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된 도쿄올림픽 야구 본선 조별 대진표, '더블 엘리미네이션의 함정'을 넘어라
[스포츠경향]
지난 6일 미국이 미주대륙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면서 도쿄올림픽 야구 본선에 오를 6개국 중 5개국이 결정됐다. 이중 대한민국이 속해있는 B조는 미국과 이스라엘로 3개국이 모두 채워졌다. 김경문호가 실제 대회개막을 상정하고 여러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는 단계에 온 것이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올림픽에서 야구가 가장 최근 정식종목이었던 2008년 베이징대회와 달리 출전국이 6개국으로 줄어 치러진다. 베이징대회에는 8개국이 출전했는데 예선을 풀리그로 총 28경기 치른 다음 상위 4개국이 준결승과 결승을 거쳐 메달을 가렸다. 이번 대회는 6개국으로 줄어든 대신 ‘더블 엘리미네이션(Double Elimination)’ 방식으로 치러진다.
복잡해 보이는 방식이지만 원리만 알면 간단하다. A, B조로 나뉘는 6개국은 각조 3경기를 통해 순위를 가린 다음 모두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여기서부터 진짜 승부인데, ‘더블 엘리미네이션’은 이 토너먼트에서 두 번을 패하면 탈락하는 방식이다. 바꿔 말하면 토너먼트에서 한 번 지더라도 패자부활전을 통해 결승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는 뜻이다. 이 방식은 한 번 만 패하면 탈락하는 ‘싱글 엘리미네이션’ 제도의 허점을 보강하면서 6개국의 토너먼트를 가지고 대회 기간 총 16경기를 뽑을 수 있는 제도가 된다.
각 조의 1위팀이 대결해 승자가 4강에 오른다. 그리고 조 2위전 승자와 조 3위전 승자가 맞붙어 이긴 팀이 4강에 오른다. 여기서 패한 팀들은 조 3위전 패자를 제외하고는 다 패자부활전으로 들어가 토너먼트를 펼친다. 결국 여기서 나온 최종 승자와 승자조 토너먼트의 승자가 만나 결승을 치르는 방식이다.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을 돌파하는 방법은 일단 조별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후 조 1위전에서 다시 승리해 2경기 만에 결승을 치르는 방법이다. 조 2, 3위로 처질 경우 상황에 따라서는 4경기를 치러야 결승에 올라갈 수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다음달 29~31일까지 3연전으로 조별리그를 치르고 조 1위일 경우에는 하루 쉬고 8월2일에 조 1위전, 2~3위가 될 경우에는 바로 8월1일 조 2위나 조 3위전을 펼친다. 조 1위전에 승리할 경우에도 하루 휴식일이 생기지만 패자부활전에 포함되면 바로 다음날 경기를 펼쳐야 한다. 최대한 조별리그에 총력을 다해 1위를 차지해야 체력손실이 없는 상황에서 토너먼트를 치를 수 있으며 최소 3선발까지는 확실한 카드가 있어야 도쿄올림픽 일정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월1일 개막하는 야구 토너먼트는 7일 동메달 결정전과 결승전이 나란히 열린다. 조별리그는 A조가 세계랭킹 1·4·5위, B조가 세계랭킹 2·3·6위가 들어가는데 대한민국은 오는 23일부터 멕시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종예선의 진출팀 여부와 상관없이 출전국 중 세계랭킹 3위에 해당돼 B조에 들어갔다. 자연스럽게 7월28일 후쿠시마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개막전도 피하게 돼 모든 경기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세계 최종예선은 대만의 불참으로 중국과 호주, 네덜란드 그리고 미주예선 2, 3위인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가 겨뤄 한 팀이 막차를 탄다.
조별리그 대진이 갖춰지면서 대한민국의 본격적인 올림픽 야구 2연패의 여정도 시작하게 됐다. 최대한 초반 많은 승리를 올리는 길이 ‘더블 엘리미네이션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길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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