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절친' 네타냐후, 선거 불복도 트럼프 '닮은 꼴'

이슬기 기자 2021. 6. 7. 15: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스라엘 연립정부 구성으로 실권을 눈앞에 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 사기론'을 들고 나왔다.

좌파 성향 일간 하레츠는 "네타냐후는 그의 형제 트럼프가 실권 후 선거사기를 주장했던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며 1995년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 암살 사건을 다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네타냐후 총리의 아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베네트 대표의 집 주소를 공개하고 자택 앞 시위를 조장했다가 계정 정지 조치를 당했다면서 "네타냐후의 선거사기 주장은 그의 절친 트럼프를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거사기 주장하고 지지자 규합해 시위 조장
네타냐후 아들, SNS에 야당 대표 집 주소 올려
국내정보기관 수장, 이례적으로 직접 성명 발표
"소셜미디에서 폭력 선동 횡행..즉각 중단해야"
지난해 1월 28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중동 평화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연립정부 구성으로 실권을 눈앞에 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 사기론'을 들고 나왔다. 내주 크네세트(의회) 구성 투표에서 이탈표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다. 온라인에는 야당 지도자 암살을 거론하는 친(親)네타냐후 진영의 협박성 글이 잇따르며 사회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절친한 네타냐후의 퇴임 직전 모습조차 트럼프와 닮은 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6일(이하 현지 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국내정보기관 신베트의 나다브 아르가만 국장은 전날 성명을 내고 최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폭력을 부추기는 불법 선동이 횡행하고 있다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신베트 수장이 정치적 사안으로 직접 성명을 내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특정 그룹과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불법적인 폭력이 벌어지게 할 가능성이 있다”며 “선동을 멈추라”고 했다. 네타냐후 지지자들이 차기 총리가 될 제1야당 예시 아티드(Yesh Atid)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와 극우 정당 야미나(Yamina)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에 대한 암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자 정보 당국 수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그런데도 네타냐후는 이를 ‘친 네타냐후 진영에 대한 선동'으로 규정하며 즉각 반발했다. 그는 “우파의 비판은 무조건 선동이고 좌파의 비판은 표현의 자유인가”라며 “정치적 비판과 폭력 선동 사이에는 아주 가느다란 선만이 존재한다. 우리 진영을 향한 선동에 분노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좌우 및 아랍계 정당을 아우르는 ‘무지개 연정' 구성은 ‘세기의 선거 사기'라며 이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3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자들이 '반(反)네타냐후 블록' 연립정부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언론은 네타냐후가 그의 ‘절친’ 트럼프의 전철을 밟고 있다며 집중 조명했다. 좌파 성향 일간 하레츠는 “네타냐후는 그의 형제 트럼프가 실권 후 선거사기를 주장했던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며 1995년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 암살 사건을 다뤘다.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중도파 정치인으로 1991년 중동평화회담을 이끈 라빈 전 총리가 극우파 유대인에게 피살당했던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네타냐후 지지자들은 이른바 ‘무지개 연정'을 이끈 베네트 대표와 라피드 대표 등 야당 지도자를 겨냥해 ‘라빈 암살 사건'을 암시하는 문구를 공공연히 내걸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네타냐후 총리의 아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베네트 대표의 집 주소를 공개하고 자택 앞 시위를 조장했다가 계정 정지 조치를 당했다면서 “네타냐후의 선거사기 주장은 그의 절친 트럼프를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지난 2일 합의한 반(反)네타냐후 연정은 이스라엘 역사상 최초로 좌우, 아랍계 정당이 손을 잡은 정권이다. 연정에는 좌파 성향의 노동당(7석)과 사회민주주의 계열 메레츠(6석)부터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17석)와 청백당(8석), 중도 우파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우파 성향의 뉴 호프(6석), 극우 야미나(7석), 아랍계 정당 라암(4석)이 참여했다.

다만 야미나 의원 1명이 연정에 반대해 이들은 가까스로 전체 의석수(120)수의 과반인 61석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야미나의 또다른 의원이 연정 반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단 1명이라도 이탈자가 나오면 반네타냐후 연정은 성사되지 못한다. 야권은 오는 7일 정부 승인 투표를 진행하자는 입장이지만, 네타냐후 측근인 야립 레빈 크네세트 의장은 아직까지 투표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다. 여권에선 오는 9일 또는 14일에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