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골퍼의 소비 트렌드

노현주 2021. 6. 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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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골프포위민 노현주 기자]

남성은 Learning, 여성은 Showing 특성 강해
골프는 고관여 스포츠, 클럽 구매 전 ‘체험’ 위해 열성

코로나19 팬데믹은 산업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골프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골프 는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퍼져 ‘골린이’(골프와 어린이를 합친 신조어)가 대거 유입됐고, 이로 인해 골프용품 뿐만 아니라 골프웨어 매출까지 급격히 오르는 호 재를 겪었다.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주요 골프 브랜 관계자는 ‘한층 더 까다로워진 골퍼 모시기 전쟁’에 나섰다 고 입을 모았다.

여기서 ‘까다로워졌다’는 표현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엄청난 정보력과 적극적인 성격을 지녀 소비심리가 까다롭다고 한다. 차효미 핑골프 마케팅팀 차장은 “이제 입문 한 골퍼라 하더라도 스펙을 모두 외울 정도로 클럽 성능에 대한 지식이 해 박하다. 전문 피터 수준으로 데이터에 눈이 밝다. 커스텀 옵션을 사용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성호 혼마 골프 마케팅팀 과장 역시 “선망하는 PGA투어 선수나 유명 골프 유튜버가 사용하는 클럽에 자극받아 그들의 클럽 스펙을 연구하고 시도해 보려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영향이 지대하다. 세계적인 톱 랭커뿐만 아니라 미디어에서 레슨 콘텐츠나 용품 리뷰를 공개하는 프로 골퍼, 시리어스 골퍼인 SNS 인플루언서들이 1인 미디어로서 정 보를 쏟아내고 있는 추세다. 이를 접한 골퍼들은 안목이 더 욱 높아질 수밖에 없고,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며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는 골퍼들은 전반적으로 까다로운 입맛을 가지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성은 ‘Learning’, 여성은 ‘Showing’ 특성 강해

고형승 야마하골프 마케팅팀 부장은 “요즘 골퍼들은 자기중심의 세계관이 강한 편이다.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SNS의 소재 중 하나로 골프를 택하고 그 들만의 정보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SNS를 운영하거나 인플루언서 에 영향을 받는 요인으로 성별 간의 차이가 있다고 봤다. 남성은 ‘배우고 습 득하는’ 성향이 두드러지고, 여성은 ‘보여지는 것’에 더 예민하다는 것이다. 남성 골퍼는 자신의 역량을 프로 골퍼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몰두하 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독립성을 갖춘 것이 특징. 예를 들어, 지인이 PXG 클럽을 사용한다고 해서 똑같이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클 럽을 고른다는 것이다. 앞서 관계자들이 언급한대로 PGA투어 선수나 워 너비의 스펙을 시도해 보거나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찾아 나선다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반면 여성 골퍼는 남성보다 SNS에서 보여지는 정보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비슷한 커 뮤니티를 형성한다는 시각이 있다. 고 부장은 “여성 골퍼를 타깃으로 하는 야마하골프의 씨즈(C's)를 홍보하기 위해 SNS에서 영향력 있는 아나운서 4명을 모델로 기용했다. 지속 적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한 결과 최근 1000세트 완판 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홍 과장 역시 “여성 골퍼는 남성처럼 선망하는 프로 선수를 따라가기보다는 모델이나 인플루 언서의 영향을 받는다. 클럽뿐만 아니라 용품, 골프웨어까지 여성 골퍼가 관심을 갖는 범위 는 상당히 넓으며 그들의 커뮤니티는 빠르게 퍼져 나간다”고 전했다. 젝시오가 여성 골프클 럽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꾸준한 사랑을 받는 것도 이러한 흐름을 방증하는 사례. 그러 나 남녀의 소비패턴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골프 브랜드 담당자가 파악한 보편적인 특성 중 하나일 뿐이니 오해 없길 바란다.

골프는 고관여 스포츠, 클럽 구매 전 ‘체험’하기 위해 열성

클럽은 오랜 시간 시타를 해 보고 이후 구매하는 경로로 판매가 이뤄져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 로 인해 ‘체험’의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골프박람회와 같은 대형 공간에서 이뤄지는 시타의 기회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프라이빗 한 일대일 시타 장소를 찾거나, 집으로 클럽을 배송해서 체험 할 수 있는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었다고 한다.

김혜영 한국 미즈노 마케팅팀 팀장은 “골프는 고관여 스포츠이기 때문에 골퍼들은 값비싼 클럽을 구매하기 전 체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 미즈노뿐만 아니라 여러 클럽 브랜드들은 집으로 시타 클럽을 배송하는 ‘렌털 서비스’를 하고 있다. 프라이빗 한 장소에서 클럽을 체험을 하기 위해 피팅룸 예약도 밀려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요즘 골퍼들은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찾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재성 캘러웨이골프 마케팅팀 대리는 “중고 시장에서 클럽을 체험한 후 마음에 들면 새 제품을 구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새 제품을 덜컥 샀는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중고 시장에 되팔 때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아예 중고 시장에서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다 마음에 들면 이를 다시 되팔고 비로소 새 제품을 산다고 한다. 어느 때보다도 골프 중고 시장이 활발한 이유다.

이를 종합해 보면 요즘 골퍼들은 단순하게 트렌드만 좇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향에 맞는 가심비를 챙기는 모양새다. 그 리고 업계는 이러한 소비 트렌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자신들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와 제품, 아이덴티티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SNS에서 형성한 커뮤니티를 통해 소비를 결정하는 것이 요즘 골퍼들의 소비 트 렌드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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