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구도를 보는 이정후의 성숙한 생각 "백호는 기분 안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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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할대 타율로 부진하던 프로야구 키움의 이정후가 어느새 타율 0.355로 이 부문 3위를 달리고 있다.
또, 이정후 자신은 강백호와 라이벌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런 구도 자체는 프로야구를 위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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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할대 타율로 부진하던 프로야구 키움의 이정후가 어느새 타율 0.355로 이 부문 3위를 달리고 있다.
5월 타율 0.451로 상승세를 타며 데뷔 첫 월간 MVP까지 차지했다. 이정후 걱정은 쓸데없다는 홍원기 감독의 말을 증명했다.
이정후는 "(김)하성이 형이 빠지다 보니 지난해보다 치기 좋은 공이 오지 않았다. 존에 들어오는 공만 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했다."며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를 이겨낸 비결을 소개했다.
이어 "한 타석에 스윙 한 번으로 결과를 내려는 스타일이다. 예를 들어 네 타석이면 하루에 네 번만 스윙하더라도 그 네 번으로 결과를 내려 한다."며 타격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이정후의 스윙 확률은 35%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뒤에서 세 번째다. 반면, 스윙 시 공이 배트에 맞을 확률은 90.8%로 앞에서 세 번째다. 그야말로 고효율 스윙이다.
이정후의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매년 반복됐던 KT 강백호와의 라이벌 구도도 다시 화제에 올랐다. 강백호는 현재 KBO리그에서 유일한 4할 타자다.
하지만 이런 질문이 나올 때마다 이정후는 늘 고개를 젓는다.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사실 (강) 백호가 기분이 좀 안 좋을 것 같다. 백호는 더 좋은 타자랑 비교돼야 하고 저랑은 스타일도 다르다. 사실 고등학교 때는 게임도 안됐다(웃음)."
이어 "같이 성장하는 선수라고 생각하고, 백호랑 만나면 밥도 자주 먹고 배트도 교환한다. 야구장에선 서로 재밌게 잘 지낸다."며 강백호와의 관계를 전했다.
또, 이정후 자신은 강백호와 라이벌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런 구도 자체는 프로야구를 위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답변했다.
"야구 인기가 올라가려면 이런 이야깃거리가 활성화돼야 한다." 라이벌 구도 등 흥미로운 요소가 많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정후는 "어린 친구들이 접할 수 있는 게 야구 말고도 많다. 개인방송을 보면서 꿈을 키우는 친구도 많다. 어린 친구들이 야구를 많이 안 보는데, 이런 흥미 요소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며 지금의 야구 인기에 대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이번 도쿄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이정후는 "야구를 시작할 때 올림픽(2008년 베이징)에서 우승했는데, 만약 대표팀에 뽑혀서 우승한다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어린 친구들도 야구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라며 국제대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정후는 "국제대회로 야구 붐이 일면 좋겠다. 야구를 10명이 시작하는 것보다 100명이 시작하는 게 인재가 나올 확률이 높을 것이다. 야구를 많이 하게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아직 젊은 선수지만 한국 야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문영규 기자 (youngq@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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