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지구를 바꾸는 변화의 물결을 만듭니다, 시민 참여 캠페이너

한겨레 2021. 6. 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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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는 녹색과 평화를 뜻하는 이름처럼 지구의 환경을 보존하고 세계 평화를 지켜나가는 국제 환경 NGO다. 기후변화 대응, 삼림과 생물다양성 보호, 원자력발전 반대, 해양 보호 등 그린피스의 환경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현하는 사람이 바로 '시민 참여 캠페이너'다. 지구의 변화를 만드는 가장 큰 힘을 '시민'이라고 말하는 유지연 캠페이너를 만났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유지연 시민 참여 캠페이너.사진 손홍주

그린피스의 일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 용기를 재사용하거나 다회용기에 물건을 담아서 인증하는 ‘용기내 캠페인’이 최근 SNS에서 유행했어요. 이 밖에 그린피스의 캠페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용기내 캠페인’처럼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참여할 수 있는 여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줄이기, 기후위기 대응, 해양 보호, 북극 보호, 탈원전 등 다양한 주제로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철회 캠페인도 진행 중이고요. 그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캠페인을 꼽자면요, 청소년기후환경단체인 청소년기후행동이 진행한 2019년 '9.27. 청소년기후행동'에 참여했었던 일입니다.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제한되었던 2020년에는 청소년기후행동의 활동가를 초청하여 '청소년이 세상을 바꾸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캠페인을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현실로 이끌어내려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캠페이너가 하는 일을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캠페이너의 업무 영역은 다양하지만, 저와 같은 시민 참여 캠페이너는 온·오프라인 행사나 자원봉사 활동과 같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을 기획해요. 특히 정치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시기나 특정 이슈가 부각되는 날에는 시민들과 함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2019년 10월 29일 해운대에서 진행했던 해양보호 캠페인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바로 다음 날에 열리는 세계해양포럼에 맞춰 50명이 넘는 시민들과 대형 샌드아트 퍼포먼스를 펼쳤어요. 저를 비롯한 캠페이너들은 행사 기획과 사전답사 후에 부산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드리며 캠페인에 참여할 자원활동가를 모집하고, 해양보호에 대한 교육 세션도 진행했죠. 준비부터 실행까지 거의 3개월 정도 걸렸네요. 사람들이 손을 맞잡고 커다란 원을 만들어 고래를 감싸는 모습을 연출했는데, ‘불법 어업을 근절하고 바다를 보호하자’라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어요.

2019년 10월 29일 그린피스가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개최한 샌드아트 퍼포먼스. 시민들이 ‘샌드드로잉’ 기법(모래에 그림을 그리는 예술 행위)으로 그려진 고래그림과 대형 배너를 원으로 둘러싸며 해양 보호에 대한 목소리를 전했다.사진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제공

아무래도 시민들에게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발로 뛰는 캠페인을 많이 진행하실 텐데요. 코로나19로 사람 간의 만남이 힘들어진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코로나19 이전까지 대부분의 시민참여 캠페인은 오프라인 기반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처음에 비대면 시대를 마주했을 때는 ‘멘붕’이 왔어요. 작년 한 해 줌(Zoom)으로 하는 화상 교육이나, 온라인 챌린지 등을 진행하면서 점차 돌파구를 찾아나갔죠. 그러다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시는 시민들도 있었어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는 수도권 위주로 활동을 하다 보니 지리적 한계가 있었는데, 내가 원하는 시간에 어디에서나 온라인으로도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고요. 덕분에 온라인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시민이 정책을 감시하고, 환경 보호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을 찾았어요.

그린피스의 캠페이너로 활동하려면 왠지 ‘환경잘알’이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준비하면 캠페이너가 될 수 있을까요?

물론 캠페이너라면 환경 이슈에 대해 잘 알아야 해요. 하지만 반드시 환경 분야를 전공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단체에는 환경 분야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요. 대신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같아요. 저 또한 사회학, 정치학을 공부하며 마을정치를 연구하다 NGO에 관심을 가졌어요. 저는 올해로 그린피스에서 일한 지 4년 차가 되었는데요, 여러 이슈 캠페인을 펼치면서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매번 깨닫고 있어요. 사실 환경문제는 사회 정의와 관련이 많아요. 국가·세대·지역 간 불평등 문제, 식량 문제, 난민 문제는 결국 환경문제와 이어지거든요. 따라서 인권이나 생태감수성이 남다르고, 사회를 바꾸고 싶은 사명감이 있는 친구들이면 좋아요. 또, 시민 참여 캠페이너는 여러 시민을 만나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에 대한 성격, 배경에 대해 열려 있어야 하고 차별과 편견이 없는 태도도 중요해요. 그러려면 폭넓은 사고와 풍부한 경험이 필요하겠죠?

