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지역도 택배 분류작업 거부..열악한 노동환경 개선 돼야"

유재규 기자 2021. 6. 7. 17: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일 전국택배노조 '오전 9시 출근·오전 11시 배송출발' 단체행동 돌입
한진택배 경기 기흥지회장 "코드별 무작위로 보내 재분류 업무 과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지연 출근 및 배송, 분류작업 중단 등 단체 행동에 돌입한 7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노동조합원들이 9시 출근, 11시 배송 출발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6.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용인=뉴스1) 유재규 기자 = "택배 분류작업 업무는 더이상 우리의 몫이 아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택배분류 작업을 거부하며 단체행동에 돌입한 가운데 7일 경기지역의 한 택배노조 단체도 이같은 한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한진택배 경기지부 기흥지회 문상욱 지회장은 뉴스1과 인터뷰에서 "순차적 약속을 뒤로 한 채, 합의에 대한 (택배회사의) 미온적인 자세와 1년의 유예기간을 더 달라는 태도에 따라 더이상 '택배 분류작업은 우리의 몫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현재 문 지회장이 속한 터미널은 기흥구, 수지구, 처인구 등 총 3개 구(區)를 담당하는 경기 용인지역이다.

용인시는 인구 100만 이상 도시로 원래부터 택배량 규모가 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터 택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더 늘어났다.

특히 1~2개 구만 담당하는 전국의 다른 터미널보다 기흥구, 수지구, 처인구 등 3개 구를 한꺼번에 담당하는 지역은 용인지역이 유일하다고 문 지회장은 강조했다.

문 지회장은 "택배량이 많아지면서 터미널 내 화물차를 갖다 댈 수 있는 공간이 모자르게 됐고 결국, 일부 택배기사들은 직접 손수레를 끌고 일일이 상·하차 작업을 하는 아주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택배회사는 '지역 코드별'에 맞춰 물건을 택배화물차량에 적재한 뒤, 각 지역 터미널에 보낸다. 택배회사 측에서 코드별로 분류해야 할 택배가 무작위로 섞인 채, 화물차에 적재되면 그대로 떠앉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원래 방식이라면 '분류작업'은 택배기사의 업무가 아닌데 결국 화물차량 내 용적률을 높이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문 지회장은 비판했다.

예를 들어, 기흥구는 461, 수지구는 463, 처인구는 464라는 각각의 코드가 있다. 택배회사로부터 도착한 화물차량 내 택배는 코드별로 묶여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터미널에서 또 재분류하는 '2차 작업'을 한차례 더 해야 한다는 것이 문 지회장의 설명이다.

문 지회장은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경우가 있지만 택배 분류작업은 터미널에서 근무하는 택배기사들의 몫이 원래 아니다"며 "이것으로 결국, 과로사까지 이어지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용인시의 전체면적은 591㎢로 이중, 처인구는 467㎢에 해당하는 거대 면적이다.

때문에 기흥지회 내 노동조합은 지난 3월2일 노조가 생겨난 이후 지속적으로 택배회사 측에 분구(分區)를 요청, 처인구 지역만을 담당하는 터미널을 신설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분구계획은 여전히 전해진 바 없다.

기흥지회가 속한 기흥구 고매동에서 처인구 끝자락인 양지IC까지 약 30㎞ 거리인데 이곳으로 배달업무를 할당받은 기사들은 다른 기사들보다 3배가 넘는 유류값이 발생한다.

문 지회장은 "해당 지역에서 퇴근하면 좋겠지만 주변에 화주들의 물건을 다시 싣고 터미널로 복귀하는 '집화업무'도 있어 우리 택배기사들의 노동은 정말 힘들어지고 있다"며 "사측과 노조를 떠나 우리 모두 함께 노동자임을 분명히 알았음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지연 출근 및 배송, 분류작업 중단 등 단체 행동에 돌입한 7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노동조합원들이 9시 출근, 11시 배송 출발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6.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한편 택배노조에 따르면 1차 사회적 합의 내용은 택배기사의 업무는 배송·집화로 규정하고 분류작업은 사용자 책임, 즉 택배회사임을 명시하는 것으로 됐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택배 업무로 인한 10여명의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로 숨지는 상황을 막고자 하는데서 비롯됐다.

하지만 지난 4일 현재까지도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회의에서도 합의를 위한 기한을 연장해달라는 등 합의가 불투명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택배노조 6500여명은 7일부터 1차 사회적 합의 내용에 따라 택배 분류작업을 하지 않고 각 터미널에서 '오전 9시 출근, 오전 11시 배송출발' 한다는 내용으로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ko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