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등 "日 보복과 나라 걱정에 법관으로서 양심 저버려"

김규빈 기자 2021. 6. 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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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시절 강제노역에 시달린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이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일본의 보복과 이로 인한 나라 걱정에 법관으로서 독립과 양심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족문제연구소 등 15개 시민단체는 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 사건 판결을 내린 재판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권리를 인정하면 '대한민국의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및 공공복리'가 위태로워진다는 금시초문의 법리를 설시했다"며 "재판부는 개인보다 국가가 우선이라는 논리를 부끄러움 없이 판결문에 명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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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법 전합때 소수의견 따라..항소심서 파기될 것"
日 기업 16곳 상대 강제징용 피해자 손배소 1심 각하
대전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1월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 위치한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눈에 덮여 있다.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일제강점기 시절 강제노역에 시달린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이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일본의 보복과 이로 인한 나라 걱정에 법관으로서 독립과 양심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족문제연구소 등 15개 시민단체는 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 사건 판결을 내린 재판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권리를 인정하면 '대한민국의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및 공공복리'가 위태로워진다는 금시초문의 법리를 설시했다"며 "재판부는 개인보다 국가가 우선이라는 논리를 부끄러움 없이 판결문에 명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법정의견과 다르게 판단해야 하는 사정이 생기거나, 재심을 청구한 것이 아니라면 (이 사건 재판부는) 확정된 판결을 따라야한다"며 "대한민국 법원은 청구권 협정의 해석에 대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들을 구제해야하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법 역사 중 민사소송에 참여한 피해자의 주장을 '국가안전보장과 질서유지라는 헌법 원칙을 침해해 권리남용'이라고 판단한 사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담당 재판부는 노골적으로 이 사건 판결이 야기할 정치·사회적 효과 등을 거론하며, 판단근거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양호)는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 85명이 일본제철·닛산화학·미쓰비시중공업 등 16개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각하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각하란 소송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절차를 끝내는 것을 뜻한다.

재판부는 "개인 청구권이 청구권 협정에 의해 바로 소멸되거나 포기됐다고 할 수 없지만 소송으로 이를 행사할 수 없다"며 "비엔나협약 제27조에 따르면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는 국내법적 사정만으로 일괄 보상 또는 배상하기로 합의에 이른 '조약'에 해당하는 청구권협정의 불이행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해 강제집행까지 마칠 경우 국제적으로 초래될 수 있는 역효과 등까지 고려한다면 강제집행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질서유지라는 헌법상의 대원칙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는 권리남용에 해당해 허용되지 않고 결국 이 사건 피해자들의 청구권은 소구할 수 없는 권리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2018년 10월30일 원고 승소로 판결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는 정반대 결론이다. 이날 재판부는 당시 소수의견과 결론적으로 동일하다고 밝혔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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