그렇다면 환경의 달 6월을 맞아 청소년들이 ‘폭넓은 사고’를 기를 수 있는 그린피스의 활동을 추천해주세요.

우선. 그린피스의 자원봉사자로 ‘입문’해보세요. 캠페이너의 일을 피부로 느껴보고 체험할 수 있답니다. 시민들이 직접 캠페인을 만들어볼 기회도 많을 것이고요, SNS용 카드뉴스를 제작할 수도 있어요. 행사 기획과 운영 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질 거예요. 혹시 달리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6월부터 재시작하는 ‘어스앤런’이라는 프로그램을 추천해요. 지구를 위한 작은 미션으로 이루어진 레이스 챌린지인데, 기후위기를 알리면서도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답니다.(웃음)

끝으로 캠페이너님께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지 궁금해요.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블로그에 들어가면 이런 문구가 적혀 있어요. 바로 제가 지향하는 가치이자 삶이에요. 우리 생각보다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환경문제가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면서 기존의 자동차는 전기차로 바뀌고, 재생에너지나 탄소중립 정책을 실현하면서 산업 자체가 크게 전환될 거예요. 지금은 ‘내가 당장 플라스틱 빨대 하나 안 쓴다고 세상이 변하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일상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최대한 안 쓰는 작은 노력부터 시작해 기업과 정부에 변화의 목소리를 내는 것까지, 사회를 바꾸는 큰 힘은 바로 시민들의 참여라고 생각해요. 내가 먼저 행동으로 실천하면 주변 사람들의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고, 문화가 바뀌면서 사회적인 물결로 이어질 수 있겠죠. 그 변화의 발자취에 저와 시민들이 함께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면서, 앞으로도 역사를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 너와 나, 우리가 함께해요! 그린피스 캠페인

지구의 온도가 1℃ 상승할 때마다 삼림이 파괴되고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며, 이상기후 현상이 지속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것은 더 이상 미래세대의 일만이 아닌, 우리들의 가까운 현실이기도 하다. 지구의 온도 시계를 돌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지구의 온도는 낮추고, 마음의 온도는 한층 높이는 그린피스 캠페인을 모아봤다.

1. 리제너레이션

사진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제공

깨끗한 에너지를 위해 대학생들이 모였다!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 쓰는 전기가 사실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원인이었다면? 이 캠페인은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그린피스의 대학생 자원활동가들이 2018년에 직접 기획했다고 해.

2. 어스앤런

사진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제공

국내 첫 시도,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비대면 마라톤이야. 그린피스와 ‘런데이’ 앱이 컬래버레이션했는데, 하루에 하나씩 미션을 수행하며 ‘달리는 기후 메신저’가 되어보는 캠페인이었어. 예를 들면 청소년기후행동 지지하기, 플로깅 도전해보기와 같은 퀘스트를 깨는 거지. 2020년 9월과 10월, 약 4주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9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지구 두 바퀴 반에 달하는 96.819km를 달렸대. 엄청나지?

✽플로깅이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플로카 우프(plocka upp)와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 달리기를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위를 말해.

3. 어린이 바다보호그림그리기대회 챌린지

사진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제공

‘내가 보호하고 싶은 아름다운 바다의 모습’과 ‘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의 30%를 보호하자’라는 주제로 열렸던 비대면 그림그리기대회.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언제 어디서나 그림을 그리고 제출할 수 있어서 2000명 이상의 어린이와 초등학생 친구가 참여했대. 1등에게는 소정의 상품이 주어졌지.

4. 그린뉴딜 시민행동

사진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제공

대한민국 국회의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시민들의 모임을 알고 있니? ‘그린뉴딜 시민행동’에서는 우리나라 국회의원 300명이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위해 어떤 입법 활동을 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있어. 온라인으로 국회 활동을 조사하는 비대면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국회의원의 성적표를 전격공개! 명예의 전당에 오른 10명의 의원을 발표한다고 해.

이은주 MODU매거진 기자 silver@modu1318.com

글 이은주 · 사진 손홍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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