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뇌피셜로 선거를"..나경원 "이런 모욕 처음"

박준우 기자 2021. 6. 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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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준석,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간 말싸움이 점차 격화되면서 위험 수위를 넘을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원 명부 유출 논란과 윤석열 전 총장 대선 후보 배제론 등을 두고 거친 설전을 주고 받고 있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관련 내용 정리했습니다.

[기자]

제 가슴에 단 명찰 보이시죠. 더 이상 야당반장이 아닙니다. 축구할 때 수비수들이 공격수들을 1대1로 쫓으며 방어할 때 밀착 마크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일명 마크맨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도 이제 '마크맨', 줄여서 '박 마커'입니다. 좀 어색하지만요. 우리 정치부회의 가족분들도 곧 익숙해지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방금 보신 영상은 제가 민주당 출입기자 시절 당 대표들을 밀착 취재를 하는 모습을 담았는데요. 매 일정을 따라다니며 옆에 바짝 붙어 여러 현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곤 했었죠. 제 호칭이 마크맨이 된 이유! 바로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정치 뉴스를 풀어드릴 예정이기 때문인데요. 인물 집중 탐구 뉴스라고 이해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의 담당 코너명, 이름하야 '줌 인(Zoom 人)'입니다. 화면을 클로즈업할 때 쓰이는 용어죠. 인물들의 스토리를 깊숙히 파고 들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자, 그럼 그럼 대망의 '줌 인' 첫 인물! 오늘 제가 선정한 인물은 2명인데요. 지금 화면에 이렇게 여러장의 카드가 쭉 놓여 있습니다. 2장의 카드를 뽑을 텐데요. 첫번째 카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고요. 두번째 카드,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입니다. 나란히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는 인물들인데요. 어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겠습니다. 이준석 후보가 41.3%로 1위, 나경원 후보가 20.6%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여전히 2배 이상의 지지율 격차를 보이고 있군요. 여기서 중요한 건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국민의힘은 본경선에서 일반시민 여론조사 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기로 했죠.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이 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건데요. 해당 룰을 적용한 조사에서 이 후보는 48.6%, 나 후보는 24.6%의 지지율을 얻었습니다. 20% 이상 차이입니다. 국민의힘은 오늘과 내일 이틀 동안 당원 선거인단을 상대로 모바일 투표를 진행하는데요. 이제 본격적인 투표가 시작되면서 두 사람 사이 언쟁도 임계점을 넘은 듯합니다.

첫번째 쟁점은 #당원_명부_유출_논란인데요. 어제 이준석 후보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문자메시지입니다. '이준석 왜~~'와 '이준석이 위험하다'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여기에 동영상 링크 2개도 첨부돼있는데요. 두번째 링크 한 번 클릭해볼까요?

[화면출처: 유튜브 '우파닷컴' (어제) : 이준석이 대표가 되면 당이 망하는 이유. 이준석의 개혁 방안은 그럴싸하게 들릴지 몰라도 이런 핵심적인 문제는 교묘하게 피해 가고 있다. 그래서 더욱 위험하다. 이준석과 그를 둘러싼 정치인들의 또 다른 문제는 정치적 정체성이다.]

네, 이준석 후보가 대표가 되면 망하는 이유라면서 이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이 문자 메시지가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어제 대량 발신됐는데요. 이 후보는 특정 후보 캠프가 당원 명부를 통째로 유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준석 비방 문자를 뿌릴 목적으로 말이죠.

[이준석 (어제 페이스북/음성대역) : 캠프가 아닌 개인이 이런 상대 후보 비방 문자를 당원 명부로 보낸게 사실이라면, 30만 당원의 개인정보를 유출시킨 후보는 확인되는 즉시 책임지고 사퇴하십시오. 이게 경험과 경륜입니까?]

