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이베이 인수 '진검 승부'..MBK '저울질'·SKT '철수'(종합)

강성규 기자,이주현 기자,김종윤 기자 2021. 6. 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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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최종마감 시한..승자 향방 따라 이커머스 업계 요동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이주현 기자,김종윤 기자 = 유통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최종 각축전을 벌인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이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 롯데와 신세계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신세계는 입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네이버와 손잡고 이베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반면 롯데는 카카오 등과의 제휴 없이 단독입찰했다. 이들과 함께 예비입찰 당시 쇼트리스트로 선정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여전히 고심하고 있고, SKT는 발을 뺐다.

최대 5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승자, '우선협상대상자'는 본입찰 후보가 발표된 이날부터 일주일가량 후에 최종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vs 신세계…"외나무다리서 만나다"

롯데와 신세계의 인수 경쟁은 본입찰 전부터 유력하게 점쳐져 왔다. 양사 모두 부진했던 온라인 사업을 만회하기 위해선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 모두 자신이 인수하지 못하더라도 상대방이 가져가는 것만큼은 막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한 것도 본입찰 참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승자는 단숨에 온-오프라인을 모두 잡고 뒤흔들 '절대 강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패자는 경쟁에서 도태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신세계와 롯데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그룹 통합 이커머스인 SSG닷컴과 롯데온을 각각 출범한 바 있다. 하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20년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 12%로 네이버(17%),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가 '빅3' 체제를 구축했다. 반면 롯데온은 4%, SSG닷컴은 3%에 불과했다. 온라인 사업에서만큼은 '신생기업'에 불과한 롯데와 신세계로선 기존 강자들 사이에서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긴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업계 3위인 이베이 인수에 성공한다면 네이버와 쿠팡을 위협하는 강자로 단숨에 뛰어오를 수 있게 된다. 산술적으로도 이베이코리아와 양사의 이커머스를 합하면 15~16%까지 점유율이 올라간다.

단순 수치를 뛰어넘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대 '유통공룡'인 롯데·신세계의 브랜드 가치와 이베이의 이커머스 입지가 더해져 주목도와 역량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온-오프라인 결합을 통한 막강한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그동안 이베이가 갖추지 못했던 '전국 유통망'을 촘촘히 구축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주요 거점마다 구축해놓은 대형마트와 슈퍼들이 온라인 사업에선 물량 확보와 즉시 배송이 가능한 '물류 창고'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심혈 기울인 '롯데온' 부진 계속…이베이 통해 반전 꿈꾼다

특히 롯데는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쳐왔다. 롯데가 진행 중인 사업구조 개편과 운영 효율화에서도 핵심은 '온라인 사업 강화'이기 때문이다.

롯데온의 자체적인 힘을 키워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지만 현실을 그리 녹록지 않다. 롯데쇼핑의 올해 1분기 e커머스 사업부문 영업손실은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50억원) 적자폭이 오히려 2배 가량 더 커졌다.

롯데쇼핑은 이에 대해 "비즈니스 모델을 종합몰에서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로 전환함에 따라 수수료 매출이 감소했다"며 "본격적인 외형 확장을 위한 판관비의 증가로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롯데온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4월 PC웹사이트 이커머스 순방문자 순위에서 롯데온은 9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위 G마켓, 2위 쿠팡, 3위 옥션은 물론 SSG닷컴(6위)보다도 순위가 뒤처졌다. 모바일앱 순이용자 순위에선 아예 10위권내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롯데가 이같은 현실적인 한계 등을 감안해 '자력갱생'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더욱 사활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롯데쇼핑은 지난달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롯데온 신임 대표로 영입하는 등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이베이 미국 본사와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전에선 입찰금액 등 정량 평가뿐 아니라 경영 계획, 의지, 비전 등 '정성 평가' 항목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본사까지 접촉한 롯데의 의지가 상당부분 반영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G마켓·옥션·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인수 본입찰이 시작됐다. © News1 이성철 기자

◇신세계-네이버-이베이 '삼각동맹'…"쿠팡과 양분"

신세계 또한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천군만마'를 얻을 수 있다. SSG닷컴 역시 롯데온과 마찬가지로 오픈마켓으로 전환해 외형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엔 시간이 필요하다. 오픈마켓 현존 최강자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할 경우 하면 단숨에 업계 최상단에 들어서게 된다.

다만 이베이 인수전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는 롯데와 달리 신세계는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협업을 진행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이베이 인수전 직전 이커머스 신흥 강자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통해 '혈맹'을 맺었다. 온·오프라인 강자들은 곧바로 이베이 인수를 위해 협공을 나서기 시작했다.

신세계와 네이버는 이베이코리아를 새로운 꼭지점으로 두고 '삼각 편대'를 구축, 급변하는 시장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강점인 '신선식품' 라인업을 굳건히 하고 네이버라는 국내 최대 플랫폼에 이베이의 오픈마켓 입지까지 삼각 축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한다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 대 신세계-네이버-이베이'간 양강 체제로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쿠팡은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로켓 질주'를 한층 더 가속화하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상장 이후 5조원에 달하는 실탄을 확보하면서 물류센터, 인력채용 확장에 박차를 가하며 '전국 100% 로켓배송'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이른 시일내 현실화하기 위해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SSG닷컴은 네이버와 제휴 및 대대적 마케팅을 펼친 결과 롯데온과는 다소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올해 SSG닷컴 1분기 매출액은 3371억원으로 전년 동기(3069억원) 9.8% 늘었다. 적자 폭도 크게 줄이며 흑자전환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이에 이베이코리아까지 품는다면 빠르게 시장 장악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MBK파트너스 '저울질'…SKT는 '아마존 제휴 충실'

한편 본입찰에서 일단 발을 뺀 MBK파트너스와 SKT의 향후 행보도 관심이 모아진다.

MBK파트너스는 현재까지 입찰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마감시한이 당초 '7일 정오'에서 '7일까지'로 연장된만큼 이날 오후 늦게라도 다시 참전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본입찰 시한 연기도 MBK파트너스의 행보와 밀점한 연관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관련 서류 등 준비가 미진해 MBK파트너스 측이 시간 연장을 요청했고 입찰 흥행을 위해 이를 주관사 측에서 허락해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홈플러스를 소유한 MBK파트너스는 롯데와 신세계만큼이나 이커머스 사업 확장이 절실하게 여겨져왔다. 홈플러스 또한 전국 오프라인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지만 온라인 사업에서 고전하면서 전체 점유율에서도 하락 추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와 SKT의 컨소시엄 구성 등 어떤 식으로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계속 참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반면 11번가를 운영하는 SKT는 '완전 철수'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SKT는 이날 본입찰에 참석하지 않는 방향으로 내부 의사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SKT의 불참은 5조원에 이르는 인수 가격 등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SKT는 예비입찰 당시 인수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으나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잠잠한 행보를 보여왔다.

업계에선 같은 오픈마켓 형식인 11번가와 이베이코리아의 결합이 롯데와 신세계가 기대하는 '온-오프라인 시너지'에 비해 파급력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적잖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던 세계적 이커머스 '아마존'과의 제휴 움직임이 더욱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11번가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보다는 아마존과 제휴 확장에 더욱 무게를 둘 것이란 관측이 현재로선 더 우세한 분위기다.

sg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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