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휴미라' 추격 속도붙나.."효과 같아" 논문 나와

박미리 2021. 6. 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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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바 대학 등 연구, 5월 네이처 자매지 실려
IBD 비교연구, "오리지널만큼 효과적·안전" 결론
에피스, 2018년 '임랄디' 유럽 출시 '점유율 16%'
한국선 '아달로체'..약한 가격 경쟁력 보완 가능

[이데일리 박미리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SB5’와 오리지널 약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간 동일한 효과를 입증하는 해외 연구결과가 공개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전망된다. 휴미라는 작년 글로벌 시장에서 총 23조원 매출을 올린 류머티즘관절염, 염증성장질환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오리지널·바이오시밀러 약효 동등”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학술지 ‘사이언틱 리포트’에 ‘아달리무맙 오리지널 약과 바이오시밀러인 ABP501(개발사 암젠)과 SB5(삼성바이오에피스)는 효과와 안전성이 동일하다’(Adalimumab biosimilars, ABP501 and SB5, are equally effective and safe as adalimumab originator)는 제목의 논문이 게재됐다. 사이언틱 리포트는 세계 3대 학술지인 ‘네이처’의 자매지다.

(자료=사이언틱 리포트 캡처)

이탈리아 파도바 대학 등에서 실시한 해당 연구는 오리지널 약인 휴미라를 최소 2년간 복용한 염증성장질환(IBD) 환자 38명과 ABP501로 바꾼 55명, SB5로 바꾼 25명의 6개월 후 상태를 각각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ABP501은 전환 후 42명이 완치상태를 유지했고 7명은 경증(mild), 8명은 중등도(moderate), 1명은 중증(severe) 상태를 보였다. SB5는 21명이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이고 3명이 경증, 1명이 중등도 상태를 기록했다. 특히 SB5는 의약품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 지표인 스테로이드 처방도 ABP501과 달리 오리지널과 동일한 효능, 이상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모두 종합해 “바이오시밀러들은 오리지널 약만큼 효과적이고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Overall, biosimilar drugs seem to be as effective and safe as the originator)고 결론을 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류머티즘 질환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많이 있지만 IB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는 아직 부족하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연구”라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도 “연구 학술지이다보니 약효에 대한 입증은 확실히 된 것”이라며 “신뢰성 측면에서 의미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해외 이어 한국서 휴미라 추격

이번 연구는 향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약과 성분이 유사하지만 동일하지는 않다. 따라서 처방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단계에서 선택을 받는 데 한계가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경쟁력을 가져온 부분은 다름 아닌 오리지널의 50~80% 수준의 낮은 가격이었다. 즉 상대적으로 약점이던 효과에서 오리지널과의 동등성이 입증될 수록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점유율을 잠식하기 용이해지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8년 10월 휴미라 특허가 만료된 유럽에 SB5를 ‘임랄디’ 이름으로 출시했다. 지난해 임랄디 매출은 전년보다 17.6% 증가한 2억1630만달러(약 2350억원)였다. 올 1분기에도 임랄디는 매출 5790만달러(약 647억원), 점유율 16%로 유럽 시장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유지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효과가 동일하면 가격 경쟁력이 좋은 제품을 선택한다”고 했다. 특히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임랄디 고농도 제형 허가 절차에도 착수한 만큼 향후 영업여건이 개선될 개연성이 크다.

국내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SB5를 ‘아달로체’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바이오시밀러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을 누리기 어렵다. 휴미라의 약가가 7일부터 30%(41만1558원→28만8091원) 인하된 데다 국내에서는 ‘휴미라 투여가 필요한 자가면역질환 환자는 약가의 10%만 부담’하는 산정특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적용하면 휴미라와 아달로체 간 환자 부담 차이가 1회당 4400원(2주에 1회 투약)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차가 크지 않아 바이오시밀러를 택할 유인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동등성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이 부분에 대한 우려를 상쇄할 수 있다”며 “또 아달로체 국내 판매를 담당하는 유한양행도 영업 전담팀을 꾸리면서 공격적인 영업을 예고한 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휴미라 국내 매출은 1000억원 수준이다.

박미리 (mi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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