중진 후보들 중 누군가 악의적으로 명부를 유출했다는 의구심을 드러낸 건데요. 이 후보 측은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수사 의뢰까지 요청했습니다. 나경원 후보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아무 근거도 없이, 마치 다른 후보가 당원 명부를 유출한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후보가 음모론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나경원/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우리 캠프 다 조사해 봤습니다. 저희 캠프에서는 그런 것이 유출된 적이 없고요. 선거관리위원회나 이런 데 수사의뢰하는 것 저도 찬성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마치 저희 캠프나 특정 캠프, 중진들이 뭔가 이런 음모를 꾸미고 있고 이런 구태한 선거를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 지적을 했습니다.]

이 후보는 도둑이 제발 저리는 거 같다고 본 듯한데요. 다른 후보들은 가만히 있는데 "나경원 후보만 발끈하는 것이 의아하다"는 겁니다. 어떤 캠프에서 흘린 건지 자신은 알고 있지만 밝힐 수 없다는 뉘앙스로 얘기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건은 당 윤리위원회에 가야할 사안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해킹 아니면 어쨌든 유출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해킹을 한다는 건 또 말이 안 됩니다. 어떤 후보 캠프인지는 모르겠으나 명단 관리 하나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대선에서 어떻게 신뢰감을 주면서 선거를 치를 수 있겠습니까? 이번에 진짜 30만명의 전화번호를 유출시킨 사람은 책임을 지워야 되는 것이고 이거는 선거 결과 이전에 당원 명부를 마음대로 뿌렸으면 이건 윤리위 가야 됩니다.]

두 사람 사이 두번째 논쟁 #윤석열_배제 논란입니다. 나 후보, 앞서 이 후보의 뒤에 김종인이란 상왕이 버티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죠. 이번엔 두 사람이 '위험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우려를 표했는데요. 쉽게 말하면 두 사람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 후보에서 배제하려고 짬짜미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의심의 근거가 뭐냐, 최근 김 전 위원장의 확 바뀐 기류입니다.

[김종인 지난 3일/음성대역) : 100% 확신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자가 있으면 전적으로 도우려고 생각도 했는데 그런 인물이 별로 보이지 않아요. 동서고금을 봐도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었어요. 지금은 경험 있고 노련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어요.]

김 전 위원장, 윤석열 대망론에 물음표를 찍었죠. 그런데 이런 김 전 위원장을 선대위원장으로 다시 모셔오겠다는 사람, 바로 이준석 후보입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2차 초청 TV 토론회 (지난 1일) : '내가 당대표가 되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다시 모셔오겠다' O, X로 답해주십시오. 저는 김종인 위원장이 선거에서 보여준 역량이라는 것은 저희가 대통령 선거에서 또 필요한 역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역으로 나후보가 당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에 윤석열을 중심에 등장시키려고 한다고 비판했는데요. 나 후보야말로 음모론자라고 반격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젊은 사람들이 보면 '뇌피셜'이라고 하잖아요. 그런 거 가지고 선거를 치른다는 거 자체가 부끄럽습니다. 제가 오늘 국민들한테 정말 사과드리겠습니다. 정말 망상에 대해서 제가 응답할 수가 없지만, 제가 진짜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본인이 그렇게 믿는다는데 제가 어떻게 하겠습니까?]

뇌피셜, 저도 가끔 쓰는 말인데요. '뇌내망상'이라고도 하는데요.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특정인 혼자만의 주장이나 의심을 가리키는 말이죠. 나 후보는 이 후보의 답변에 심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나경원/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참 젊은 정치인이, 신인 정치인으로서 참 부적절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바로 젊은 정치인가? 묻고 싶습니다. 망상 운운하면서 이러한 사실은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죠. 제가 정치 오래 했지만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것은 참 유례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줌 인' 첫번째 시간 어떻게 보셨나요. 앞으로도 이 박 마커가 복잡한 정치 뉴스, 핵심 인물들의 발언과 관계를 중심으로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임계점 달한 이준석-나경원 설전…당원 명부 유출·윤석열 배제 놓고 거친 언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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