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리 들었던 설기현 감독이 환하게 웃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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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설기현 경남 FC 감독 처지에서는 부담스러웠을 도박이었다.
설 감독은 지난 14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전에서 주전으로 뛴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해 실망감을 표현하며 이날 부산전에서 기회를 기다렸던 리저브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감독의 채찍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내겠다는 듯 경기력으로 확실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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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사실 설기현 경남 FC 감독 처지에서는 부담스러웠을 도박이었다. 자극은 분명 선수들을 더 뛰게 만들지만, 자칫하다가는 팀 분위기를 해칠 수 있는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남 선수들은 수장의 채찍질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더 나은 경기력으로 표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다.
설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지난 5일 저녁 6시 30분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1 15라운드 부산 원정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경남은 전반 12분 안병준, 전반 26분 박정인에게 연거푸 실점하며 위험한 상황에 처했으나, 후반 14분 백성동,후반 37분 에르난데스, 후반 종료 직전 윌리안의 연속골에 힘입어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만들었다.
스코어 시간대가 말해주듯, 굉장히 극적인 경기였다. 경남은 전반전에 무기력하게 두 골 차로 끌려가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찬스를 많이 만들어내긴 했으나, 세기가 부족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설 감독은 지난 14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전에서 주전으로 뛴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해 실망감을 표현하며 이날 부산전에서 기회를 기다렸던 리저브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인터뷰를 통한 공개적인 질책, 그리고 실제 명단에서 볼 수 있었던 변화는 그 결과에 따라 경남의 팀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이 변화가 감독의 뜻한 바대로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부산전은, 설 감독이 생각했던 상황과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경기 초반부터 찬스를 잡고도 해결하지 못한 반면, 부산에는 마치 신의 가호를 받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절묘하게 골이 연거푸 주어졌다.
하지만 경남은 대반전을 이루었다. 후반 교체 투입된 백성동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듯 1골 2도움을 올리며 역전승의 주인공 구실을 톡톡히 했으며, 그간 부상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설 감독을 애먹였던 윌리안은 라스트 미닛 골로 짜릿한 역전승의 방점을 찍었다. 뿐만 아니다. 황일수, 에르난데스 등이 거푸 피치를 밟았을 때, 경남은 전반전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되어 부산을 몰아세웠다. 3-2로 역전할 수 있었던 이유다.
설 감독은 부산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변화를 줘야겠다는 판단을 내릴 때 솔직히 부담을 느낀다”라고 뒤늦게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앞서 언급했듯, 이번 부산전 라인업은 자칫 독이 될 수 있었던 자극이었다. 만약 원하는 대로 결과를 내지 못했다면, 설 감독은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선수들이 감독의 채찍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내겠다는 듯 경기력으로 확실히 보여줬다.
안산전 이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던 설 감독의 표정에는 부산전 이후에는 환한 웃음이 자리하고 있었다. 설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 변화를 줬을 때 선수들이 잘 반응해주어서 감사하다.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를 받아들이고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내겠다는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승리다.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칭찬했다. 경남의 팀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다. 향후가 기대되는 이유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경남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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