억눌렀던 압력이 약해졌다”며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하락(원화 가치 상승)하고 있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만약 이번 주 미국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지나치게 높게 나오거나 10일 ‘네 마녀의 날(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 주식 선물과 옵션 등 네 가지 파생 상품 만기일이 겹치는 날)’에 매물이 대거 출회된다면 주가지수가 하락할 수도 있으나, 그럴 확률은 매우 낮다”며 올해 코스피지수가 3630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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