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千里眼(천리안)

2021. 6. 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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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나라 광주 관청 앞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큰일 날 소립니다. 그런 일을 양사군께서 아시면 혼쭐이 납니다." "여기서 광주가 얼마나 먼데 그걸 어찌 알겠는가." "양사군께서는 천리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있으신데, 어찌 이를 속일 수 있겠습니까(楊使君有千里眼 那可欺之)." 남북조시대 북제의 위수가 편찬한 사서인 《위서(魏書)》에 나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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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풀이
千 : 일천 천
里 : 마을 리
眼 : 눈 안

천 리 밖을 내다보는 눈이라는 뜻으로
사물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일컬음 《위서(魏書)》

중국 위나라 광주 관청 앞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관원이 놀라 물었다. “대체 무슨 일로 이리 소란이오?”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답했다. “오늘 관청 창고를 열고 저장된 곡식을 나눠준다고 들었소. 연속된 흉년으로 가족들이 모두 굶어죽을 지경이오.”

관원이 말도 안 된다며 손사래를 쳤다. “관청의 창고를 연다고? 누가 그런 황당한 소리를 했소?” 그때 뒤에서 점잖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그랬네.” 얼마 전 광주 지사로 부임한 양일(楊逸)이었다. 양일이 관리들에게 명했다. “관청의 창고를 열어 식량을 나줘주게.” 관리들이 멈칫했다. “나리의 명이라도 나라의 창고는 함부로 열 수 없습니다. 조정에 보고부터 해야 합니다.” “백성이 저리 죽어가고 있는데 절차가 뭐 그리 중요한가. 어서 창고를 열게.”

창고가 열리고 줄지어 기다리던 사람들이 식량을 받아갔다. 이런 소문은 조정에까지 알려졌다. 조정 대신들은 절차를 무시한 양일에게 죄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왕의 생각은 달랐다. “백성을 먼저 생각한 처신이 기특하구나. 광주의 관리들을 불러 요즘은 백성의 생활이 어떤지 알아보도록 하라.” 왕의 명에 따라 광주의 관리들이 불려왔지만 이상하게도 하나같이 도시락을 싸 들고 와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친 뒤 음식이라도 대접하려 하면 거듭 사양하고 서둘러 광주로 돌아갔다.

“큰일 날 소립니다. 그런 일을 양사군께서 아시면 혼쭐이 납니다.” “여기서 광주가 얼마나 먼데 그걸 어찌 알겠는가.” “양사군께서는 천리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있으신데, 어찌 이를 속일 수 있겠습니까(楊使君有千里眼 那可欺之).” 남북조시대 북제의 위수가 편찬한 사서인 《위서(魏書)》에 나오는 얘기다.

작가/시인

천리안(千里眼)은 ‘천리 밖을 보는 눈’이라는 뜻으로, 먼 곳에서 일어난 일을 직감적으로 알아맞히거나 사물의 이면을 꿰뚫어보는 능력을 일컫는다. 내공이 깊으면 앉아서도 천 리를 본다. 우리가 배우고 익히는 것은 결국 ‘멀리 보는 힘’을 키우는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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