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구사업 1년 배제 집행정지·취소 소송..학교측 "처분 지나쳐" 반발

조승한 기자 2021. 6. 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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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측 "연구재단 교원 겸직 담긴 협약 체결. 묵시적 승인으로 이해해"
연세대 신촌캠퍼스 전경. 연세대 제공

연세대가 교육부 인문한국플러스(HK+) 지원사업 지침 위반으로 1년간 학술연구지원사업에서 선정이 제외되고 연구비 환수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해 제재가 과도하다며 교육부에 집행정지 가처분 및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연세대는 7일 입장문을 내고 “문제가 된 교원 겸직 사안은 HK 사업 신청 때 이미 계획을 밝혔고 이후 한국연구재단이 정상 협약을 체결했다”며 “이후 시정조치를 따랐음에도 사건과 무관한 연구소와 연구원 피해까지 발생한 만큼 교육부 제재 처분이 부당함을 밝히고자 집행정지 신청 및 처분 취소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연세대에 대해 한국연구재단의 교육부 수탁 신규사업에 향후 1년간 참여할 수 없다는 제재를 내렸다. 제재는 연세대가 인문한국플러스(HK+)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국한연구원과 언어정보연구원 교원 11명 소속을 HK연구소로 두지 않고 개별 학과로 변경한 것이 발단이 됐다. HK+ 사업은 대학 내 인문학연구소의 연구 인프라 구축을 돕고 연구성과를 창출하는 게 목적이다.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교원은 인문학연구소에 반드시 적을 둬야 하는데 연세대가 이를 어긴 것이다.

연세대는 연구재단 측에 겸직을 미리 설명했고 별다른 제재 없이 과제 협약이 체결된 만큼 연구재단이 이를 승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세대는 2008년부터 10년간 HK 1차 사업을 수행했다. 이후 2018년에는 국학연구원이, 2019년에는 언어정보연구원이 2차 사업 참여를 신청하면서 교원들이 연구원과 대학 및 대학원 교수로 겸직으로 소속될 것이라고 설명하는 제안서를 냈다. 이후 연구재단이 별도 시정 요구 없이 협약을 체결한 만큼 이를 겸직에 대한 연구재단의 묵시적 승인으로 이해했다는 게 연세대의 주장이다.

연세대는 교육부의 시정 조치를 따랐음에도 제재가 가해졌다고도 주장했다. 연세대는 지난해 9월 교육부가 시정 조치를 요구했고 올해 3월 HK 교원들을 다시 연구원 소속으로 복귀시켰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교육부가 5월 27일 제재 처분을 확정했다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교육부 소관 이공분야를 포함한 학술연구지원사업에서 연세대를 1년간 선정 제외하고 2개 연구원에 지급된 연구비 8억 8486만 3625원을 환수할 것을 처분했다.

연세대는 이에 대해 “이 사건과 전혀 연관이 없는 이공분야 연구소는 학술연구지원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면 연구성과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연구소 존립 기반을 상실하게 된다”며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는다고 주장했다. 이공분야 연구소가 상시 연구를 위해 일정 수 연구원을 유지해야 하는데 사업에서 1년간 선정이 제외되면 연구원들과 고용계약을 모두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연세대에 따르면 교육부 소관 학술연구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연구소에 채용된 연구원은 242명이다.

또 교육부는 제재 체분 다음 날 5월 28일 연세대 소속 연구소 중 천문우주학과, 화학과, 의대 미생물교실에서 6월 1일부터 수행하는 것으로 예비 선정된 과제에 대해 선정을 취소했다. 연세대에 따르면 3개 과제 연구비는 총 162억 8000만원이고 인건비는 약 75억 원이다. 과제 연구기관은 6~10년이다.

연세대는 “연세대가 HK+ 사업 신청 시 HK 교수 임용에 대한 계획을 분명히 밝혔으나 연구재단이 이를 사전에 시정 요구를 하지 않고 협약 체결을 이행한 것은 교원 겸직이 가능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상적인 사업 체결 이후 교육부의 시정 조치 요구를 적극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이 사건과 무관한 연구소와 연구원의 생계까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제재 처분을 내린 것은 연세대의 과오를 인정하더라도 처분의 규모가 과도하며 부당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연구재단은 사업 협약 체결 과정에서 사업의 금지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제안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부실 협약을 체결해줬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이와 관련해 연구재단 관계자는 "입장을 정리해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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