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혼전의 프로야구 'G7'..결국 두 팀은 못 간다
[스포츠경향]
KBO리그 수도권 구단의 한 단장은 “지금 3연승만 하면 1위 잖아요. 다 50경기 넘게 했는데, 정말 이런 경우는 모두 처음이죠”라며 헛웃음을 쳤다.
7일 현재 선두 SSG와 공동 4위 그룹을 형성한 3팀의 간격은 고작 2게임차. 7위 키움까지도 4.5게임차밖에 나지 않는다. 지난해만 해도 팀당 50경기를 모두 넘어선 7월4일 기준으로 선두 NC와 7위 롯데가 10.5게임차까지 벌어져 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레이스는 보통 특이한 게 아니다.
이른바 ‘프로야구 G7(Group of 7)’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결국 이 중 두 팀은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다.
■안전지대의 팀은 있나
장기 레이스의 끝을 미리 볼 수 있는 지표는 아직 없다. 각팀 현상태를 진단하고 미래를 슬쩍 점치는 고전적 지표(투타 성적)와 총득점과 총실점을 활용하는 ‘피타고리안 승률’ 같은 숨은 지표 등이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또 시즌별 흐름에 따라 조금 더 가중치가 생기는 지표가 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올해는 마무리를 포함한 불펜진의 지표가 더욱 비중 있게 작용할 것으로 봤다. 허 위원은 “과거 SK의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이나 KIA 양현종(텍사스) 같은 10승 이상을 해주는 확실한 국내 투수를 갖춘 팀이 없다”며 “결국 올해는 경기를 지키는 불펜진과 마무리가 견고한 팀이 살아남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시즌 불펜 평균자책은 LG(3.64)와 두산(4.12), NC(4.41), 삼성(4.56), 키움(4.77) 순이다. 이 중 경쟁력 있는 마무리까지 갖춘 팀은 오승환의 삼성과 고우석의 LG, 조상우의 키움인데 키움은 마무리 앞의 셋업맨이 불투명한 게 변수다. 이들 팀 가운데 셋업맨까지 안정적인 팀은 삼성과 LG 정도다. 허 위원은 이들 팀들을 거론하며 “두산 역시 불펜진이 강한데 김강률과 이승진 등의 부상 변수가 있다. 그 점만 괜찮다면 상당히 좋다”고 평가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기본 투타 지표와 수비력까지 계산에 넣으며 “긴 싸움이 되겠지만 NC와 LG가 그래도 안정권 가까운 쪽에 있다”며 “두산은 복귀하는 이영하의 역할이 큰 변수가 될 것 같다. 선두 싸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표가 가리키는 두 팀
7팀 가운데 탈락 여지가 가장 많은 팀으로는, 선두 SSG와 지난 6일 5할 승률 놓친 키움이 우선 지목되는 흐름이다. SSG는 팀 평균자책 7위(4.74), 팀 타율 7위(0.259)로 어디 한군데 1위 팀 같지 않지만 장타력과 출루율이 두루 반영되는 팀 OPS(0.767) 2위 등의 성적을 기반으로 극적인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순철 위원은 SSG가 기본 투타 지표 등이 떨어지는 가운데 선발투수가 3명이나 빠진 변수까지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위원은 “SSG가 수비력도 사실 강한 팀은 아니다. 장기 레이스를 버텨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키움을 두고도 향후 7팀 가운데서는 약세를 점치며 “이정후를 빼고는 공격력의 기복이 너무 심하다. 팀 성적의 기복까지 심해진 이유”라고 지적했다. 실제 5월 한달 동안 팀타율 3위(0.285), 팀 OPS 3위(0.809)이던 키움은 6월 들어 5경기에서 팀타율 8위(0.237), 팀 OPS 8위(0.676)로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SSG가 올해 레이스에서 증명하듯, 야구는 숫자 외에 다른 요소 등이 알게 모르게 작용해 흥미로운 스포츠다. 올해 SSG와 박빙 승부를 몇 차례 치른 한 구단의 코치는 “야구가 참 묘하다는 걸 다시 느낀다. ‘기운’ 같은 게 참 많이 작용하는 스포츠 같다”고 말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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