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21살에 찾아온 탈모..가발 사업으로 전화위복

KBS 2021. 6. 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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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6월7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조상현 위캔두잇 대표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607&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30대 남성입니다. 갑자기 마이크를 내려놓더니 훌러덩 가발을 벗습니다. 시원하게 드러난 민머리에 사회자도 깜짝 놀란 표정인데요. 당시 30살 훈남 탈모인으로 이름을 알린 이분, 맞춤형 가발 제작으로 탈모 시장에 또 한 번의 반전 스토리를 쓰고 있습니다. 위캔두잇 조상현 대표 만나보겠습니다. 대표님, 반갑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7년 전 영상이에요. 다시 보니 어떠세요?

[답변]
많이 젊네요, 저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느꼈는데 지금 화면에서 같이 비교를 하고 바로 보니까 좀 어린 느낌도 들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봤어요.

[앵커]
방송 직후에 반응이 어땠어요?

[답변]
상당히 가발을 맞추기 위해 찾아와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그 당시에 길 가다가 알아봐 주신 분도 많았고요. 그리고 또 가발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남자들한테 치부가 될 수 있는데 결혼정보회사에서도 소개를 하겠다 연락이 오기도 하시고. 사실 전 그때 결혼하고 애도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그런 연락이 올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느끼긴 했어요.

[앵커]
그때가 30살이었을 때잖아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언제부터 탈모가 시작됐나요?

[답변]
탈모는 21살, 22살. 제가 군 생활하면서부터 머리가 상당히 많이 빠지기 시작했어요.

[앵커]
지금 인상을 보면 눈썹도 짙고 구레나룻도 있고 탈모가 안 올 거 같은데 빨리 왔네요.

[답변]
제가 해석하기로는 머리에 있어야 될 털들이 눈썹이랑 구레나룻 이쪽으로 가지 않았나.

[앵커]
지금 보이는 사진이 군대 시절?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마음고생이 많으셨겠어요.

[답변]
그렇죠. 군대가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많이 주기도 하지만 머리까지 빠지니까 더더욱 고생을 많이 했죠.

[앵커]
아무래도 20대에 탈모라고 하면 밖에 나가기도 꺼려졌을 수도 있을 것 같고.

[답변]
맞아요. 그래서 군대 전역한 후로는 바깥도 못 나가고 사람도 못 만나면서 우울증까지 올 정도로 아주 암울하게 생활했었죠.

[앵커]
그러면 가발은 언제부터 쓰기 시작하신 거예요?

[답변]
군대 전역하고 그렇게 암울한 생활을 하다가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서 가발을 쓰든지 머리를 빡빡 밀어서 멋있게 스킨헤드를 하든지 결정을 하자고 생각했고요. 그러다 가발을 썼는데 너무 결과물이 마음에 들어서 그때부터 제 인생의 반전이 시작된 거죠.

[앵커]
실제로 정말 멋있게 변신을 하셨어요. 그런데 지금 쓰신 게 가발 티가 전혀 안 나는데. 정말 가발 맞나요? 혹시 불편하시지 않으시면 확인을 시켜주실 수 있으신가요?

[답변]
저야 편하게 확인해 드릴 수 있는데 보여드려도 괜찮으실까요?

[앵커]
저는 좋습니다.

[답변]
이렇게 해서. 지금 제 머리가. 그래서 이거를 어떤 분들은 사업 때문에 머리를 일부러 민 거 아니냐라고 하시는 분도 계신데 사실 밀면 머리가 자국이 이렇게 푸르스름하게 남는데 실제로 이만큼 탈모가 진행돼 있는 상황이고요.

[앵커]
다시 쓰시고 말씀 나눌까요?

[답변]
네, 다시.

[앵커]
가발이라는 사실을 언제 공개하셨어요? 혹시 지금의 아내 되시는 분도 처음 만났을 때 가발인 걸 이야기하셨나요?

[답변]
일단은 저는 현재 와이프랑 군대 가기 전부터, 어릴 때부터 만났던 사이라서. 군대 갔다 온 이후에도 가발을 쓴 날 딱 만나서 나 오늘부터 가발 썼다, 라고 이렇게 마음 편하게. 이걸 이제 저희 쪽 용어로 가밍아웃이라고 하거든요. 가발을 커밍아웃한다고 해서. 가밍아웃하고 편하게 저는 부담 없이 얘기하고 만났습니다.

[앵커]
그동안 가발을 사서 쓰다가 이제 내가 직접 만들어봐도 괜찮겠다라고 생각하신 거잖아요?

[답변]
그렇죠. 주변에서도 제가 가발인 걸 아무도 모르기도 하고 저 스스로의 만족도가 너무 좋다 보니까 제가 느꼈을 때도 내가 가발에 있어서 이 재능은 나만 하기엔 아깝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데 또 저는 그 당시에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적인 꿈과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우선은 그거는 잠시 미뤄두고 카피라이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했고 광고회사에 취직해서 열심히 직장생활을 했었죠.

[앵커]
누구보다 탈모인들의 마음을 본인이 가장 잘 아니까요. 다른 업체들하고는 차별화되는 무기를 갖고 시작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 거였을까요?

[답변]
그렇죠. 이거는 사실 누가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무기이기도 하고요. 탈모라는 게 저는 사실 우울증에 빠져있을 때는 저한테는 저주와도 같았지만 이게 반전이 되면서는 엄청난 무기였고 아까 저 일부러 머리 민 거 아니냐라고 오해하는 분들도 계실 정도로 일부러 밀어서도 이런 탈모 형태가 연출이 되지 않다 보니까 큰 강점이죠.

