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신 당한 '복싱전설' 메이웨더, 유튜버 로건 폴과 무승부 수모
메이웨더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로건 폴과의 8라운드 복싱 시범경기에서 상대를 KO시키지 못하고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는 체급 차이를 이유로 플로리다주 체육위원회가 공식 승인하지 않았다.
부심 채점도 이뤄지지 않았고 KO가 아니면 무승부가 선언되는 시범경기로 열렸다.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상대와 판정까지 갔다는 것은 메이웨더 입장에서 망신이나 다름없다.
메이웨더는 50승 무패 27KO라는 경이로운 전적을 보유한 프로복싱의 전설이다. “모든 것을 이뤘고 더 이상 싸울 상대가 없다”며 여러 차례 은퇴를 선언했다 뒤집기를 밥 먹듯 했다. 반면 로건 폴은 전문 선수가 아니다. 프로복싱 전적 1전 1패다. 취미로 운동 좀 한 일반인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그런데 메이웨더가 굳이 일반인인 로건 폴과 복싱 경기를 치르는 것은 유명세와 돈 때문이다. 로건 폴은 미국 내에서 손꼽히는 유튜브 스타로 팔로워 숫자가 2300만명이나 된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될 정도로 핫한 인물이다.
파이트머니도 어마어마하다. 8라운드 시범경기를 치르는데메이웨더는 최대 1억달러(약 1100억원)를 받는다. 겨우 1전에 불과한 로건 폴도 1400만달러(약 156억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두 선수는 정식 경기에서 사용하지 않는 12온스(약 340.2g) 글러브를 낄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기 며칠 전 10온스로 바꾸기로 합의했다. 10온스(약 283.5g)는 슈퍼웰터급부터 헤비급까지 정식 경기에서 사용하는 글러브다.
전날 공식 계체에선 메이웨더가 155파운드(약 70kg), 로건 폴이 체중이 189.5파운드(약 86kg)로 통과했다. 복싱 체급 기준으로 무려 5체급이나 차이가 난다. 신장도 로건 폴이 메이웨더보다 15cm가 크다. 로건 폴이 188cm 장신인 반면 메이웨더는 173cm다.
1라운드 메이웨더는 주먹을 뻗지 않고 로건 폴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오히려 로건 폴이 라운드 후반에는 막무가내 펀치를 휘두르며 몰아붙였다. 메이웨더는 가드를 올린 채 완벽하게 공격을 막아냈다.
2라운드도 메이웨더는 거의 공격을 하지 않았다. 간간히 잽을 한 두 방씩 날릴 정도였다. 로건 폴이 거칠게 펀치를 휘둘렀지만 메이웨더는 거의 반격하지 않았다.
로건 폴은 3라운드 들어 가드를 내리고 더욱 거세게 주먹을 날렸다. 여전히 메이웨더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소를 지으면서 여유를 보였다. 3라운드 후반부턴 메이웨더의 날카로운 펀치가 나오기 시작했다. 클린치 상황에서 복부와 안면에 정타를 꽂았다.
메이웨더는 4라운드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압박을 시작했다. 반면 로건 폴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메이웨더는 본격적으로 로건 폴을 몰아붙였다. 로건 폴은 메이웨더를 끌어안기에 급급했다. 그래도 로건 폴의 주먹이 한 차례 메이웨더 얼굴에 들어가기도 했다.
5라운드는 아예 메이웨더가 로건 폴을 가지고 놀았다. 날카로운 스트레이트와 복부 어퍼컷을 적중시켰다. 완전히 지친 로건 폴은 아예 메이웨더를 붙잡고 껴안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메이웨더는 무리하게 서둘지 않고 계속 압박을 이어갔다.
메이웨더는 6라운드에 경기를 끝내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로건 폴도 무기력하게 당하지만은 않았다. 잽을 뻗으면서 메이웨더의 접근을 막았다. 메이웨더는 접근하면서 로건 폴의 복부를 계속 노렸다. 6라운드 막판에는 로건 폴이 활짝 미소를 짓기도 했다.
메이웨더는 7라운드 들어 계속 공격을 퍼부었지만 자신보다 20kg 가까이 무거운 로건 폴의 노골적인 클린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계속해서 로건 폴을 쓰러뜨리지 못하자 메이웨더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그대로 드러났다.
경기는 결국 마지막 8라운드까지 왔다. 3분만 지나면 메이웨더로선 큰 수모를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초반에 보여줬던 메이웨더의 여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로건 폴이 웃으면서 도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클린치 작전으로 메이웨더가 안으로 들어와 인파이팅을 할 기회를 완전히 차단했다.
8라운드 막판에는 오히려 로건 폴이 노가드로 접근하면서 메이웨더를 도발했다. 메이웨더는 로건 폴의 조롱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종료 공이 울렸고 경기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공식 판정은 무승부였지만 경기 후 분위기는 로건 폴이 이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뻐했다. 반면 메이웨더는 표정이 굳어있었다. 인터뷰에서 살짝 미소를 보였지만 ‘썩소’나 다름없었다.
메이웨더는 “로건 폴은 나보다 훨씬 컸고 훌륭한 운동선수였다”면서 “솔직히 상대가 생각보다 강해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반면 로건 폴은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다. 최고의 복서와 경기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큰 영광이다”면서 “앞으로 또 경기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해변에서 쉬고 싶다”고 말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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