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부만 하면 의대·서울 주요대학 절반 이상 떨어진다"

김지은 2021. 6. 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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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교육 규제법'을 시행하고 7년이 되어가지만 지난해에도 여전히 전국 주요 대학 22곳 중 절반 이상이 논술‧구술시험 등의 대학별 고사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을 출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다수의 의대를 별도로 조사 대상에 넣은 것과 관련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쪽은 "올해에는 의대에서 실시한 대학별 고사 문제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아 학교 교육 과정만으로는 도저히 대비할 수 없다는 제보가 들어와 출제 문항 분석에 의대를 따로 포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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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대 14곳 중 8곳, 의대 7곳 중 4곳
2021학년도 대학별 고사 고교교육 밖 출제
선행교육규제법 시행 7년에도 법위반 밥먹듯
시민단체 "교육부 솜방망이 처벌 적용 탓"
사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선행교육 규제법’을 시행하고 7년이 되어가지만 지난해에도 여전히 전국 주요 대학 22곳 중 절반 이상이 논술‧구술시험 등의 대학별 고사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을 출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의 행정처분이 솜방망이로 약한 탓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1학년도 기준 주요 대학 22곳의 대학별 고사를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12개 대학(54.5%)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을 출제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서울 시내 38개 일반대학 중 14개 주요 대학과 전국의 7개 의대, 카이스트(과학기술특성화대학)이다. 이번에 다수의 의대를 별도로 조사 대상에 넣은 것과 관련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쪽은 “올해에는 의대에서 실시한 대학별 고사 문제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아 학교 교육 과정만으로는 도저히 대비할 수 없다는 제보가 들어와 출제 문항 분석에 의대를 따로 포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서울 시내 14개 대학이 낸 163개의 수학문제 가운데 22개(13.5%)가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으로 분석됐다. 해당 문제를 낸 대학은 경희대·동국대·서강대·숙명여대·연세대·중앙대·한양대·홍익대 등 8곳이다. 의대 7곳에서는 모두 60개의 수학문제를 출제했고 6개 문항(10%)이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기준을 어겼다. 경북대 의대·부산대 의대·울산대 의대·인하대 의대 등 4곳이 이런 출제를 했다.

앞서 2014년 9월 시행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교육 규제법)은 대학별 고사가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선 안 된다고 규정했다. 그런데도 고교 과정 밖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는 관행은 사라질 기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부의 교육과정 준수와 관련된 판정 기준은 관대하고 위반 대학에 대한 행정제재는 가볍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앞서 교육부는 2017학년 입시에도 출제 규제를 위반한 대학들에 대해 ‘모집단위(학과) 계열 정원의 3~5% 범위 내 모집 정지’ 행정처분에 그쳤다. 이런 가벼운 처분은 ‘총 입학정원의 10% 범위 내 모집 정지 조치’를 할 수 있게 한 시행령 처벌 규정의 효용성을 낮출 수 있다. 2020학년도 입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교육부는 지난해 ‘교육과정 정상화 심의위원회’를 열고 카이스트,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중원대학교 등 네 곳을 선행교육 규제 위반으로 확정·통보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2년 연속으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낸 카이스트에 대해서만 ‘모집단위 계열의 2%’에 대해 모집 정지 조치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법 규정을 보면 전체 정원의 10% 이내이며, 과거부터 (행정처분을) 시행하면서 법률자문 등을 통해 (문제가 된) 시험을 치른 모집단위 기준으로 (모집 정지 처벌규정) 적용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총 입학정원을 기준으로 모집 정지를 하게 되어있는데도 일부 학과나 단위로 행정처분이 축소되어 적용되는 것은 문제”라며 “이런 관행이 이어지는 걸 막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더 확실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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