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전범 신격화 막겠다".. 도조 히데키 등 유골 태평양에 뿌려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를 포함한 일제의 A급 전범 7명을 화장한 유골이 태평양 바다에 뿌려졌다는 미군 문서가 발견됐다고 7일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A급 전범의 유해가 어떻게 처분됐는지 공식 문서를 통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화장한 유골이 태평양이나 도쿄만에 흩뿌려졌을 것이라는 추측은 무성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공식 문서는 발견된 적 없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니혼(日本) 대학의 부교수 다카자와 히로아키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보유하고 있던 미8군의 기밀 해제 문서에서 “요코하마 동쪽의 태평양 상공 약 30마일(48km) 지점에서 (사형된 전범들의) 유해를 뿌렸다”는 언급을 발견했다.
문서는 A급 전범 7명의 사형 집행 현장을 참관했던 루서 프라이어슨 미군 소령이 작성했다. 전범들은 1948년 12월 23일 오전 0시쯤 도쿄의 스가모 교도소에서 사형이 집행됐다. 시신을 실은 트럭은 두 시간 뒤 교도소를 출발해 오전 3시 40분 요코하마에 있는 미군 점령지에 도착했다.
오전 7시 25분 트럭은 다시 요코하마 인근 화장터로 출발했고, 30분 뒤 화장터에 도착한 시신은 오전 8시 5분 화장됐다. 화장된 유해는 다시 미군 간이 활주로로 옮겨져 미군 연락기에 실렸다. 요코하마 시정부에 따르면 당시 활주로는 화장터에서 2km 떨어져 있었다.
비행기에는 조종사 1명과 함께 프라이어슨 소령이 탔다. 소령은 문서에 “우리는 요코하마 동쪽으로 약 30마일 떨어진 태평양 상공으로 이동했고, 나는 광범위한 지역에 유해를 뿌렸다”고 적었다. 그러나 정확한 위치나 시간은 기재되지 않았다.
앞서 A급 전범 처형에 참석했던 윌리엄 세발드 연합국 총사령부 외교 최고 책임자는 자신의 책에서 과거 전범 유골의 처분에 대해 “무덤이 신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화장된 유골은 흩뿌려질 것”이라고 썼다.
일본 데이쿄 대학의 요시노부 히구라시 교수는 “미군은 전범이 신성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사형 선고가 내려진 나치 독일 전범의 유골도 강에 뿌렸다”고 했다.
도조 히데키의 증손자 도조 히데토시(48)는 “유골이 자연으로 돌아갔다면 다른 곳에 버려진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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