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올대 센터백 이상민, "민재 형 오면 한 자리 없어질 텐데.."

조영훈 2021. 6. 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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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올대 센터백 이상민, "민재 형 오면 한 자리 없어질 텐데.."



(베스트 일레븐)

24세 이하 대표팀 센터백 이상민이 김민재의 와일드카드 합류 가능성에 대해 솔직한 마음을 내비쳤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오는 12일과 15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경기장에서 가나와 평가 2연전을 치른다. 올림픽 대표팀은 지난달 31일 7월 개막 예정인 2021 도쿄 올림픽 준비 차 서귀포에 소집돼 구슬땀을 흘린다. 이상민은 7일 정태욱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상민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정태욱과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 두 선수에게는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 연령별 대표팀 무대다. 이에 대해 이상민은 “마지막인만큼 특별하게 생각하고, 간절하게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좋은 추억이 될 거라 생각한다. 아직 최종 엔트리가 안 나왔기에 둘다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은 마지막이지만 잘 해서 좋은 곳에서 함께 만날 수 있기를 빈다. 이번 대회가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또 정태욱과 호흡의 비결을 “평소에 워낙 친하기에 좋은 호흡을 가져갈 수 있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김민재는 A대표팀에 소집돼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맹활약했다. 이에 도쿄 올림픽 와일드카드 후보로도 거론된다. 이상민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리가 하나 없어지는 셈이다.

이상민은 “민재 형이 오게 되면 중앙 수비수 자리가 한 명 없어지는 거다. 기분이 별로 안 좋다.(웃음) 온다면 팀적으로 좋을 테다. 만약 같이 가게 되면 민재 형과 훈련과 경기에서 배울 점이 많을 거다. 이전부터 바래왔다. 좋은 계기가 될 거다. 개인의 발전이 될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 제 자리만 침범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농담과 진담이 섞인 반응을 보였다.

김민재에게 배울 점에 대해서는 “민재 형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이 많다. 이런 부분을 똑같이 따라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나 볼이 없을 때 상황 인식이나, 수비 시 팁을 물어보면 잘 얘기해준다. 이런 부분을 직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보고 배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올림픽 대표팀에는 유럽에서 뛰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가장 위협적인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상민은 “(정)우영이나 (이)승우, (이)강인이와 붙어 봤다. 주로 우리는 포워드들과 상대하니 (오)세훈이나 (조)규성이와 부닥친다. 다 같이 선수들끼리 부닥치는 훈련은 많이 안 했다. 그래도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기량을 보니, 좋은 선수라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 이 선수들이 괜히 유럽에서 뛰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선수들을 잘 막으면 우리도 좋은 선수로 올라설 수 있는 계기가 되니, 세 선수를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좋은 동료들을 통해 성장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이상민은 그간 정정용 감독 등 젊은 지도자 아래서 연령별 대표팀 생활을 했다. 반대로 김학범 감독은 연륜이 있다. 분위기가 사뭇 다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상민은 “감독님이 연세가 있으시지만, 젊은 감독님들만큼 장난도 치신다. 허물없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가깝게 장난도 치며 좋은 분위기에서 훈련한다. 때로는 연륜이 느껴지는 행동도 있다. 집중을 못하거나 할 때 먼저 다잡을 수 있게끔 해주신다. 이런 부분이 대단하다. 수비수들한테는 안전한 플레이를 많이 강조하신다. 수비수답게, 심플하게 하라고 요구하신다. 이 주문을 잘 이행하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이상민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늘 주장을 맡아왔다. 이상민은 “하면 좋겠지만 18인 스쿼드 안에 드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라고 올림픽에 나서는 것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르는 가나는 지난 6일 일본과 치른 1차전에서 0-6으로 대패했다. 이상민은 이 경기에 대해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이 컨디션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일본 선수들이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술적으로 준비가 돼있다는 건 누구나 잘 안다. 일본 축구가 압박이나 몸싸움 등에서 예전에 비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과 만난다면 압박에 있어서 우리가 경기를 풀어갈 때 조심해야 하고, 영리하게 상황 인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일본을 경계했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는 킬리안 음바페·모하메드 살라 등 세계적 선수들이 출전 의사를 밝혔다. 이 선수들에 대해 이상민은 “오히려 좋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세계적 선수들이기에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잃을 게 없다. 태욱이 말처럼 ‘저 선수 뭐지?’라는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또한, 1:1에서 안 되면 2:1로 제압하면 되기에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잘 준비해서 제압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다”라고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또, 꿈꿔온 무대가 있냐는 질문에는 “기회가 된다면 독일 분데스리가에 가고 싶은 게 제 마음이고 꿈이다”라고 꼽았다.

정태욱에게 덕담을 해달라는 질문도 있었다. 워낙 친한 친구인 만큼 다소 쑥스러운 질문이었으나 이상민은 “마지막 연령별 대표팀을 준비하고 있는데, 명단 발표 전까지 부상 없이 좋은 경기력으로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잘 하고 있으나 지금처럼만 꾸준하게 잘 해줬으면 좋겠다. 역사를 만들어 보는 게 준비했던 부분이니 서로에게 힘을 주자”라고 덕담을 건넸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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