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셀프상장 이어 독점코인도 금지될듯 [인더머니]

ICO 대안 유행한 IEO
이해상충·유착 등 우려
상장폐지 가능성 높아

4일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인 서울 빗썸 강남센터 시세 현황판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외부에서 발행한 코인을 가상자산거래소가 대신 독점 판매해주는 IEO(거래소 공개)가 금지될 전망이다. 이해충돌과 자금세탁 우려 때문이다. 베리코인, 랜드박스 등 기존 IEO 코인들은 상장폐지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 시행령을 개정해 취급금지 가상자산을 규정한다. 이르면 내달께 입법예고에 들어가 9월께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까진 자체 발행한 코인을 매매 중개하는 것만 금지한다는 큰 방향만 나온 상태다. 하지만 이해관계 충돌 방지 측면에서 본다면 거래소의 자회사가 발행하는 코인이나 거래소가 직접 파는 IEO 코인도 금지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ICO(가상자산 공개)는 일종의 사전 판매다. 외부에서 발행한 코인을 거래소에 등록하기 전에 팔아 투자금을 모으는 방식이다. 싼 값으로 코인을 미리 산 후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사업계획서(백서)만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어 이른바 ‘먹튀’ 등 문제를 초래했고, 2017년 정부는 ICO를 금지시켰다.

IEO는 거래소가 투자자와 발행사 사이 중계자 역할을 한다. 거래소가 좋은 발행사를 선별해 판매하는 만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프로비트, 비트소닉, 포블게이트, 비트니아 등 일부 거래소가 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소와 프로젝트 간 유착 여지가 있다. 거래소는 프로젝트 검증, 마케팅 비용 등 수수료 일부를 코인으로 받는다. 코인 가격이 상승할 수록 거래소가 이득을 얻는 구조다. 코인을 독점 판매하는 만큼 유통량 조정 등을 통해 시세 조정에 개입할 여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IEO는 상장 등에 직접 개입할 수 밖에 없어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대형 거래소들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프로비트거래소에서 IEO를 통해 상장한 베리코인 [프로비트 홈페이지 갈무리]

법무법인 이담 윤소평 변호사는 “IEO를 하게 되면 거래소가 특정 코인의 90%물량을 상장시킨다”며 “거래소에 공모 세력이 달라 붙는다면 불법행위가 발생할 수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큰 방향은 이해관계 상충 방지인데 아직 어느 범위까지 포함할지 정해지지 않았다”며 “가상자산 신고 수리를 위해선 향후 취급금지 가상자산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