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열풍 타고 경제경영 도서 '훨훨'

조용철 2021. 6. 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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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77,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파이낸셜뉴스] 2020년 연간 결산 기준 중고학습 분야를 제외한 단행본 시장에서 아동, 인문, 소설 분야 다음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경제경영 분야가 올 상반기에는 1위로 훌쩍 올라섰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경제경영 분야의 점유율은 판매권수 기준으로 8.5%, 판매금액 기준으로는 10.2%에 달한다. 전체 판매 매출의 10분의1 수준으로 올라온 것이다.

2020년도에도 눈부신 판매신장을 보이던 해당 분야는 올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37%가 신장, 그 중에서도 재테크/금융 관련 책들은 64.5%나 신장했다.

올해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아빠’, ‘아들’과 같은 키워드가 보이거나 자녀와 함께 투자서를 출간하는 점도 특징이다. 저금리 시대, 그로 인해 자산격차가 심화됨에 따라 자녀에게도 주식교육을 시키고자 하는 시대의식을 담은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제목에 ‘부자’, ‘부’, ‘돈’ 등의 키워드가 직접적으로 들어간 책들도 작년에 이어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으며, ‘주린이’ 키워드가 들어간 책, 파이어족을 겨냥한 투자서 들도 눈길을 끈다.

한편 경제·경영 분야에선 염승환의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77’이 분야 1위에 올랐고, 주식투자에 대한 열풍이 불어 경제경영 분야가 어느 때보다 들썩였다. 재테크 유튜버의 영향력이 막강해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신간의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월가의 영웅’ 등 이미 검증 된 스테디셀러도 사랑을 받았다.

‘나의 첫 투자수업’,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등 자녀를 대상으로 한 주식투자서가 인기를 얻었다. 재테크 분야는 '돈'에 대한 관심이 뚜렷해 지면서 ‘돈의 속성’, ‘돈의 심리학’, ‘돈의 시나리오’ 등 '돈'을 타이틀에 내세운 도서들의 판매가 두드러졌다.

■책 속 환상세계 활짝… 판타지가 대세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에 판타지 장르의 책들이 많이 올라왔다. 올 상반기 1위인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포함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만화 ‘귀멸의 칼날’도 판타지 장르이다. 최근 주간 베스트셀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역시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영미소설이다.

올 상반기 판타지소설은 전년 동기 대비 197.6%로 두 배 가까운 신장률을 보이며 소설 전체 시장을 이끌었다. 만화 분야에서도 SF/판타지 만화가 전년 동기 대비 115.5% 신장하며 만화 분야가 최다 판매를 기록하는데 기여했다.

전통적으로 게임시장에서 가장 큰 입지를 차지하던 판타지 장르는 그 동안 드라마와 영화시장으로 점점 영역을 넓혀왔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드라마, 영화, 게임, 책 산업사이에 ‘OSMU(원소스멀티유즈)’가 활발해지면서 원작소설의 영화화, 게임과 드라마 소설 출간 등이 대중문화의 주류를 차지했다.

올해 책분야에서도 판타지 장르가 대세가 된 것은 그 동안 수면 밑에서 주류를 이루던 웹소설/웹툰 시장의 판타지물들이 영역을 확장한 것으로 보인다. 판타지 장르는 빠른 이야기 전개와 다양한 콘텐츠로 비주얼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 모으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편 2021년 상반기 1위의 영예는 이미예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안았다. 전자책 플랫폼에서 먼저 출간하고, 독자들이 펀딩을 참여해 독립출판물로도 선보였다. 여세를 몰아 단행본으로 출간된 사례가 드물어 더욱 주목을 받았다. 독창적인 판타지 이야기를 담은 영어덜트 소설이지만, 전 연령층에 고르게 사랑을 받으며 올 상반기 내내 판매가 지속되면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포스트 코로나 준비… 집콕 줄고 야외활동 키워드 늘어

올 상반기 독자들이 구매한 책들의 키워드를 살펴보면 코로나를 극복할 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체감할 수 있다. 책 제목에 ‘캠핑’, ‘달리기’, ‘골프’ 등 주로 야외에서 하는 취미활동을 담을 책들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3.9%, 73.9%, 34.8%가 신장했다. 반면 실내활동으로 작년에 주목을 받기도 했던 ‘요가’, ‘명상’ 등의 키워드는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하는 수치를 보였다.

1인 가구 증가 추세에 맞춰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도 증가하고 있는데, 반려동물을 키우기 힘든 사람들에게 ‘반려식물’이 주목받으면서 식물 키우기를 다룬 가정원예 분야 도서가 25.3% 신장세를 보였다. 재택근무로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테리어를 바꾸는 일환으로 다양한 식물 키우기에 도전하는 독자들도 늘고 있다. 또 셀프 인테리어와 생활환경 개선에 대한 관심이 늘어 홈인테리어/수납 분야 판매량이 전년 대비 27.2% 신장했다.

늘어난 야외활동은 오프라인서점 매출의 변화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3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이 되었던 1월은 오프라인 채널이 전년 동월 대비 -16.2% 하락세를 보였으나, 단계가 완화된 구정연휴 전후 시점을 계기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오프라인 채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를 기록해 오프라인 채널 기준으로 역대 최다 판매를 보이고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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