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에서 나무향이 난다고?..'역발상 페인트' 선보인 삼화

김진원 2021. 6. 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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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대치동에 있는 삼화페인트 프리미엄 브랜드 전문 자회사 홈앤톤즈 사옥.

오진수 삼화페인트 대표(사진)는 "해외에도 향기 나는 페인트는 없다"며 "국내 고급 인테리어 시장 등을 공략하겠다"고 했다.

허영희 홈앤톤즈 대표는 "더클래시 다이아몬드향은 프랑스 향장협회에 정식 등록됐다"며 "프랑스 향장협회에서도 페인트를 염두에 두고 향을 개발한 것은 최초라며 놀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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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조향학교 출신과 협업
용연향·사향 입힌 제품 첫 개발
무향 일변도 시장 속 차별화 전략
국내 고급 인테리어 수요 겨냥

지난달 28일 서울 대치동에 있는 삼화페인트 프리미엄 브랜드 전문 자회사 홈앤톤즈 사옥. 삼화페인트가 신제품 개발을 마치고 VIP들을 초청해 제품을 소개하는 행사에 참석한 인테리어업체 대표들은 연신 코를 킁킁댔다. 페인트 제품에서 향수에서 날 법한 산뜻한 향기가 났기 때문이다. 한 참석자는 “수성 페인트가 자리 잡고 향이 없는 페인트가 대세였는데 이렇게 향기가 진하게 나는 페인트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삼화페인트가 업계 최초로 향기 나는 페인트 ‘더클래시 다이아몬드’와 ‘더클래시 센트’를 개발해 이달 말 출시한다. 국내 프리미엄 페인트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오진수 삼화페인트 대표(사진)는 “해외에도 향기 나는 페인트는 없다”며 “국내 고급 인테리어 시장 등을 공략하겠다”고 했다.

더클래시 다이아몬드는 페인트를 바른 뒤 공간에 은은하게 퍼지는 용연향이 특징이다. 용연향은 침향, 사향과 함께 세계 3대 향 중 하나로 꼽힌다. 페인트 광택은 무광과 저광 두 가지다. 더클래시에서 구현한 1950개 색으로 모두 조합할 수 있다.

더클래시 센트는 자연의 향기를 머금은 여섯 가지 세부 테마로 이뤄졌다. 녹색 계통 숲의 향에서는 싱그러운 나무 냄새를, 적색 계통 노을의 향에서는 관능적인 사향을 은은하게 풍기게 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어두운 푸른색 계통 새벽의 향과 밝은 하늘색 계열 바람의 향, 밝은 노란색 계통 햇살의 향과 갈색 계열 한옥의 향으로 구성됐다. 각각의 색에 맞춤형 향을 조합했다.

페인트는 그동안 냄새를 없애는 쪽으로 발전했다. 과거의 유성 페인트는 ‘시너’라고 불리는 용제에 섞어서 칠한 뒤 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냄새가 두통을 유발했다. 이후 물에 녹여 사용할 수 있는 수성 페인트가 시장에 자리 잡은 뒤 페인트에서 나는 냄새가 사라졌다. 냄새 나지 않는 페인트가 좋은 페인트라는 고정관념도 강해졌다.

프리미엄 페인트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삼화페인트는 향기를 다시 정의했다. 좋은 향이 나는 공간을 만드는 페인트를 개발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과거 기존 향료를 단순 첨가제 형태로 페인트에 섞어 향이 나게 하는 제품이 있었다. 하지만 도색 후 더 안 좋은 냄새가 나거나 페인트가 금방 굳는 등 변질돼 시장에서 사라졌다.

삼화페인트는 페인트에 제대로 된 향을 입히기 위해 1년 넘게 연구했다. 일단 페인트의 화학식부터 분석했다. 페인트와 섞여 발향이 잘될 수 있는 기본 원료를 정했다. 배합할 수 있는 첨가물을 나눠 실험했다. 구체적인 원료와 화학식은 영업비밀로 삼았다. 오 대표는 “페인트에 향을 입히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며 “에비앙과 같은 유럽의 프리미엄 생수까지 구해 수성 페인트 안료를 녹이고 향을 입혀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삼화페인트는 이 과정에서 프랑스 GIP(그라스 조향학교)의 한국인 최초 졸업생 조향사(향료 전문가)와 협업했다. GIP는 향수산업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향장학교다. 유럽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딥티크 등의 시그니처 향수를 개발한 수석조향사들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 허영희 홈앤톤즈 대표는 “더클래시 다이아몬드향은 프랑스 향장협회에 정식 등록됐다”며 “프랑스 향장협회에서도 페인트를 염두에 두고 향을 개발한 것은 최초라며 놀랐다”고 했다.

오 대표는 “해방 이후 첫 페인트 회사로서 그동안 고객들에게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페인트는 향기가 나는 것’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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