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기금 고갈 우려에 정부 "코로나19 극복에 큰 역할..대책 마련"
[경향신문]
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또 다시 1조원대를 기록했다. 고용보험기금 지출 확대로 기금 재정건전성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코로나19 위기에서 일자리를 지키는 데 지출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다만 악화된 기금 사정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7일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 브리핑에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1조778억원이라고 밝혔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코로나19로 고용 충격이 현실화한 지난해 5월 처음 1조원을 넘은 뒤 같은 해 9월까지 5개월 연속 1조원대를 기록했다. 이후 넉달 간 9000억원대로 낮아졌다가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째 1조원대를 기록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구직급여뿐 아니라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출하는 일자리 사업도 확대됐다. 이에 따라 2018년 적자로 돌아선 기금의 적립금은 2017년 10조2000억원, 2018년 9조4000억원, 2019년 7조3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말 5조원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고용보험기금 지출이 증가한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한 실업자 증가 외에도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를 꼽았다. 다만 보장성 강화 이후에도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실업급여 지급 수준과 기간이 높은 편은 아니라고 했다. 한국은 현재 실업급여로 평균임금의 60%를 120~270일간 지급한다.
정부가 밝힌 또 다른 지출 확대 요인은 청년사업 지원 확대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고용보험기금에서 2019년 8907억원, 지난해 1조4260억원 지급됐다. 김영중 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을 통해) 지난 3년간 6만7000개 기업에서 청년 37만5000명을 추가로 고용했다”고 밝혔다. 고용유지지원금 확대도 지출 증가 요인이다. 고용지원금은 2019년 669억원에서 지난해 2조2881억원으로 증가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로 인해 지난해 7만2000개 기업에서 77만3000명의 해고를 막았다.
정부는 고용위기 때 고용보험기금 지출이 증가하고 경기가 회복되면 재정수지가 개선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보험기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5년간(2007~2011년) 적자가 지속되다 이후 6년간 흑자를 기록했었다.
다만 정부는 기금의 재정 사정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노·사·전문가가 참여한 고용보험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재정 건전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TF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한 고용보험 제도개선, 기금 목적상 고용보험기금 지출이 적절치 않은 사업의 일반회계 전환, 일반회계로부터의 기금 지원 등을 논의하고 있다. 김 실장은 보험료율 인상과 관련해 “그런 판단을 해야 될 시점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서 요율 인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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