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논쟁에 '배후설·음모론'까지..野 당권 경쟁 막판 진흙탕 싸움

'이준석 vs 反이준석' 구도 전개로 각종 이슈마다 신경전 격화
전대 이후에 갈등 봉합 의문.."새 당대표가 빨리 봉합해야"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가 전당대회 막판 '여론조사 배후설', 당원명부 유출 등 각종 의혹이 난무하며 진흙탕 싸움으로 격화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준석 후보를 견제하는 이른바 '이준석 vs반(反) 이준석' 구도가 되면서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구(新舊) 대결'을 통해 전대 초반 흥행은 성공했지만, 계파 논쟁에 이어 음모론까지 나오면서 전대 이후에도 신진과 중진 간의 갈등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야권에 따르면 전날(6일) 이준석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문자가 당원들에게 전송돼 '당원 명부 유출 논란'이 벌어지며 이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특정 후보 캠프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언급하자 나 후보는 음모론이라 맞받은 것이다.

이 후보는 "캠프가 아닌 개인이 이런 상대 후보 비방 문자를 당원명부로 보낸 게 사실이라면 30만 당원의 개인정보를 유출 시킨 후보는 확인되는 즉시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했고 수사기관에 즉시 수사 의뢰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나 후보는 "'음모론'이란 프레임으로 물타기를 했다. 정작 본인의 입장은 내놓지 못한다"며 "아무 근거도 없이 마치 다른 후보가 당원 명부를 유출한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이 후보와 나 후보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야권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후보군에서 배제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는 점을 두고도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전날 나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의 윤 전 총장에 대한 공개 비판과 이 후보의 윤 전 총장 가족 의혹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들어 "위험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는 이날도 나 전 후보의 의혹 제기에 "망상에는 응답할 수 없다"고 했고, 이에 나 의원은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설전을 이어갔다.

주호영 후보도 '여론조사 배후설'을 거론하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 후보가 높은 지지율과 큰 격차로 1위를 기록한 여론조사가 지나치게 많이 진행됐다는 점을 문제로 꼽는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를 통해 형성된 '이준석 돌풍'이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 후보는 라디오에서 "정확하지 않은 조사 결과를 너무 많이 생산해 퍼뜨리는 데 의도가 있지 않나 의혹이 있다"고 했고 주 후보 캠프의 박종희 선대본부장도 민주당 대표 선거 관련 여론조사는 3차례였지만 국민의힘 (대표) 선출을 앞두고는 5월9일부터 이달 3일까지 무려 17차례 실시됐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 같은 신경전은 당 대표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이준석 대세론'이 공고해지자 중진 후보들이 이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0선', '경험 부족'등 자질 공격에도 좀처럼 구도가 변하지 않자 일종의 네거티브 공세를 통해 판세를 바꿔보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중진 후보들은 과거 보수정당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계파'를 통해 이 후보를 견제했지만 오히려 '구태 정치', '자해 행위'라는 비판에 직면하며 오히려 역풍을 맞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신구 대결 양상의 당권 경쟁 구도를 계파 간 대결로 옮겨오려는 시도로 보였고 '계파'라는 구시대적 유물을 신진 후보에 덧 씌워 독주에 제동을 걸어보겠다는 꼼수로 보였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와 주 후보는 각종 토론회와 전국 순회 연설회마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이 후보의 인연을 언급하며 '유승민계'를 부각시켰다.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됐을 때 대선 경선 관리가 공정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호소한 것이다.

그간 경선 과정을 보면 이런 갈등이 쉽게 매듭지어질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나온다. 특히 후보들간 '심판, 탐욕, 지질, 구태' 등 격한 발언까지 오간 만큼 경선 이후에도 앙금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수 있다.

야권 관계자는 "대선 경선이 막이 오르면 신구 대결이든 영남과 비영남의 구도이든 새로운 형태의 싸움이 벌어질 텐데 전대에서 보여준 이같은 갈등이 확전될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 뽑히는 당대표가 대선 경선 전 빠르게 봉합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m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