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뒤흔드는 동남아 열풍..이번엔 필리핀 출신 유카 사소가 US여자오픈 접수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2021. 6. 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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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필리핀의 유카 사소가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 클럽 레이크 코스에서 열린 US여자오픈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6살 렉시 톰프슨은 왕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 자리에 필리핀의 20살 신예 유카 사소가 새로운 메이저 여왕으로 등극했다.

사소는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 클럽 레이크 코스(파71·6383야드)에서 열린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는 3개에 그치고 더블 보기 2개, 보기 1개로 2타를 잃었다. 합계 4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사소는 일본의 하타오카 나사와 연장 승부를 벌였다. 9번홀과 18번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사소는 서든데스로 진행된 연장 세 번째 홀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내 극적으로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사소는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을 약 홀 2m 거리에 붙였고, 하타오카가 버디 퍼트를 놓친 가운데 챔피언 퍼트를 홀에 떨꿨다.

이날로 19세11개월17일이 된 사소는 2008년 박인비가 세운 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필리핀 국적의 선수가 LPGA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제니퍼 로살레스에 이어 사소가 두 번째다.

사소는 또 지난해 US여자오픈서 우승한 김아림, 2020 AIG 여자 오픈서 우승한 조피아 포포프, 2019 AIG 여자 오픈서 우승한 시부노 히나코에 이어 최근 3년 동안 비회원 자격으로 메이저에서 우승한 네 번째 선수가 됐다. US여자오픈서 LPGA 투어 첫 승을 달성한 것은 사소가 21번째다.

사소는 우승 직후 LPGA투어 멤버십을 신청해 획득할 수 있으며, 멤버십 획득 즉시 레이스 투 CME 글로브 포인트와 상금 랭킹을 적용받게 된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태국의 신예 패티 타와타나낏이 우승한 데 이어 US여자오픈마저 필리핀 출신의 사소가 접수하면서 LPGA 투어에 동남아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일본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사소는 주니어 시절부터 이름을 날린 유망주였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과 태국의 강호들을 제치고 여자골프 개인전과 단체전 2개의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2019년 8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데뷔해 지난해 니토리 레이디스 토너먼트와 NEC가루이자와72 토너먼트에서 2승을 올렸다.

1m66의 크지 않은 체구지만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트, 숏게임 등에 두루두루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서는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250야드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두둑한 배짱이 돋보인다.

사소는 2번홀과 3번홀서 연속 더블 보기로 순식간에 4타를 잃어 무너지는 듯했다. 사소의 나이와 경험을 생각하면 다시 우승 경쟁에 가세하는 건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사소는 파4 7번홀서 버디를 잡아 분위기를 돌리는 데 성공했다. 11번홀 보기로 다시 주춤했지만 파5 16번홀과 17번홀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극적으로 연장에 합류할 수 있었다. 1차 연장 두 번째 홀에선 버디 퍼트가 홀을 지나 2m 가까이 굴러가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파 퍼트를 성공시켜 위기를 넘겼다.

톰프슨의 추락도 비극적이었다. 톰프슨은 한때 5타 차 선두를 질주했지만 마지막에 멘털이 무너지고 말았다.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17번홀서 가까운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공동 선두를 허용하더니 18번홀서도 보기를 해 연장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톰프슨은 무조건 넣어야 하는 퍼트인데도 짧게 쳐 홀을 지나가지도 못했다.

한국 선수 중에선 고진영과 박인비가 합계 1오버파 285타 공동 7위로 가장 성적이 좋았다. 역전 우승을 노렸던 이정은6는 이날만 5타를 잃고 2오버파 286타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세영은 4오버파 288타 공동 16위, 김효주는 5오버파 289타 공동 20위, 유소연은 6오버파 290타 22위였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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