[앵커]
기존 가발업체랑 고객 서비스가 어떻게 달라요?

[답변]
저는 모든 일이 그렇지만 사람이 해야 되는 일과 시스템이 해야 되는 일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사람이 하는 일에 상당히 집중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저런 과정들도 보시면.

[앵커]
대표님이 직접 1:1 상담하신 거예요?

[답변]
제가 직접 저렇게 본뜨는 과정 저게 상당히 중요하거든요. 본을 뜨고 직접 상담하고 어떤 스타일이 잘 어울릴지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고. 이런 과정들을 저는 100% 오시는 손님 한 분 한 분 다 제가 직접 해드리거든요.

[앵커]
저렇게 가발을 씌운 다음에 자른다든지 커트한다든지 펌을 준다든지 헤어 스타일링도 해 주시나요?

[답변]
그럼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커트도 제가 다 직접 하고.

[앵커]
미용사 하셨어도 잘했을 거 같은데 저런 기술은 어디서 터득하신 거예요?

[답변]
물론 지금이야 저도 당연히 이용사 자격증이라든지 다 조건을 갖추었지만 원래 제가 헤어 스타일과 패션에 관심이 너무 많았어서 20살이 되고부터는 머리를 제가 직접 자르기 시작했고 주변 친구들도 내가 머리 잘라줄게, 했는데 그게 결과물이 좋으니까 소문이 잘 나서 네가 그렇게 머리 잘 자른다며. 제 손길을 한 친구들이 주변에 많았었죠.

[앵커]
그러면 하루 예약 고객은 몇 명 정도 받으세요?

[답변]
사실 제가 예약 상황은 현재 올해까지도 다 차 있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제가 하루에 손님을 10명, 20명 받을 수 있으면 사실 예약 대기가 없어도 되는데 제가 처음 상담 오시는 분들을 직접 응대하다 보니까 많이 받아야 3분에서 4분밖에 받질 못해요.

[앵커]
그분들이 가발을 산다면 얼마에 사나요, 보통.

[답변]
저희는 보통 100만 원 초반에서 중반 정도로 가격이 잡혀 있고요. 탈모 형태나 범위나 이런 거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앵커]
가발은 100% 인모입니까? 관리하는데도 요령이 필요할 거 같아요.

[답변]
저희는 100% 인모로 제작하고요. 물론 인모로 쓰느냐 인조모를 살짝 섞느냐 이거는 디자이너의 재량이나 의도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한데 저희는 인모를 쓰는 걸 선호하고요. 그만큼 관리를 곱게 해 주시는, 내 머리처럼 혹은 제가 설명할 때 이거는 물건이 아니라 집에서 같이 하는 반려견이라고 생각하시고 정말 다칠까 조심스럽게 다뤄달라고 설명하기도 해요.

[앵커]
그게 영구적인 건 아니잖아요.

[답변]
그렇죠. 사용하신 거에 따라 다르긴 한데 평균 1~2년 정도로 보고요. 관리 잘하시는 분은 훨씬 더 길게 쓰기도 합니다.

[앵커]
회사 이름이 위캔두잇. 보통 모 자가 들어가는 가발 회사들이 많은데 조금 다르네요.

[답변]
제 경험에서 온 건데. 누가 봐도 가발 업체인 것 같은 상호명을 가진 업체에서 저한테 홍보 문자가 왔을 때 제가 그것 때문에 친구들한테 가발 쓰는 걸 걸릴 뻔한 경우도 있었고 그런 걸 느끼면서 최대한 가발샵 같지 않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앵커]
가발 회사임을 숨기는 전략이라면 사실 처음에 홍보가 쉽지 않았을 텐데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 있었나요?

[답변]
우선 제가 가장 큰 무기가 제가 직접 쓰고 있다는 거였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제가 쓰고 있는 이 모습 자체를 여러분들한테 알릴 수 있을까. 그리고 알리는 것 자체를 최대한 거부감 없이 그리고 아, 뭐야. 그냥 뻔하네 하고 넘기는 게 아니라 이 친구는 가발을 비포, 애프터 탈모 있는 사람이 가발을 쓰면서도 되게 유쾌하게 잘 쓰고 있네라는 형태의 마케팅 컨셉을 잡아서 계속 꾸준히 해왔었죠.

[앵커]
지금 보니까 주로 남성 가발 위주로 하시는 거 같은데 여성 가발은 왜 안 하세요?

[답변]
제가 남성 스타일에 가장 자신이 있고요. 물론 헤어스타일의 영역에 있어서 여성 스타일을 해도 잘할 수 있겠다는 어떤 의지나 자신감은 있는데 그래도 최대한 제가 충실할 수 있는 제 능력에 열심히 하고 싶어서 그런 것도 있고요. 특히 저희 샵 내부에서 남자분들과 여자분들이, 손님들이 서로 그렇게 어색하게 마주치는 상황을 만들어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남성 전문으로 해서 운영하고 있고 차후에 여성 전문을 한다면 그곳엔 남자분이 오시지 않는 공간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나의 가장 큰 결핍이 또 다른 미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거는 탈모인이든 비탈모인이든 모두에게 울림이 있는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거 같아요.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위캔두잇 조상현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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