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부터 모던까지..몸짓으로 표현하는 시대의 화두

선명수 기자 2021. 6. 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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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와이즈발레단이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 선보이는 컨템포러리 발레 <유토피아>의 한 장면. / 대한민국발레축제조직위원회 제공

정통 클래식 발레부터 환경·재난 등 시대적 화두, ‘MZ 세대’의 감성을 담은 모던 발레까지. 지난해 코로나19로 만나기 어려웠던 다채로운 춤의 향연이 여름의 초입 펼쳐진다.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오는 1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초청과 기획, 공모를 통해 선정된 11개 단체가 12개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혼합된 경험과 감정’으로, 지금 시대의 현상과 고민을 발레의 몸짓에 녹여 관객과 소통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축제의 문은 국립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오페라극장)가 연다. 드라마 발레의 대가라 불리는 존 크랭코가 셰익스피어 희곡을 각색해 만든 희극 발레로 2015년 국립발레단이 국내 첫 선을 보였다. 무용수들의 화려하고 정교한 안무와 함께 섬세한 감정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장애인을 희화화했다는 지적이 있었던 일부 안무는 국립발레단이 저작권을 가진 존크랭코재단 측에 논란을 전달했고, 이번 공연부터 변경된 안무를 선보인다.

국립발레단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한 장면. / 대한민국발레축제조직위원회 제공
유니버설발레단 <트리플 빌>./ 대한민국발레축제조직위원회 제공

유니버설발레단은 네오 클래식 발레 <트리플 빌>(CJ토월극장)의 첫 선을 보인다. 2003년 초연작 ‘파가니니 랩소디’를 재창작하고 2개의 신작을 추가해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분노, 사랑, 정이란 인간의 세 가지 보편적 감정을 각각 담은 작품이다. 신작은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리는 민간설화 ‘축영대와 양산백’의 이야기를 다룬 ‘애(愛) : 더 버터플라이 러버스’와 한국인의 정서를 담은 ‘정(情) : 코리아 이모션’이다.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국악과 오케스트라의 크로스오버 곡까지 다양한 선율에 맞춰 때로는 서정적이고 때로는 격정적인 안무를 선보인다. 유병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파가니니 랩소디’의 음악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인데 코로나19로 힘들고, 절망하며 분노하는 상황에서 미래로 나아가고 자유를 되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재안무했다”고 설명했다.

자유소극장에선 공모로 선정된 6개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시대적 화두를 몸짓에 담아낸 독창적인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과감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여온 김용걸댄스씨어터는 신작 <하늘, 바람, 별 그리고 시>를 선보인다.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안무를 맡은 이번 작품은 윤동주의 시집에서 제목을 따와 각각 네 개의 무대로 구성했다. 세 번째 무대인 ‘별’은 2014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을 밤하늘의 별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루다 블랙토는 환경 문제와 인간의 이기심을 주제로 한 신작 <디스토피아(DYSTOPIA)>를 선보인다. 감각적 영상 맵핑 등 강렬한 미장센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안무가 유회웅의 프로젝트 그룹인 유회웅 리버티홀은 현대사회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충격적인 뉴스를 통해 인간 사회의 이야기를 다룬 신작 <노 뉴스(NO NEWS)>로 관객과 만난다.

이루다 블랙토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발레축제조직위원회 제공
유회웅 리버티홀 <NO NEWS>/ 대한민국발레축제조직위원회 제공

광주시립발레단, 와이즈발레단, 조주현댄스컴퍼니의 기획 공연(CJ토월극장)이 축제 마지막을 장식한다. 발레의 고전부터 창작까지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국내 유일의 시립발레단인 광주시립발레단은 클래식 발레 <레이몬다>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3막의 결혼식 피로연 장면을 선보인다. 정통 클래식 발레의 아름답고 화려한 템포와 고난도 테크닉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다.

와이즈발레단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이상의 나라로 가고 싶은 욕망을 유쾌한 안무로 표현한 컨템포러리 발레 <유토피아>를, 조주현댄스컴퍼니는 MZ세대의 감성과 언어, 에너지를 담아낸 <D-Holic>을 무대에 올린다. 조주현 안무가는 “MZ세대와 함께 발레의 진화를 실험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국 무용수들을 초청한 갈라 무대도 마련됐다. 미국 보스턴 발레단 김석주, 에스토니아 바네무슈 오페라 발레단 이주호, 독일 헤센 위즈바덴 국립발레단 이지영, 미국 할렘댄스씨어터 이충훈 등 해외 실력파 무용수들이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스페셜 갈라’ 무대로 국내 관객과 만난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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