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대거 몰린 6~7월..'주식 바겐세일' 노려볼까

노자운 기자 2021. 6. 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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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성공하면 30% 넘는 수익 기대 가능
하이브·포스코케미칼도 흥행 성공

상장사의 주식을 현재 거래되는 가격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유상증자가 6~7월 두 달 간 대거 실시된다.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에는 일정한 가격 할인율이 적용돼, 청약에 성공한 투자자는 주식의 시장가와 신주 발행가의 차액 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의 필요와 시장의 여건이 부합한 덕에 유상증자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많은 기업이 경기 회복 국면에서 투자 등에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해졌는데, 주식시장의 유동 자금은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을 만큼 풍부하다. 증시가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신주 발행가에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아도 청약 수요가 많아, 기업 입장에서는 유상증자에 나서기 적절한 시기라는 분석이다.

◇ 20~30% 할인된 가격에 청약 가능···대한해운·코스맥스·STX 등 대기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7월 두 달 동안 27개 상장사가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개 기업이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과 비교해 2배 이상 많은 규모다.

이들 기업의 유상증자는 대부분 주주 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받은 후, 남은 물량에 대해서만 일반 공모를 실시하는 것이다. 신주 발행가는 최근 평균 주가에 일정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해 산정한다. 할인율은 대개 20~30%에서 정해지며, 인기 있는 종목의 경우 15%의 낮은 할인율을 적용하기도 한다.

그래픽=이민경

6~7월 ‘주식 바겐세일'에 나서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대한해운(005880)이 있다. 대한해운은 8~9일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5월 3일 기준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후, 남는 물량에 대해 14~15일 이틀 간 공모 청약을 받는다. 총 7490만주를 새로 발행해 1865억원을 모집하는 대규모 증자이다.

6일 종가를 기준으로 추산해보면, 대한해운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는 28.3%의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신주 발행가가 2490원으로 산정됐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해운 주식은 32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화장품 업체 코스맥스(192820)는 17~18일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은 후 22~23일 이틀 동안 일반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10만3000원으로,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28%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기기 업체 우리들휴브레인(118000)은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다음달 8~9일 이틀 동안 청약을 받고 13~14일 일반 공모를 실시한다. 유상증자를 통해 33%가 넘는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그 외에도 STX(011810)엘앤에프(066970)가 각각 20~21일, 22~23일 일반 주주들을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6~7월 유상증자에 나서는 기업 27개사의 신주 발행가와 6일 종가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이들 종목의 평균 투자 수익률은 31.3%에 달할 전망이다. 해당 기업의 재무 구조가 탄탄하고 실적이 견조하다면 향후 추가 차익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에 투자됐던 자금과 퇴직 연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들어오고 있어 기업들 입장에서는 유상증자를 실시하기 유리한 여건”이라며 “요즘 같이 증시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대체로 높을 때는 할인율을 적용하더라도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인 가격에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일반 공모 물량 없는 경우도···”로또 청약”은 한계

공모 청약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고수익을 보장 받을 수 있으나, 유상증자의 일반 공모 물량을 배정 받는 것이 ‘로또' 당첨 수준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1월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포스코케미칼(003670)은 공모 청약 경쟁률이 1316대1에 육박했다. 단순 계산하면, 1316주를 청약했을 경우 1주를 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일진디스플(020760)의 경우에도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이 964대1을 기록했다.

하이브가 이달 초 실시한 유상증자에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기 있는 종목의 경우,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가 청약에 대거 참여하며 물량이 전부 소진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 경우 일반 주주를 위해 배정되는 물량은 없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2일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은 하이브(352820)다. 기존 주주들에게 공모 청약을 받고 남은 물량은 6~7일 일반 주주들에게 배정될 예정이었으나, 최대주주인 방시혁 대표를 포함한 기존 주주들이 청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하이브의 경우 신주의 할인율이 15%로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었음에도, 주주들이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이브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4400억원을 모집할 예정인데, 이 자금을 이타카홀딩스 인수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타카홀딩스는 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소속된 미국의 미디어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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