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절망, 슬픔, 폐습 마주한 대통령 모습 무거워"
[경향신문]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의 추모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보고 “고인의 절망, 유가족의 슬픔, 오랜 폐습을 마주한 대통령의 모습이 무겁다”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6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모든 행사가 끝난 뒤 대통령은 이모 중사의 추모공간으로 향했다. 국화꽃 한송이를 놓고 대통령은 한참 머뭇거렸다”며 이 같이 말했다. 탁 비서관은 “대통령이 오시면 하실 말씀이 있다던 이모 중사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대통령의 손을 붙잡고 울기만 했다”라고 이날 문 대통령의 추모소 방문 당시 상황을 전했다.
탁 비서관은 “돌아서 나오는 길, 대통령은 한참 차 앞에 서 계셨고, 나는 대통령의 어깨가 그 무너진 걸음걸이가 또 아팠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에게는 매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엄중하고, 시급하고, 절체절명의 일’들이 보고된다. 그 일들은, 재임 마지막 날까지 그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일을 견디고 버티고 이겨내면서 대통령의 어끼는 내려앉고 걸음은 무너져간다”며 “그리고 오늘 이렇게 황망한 현장에서 유족들과 함게 더욱 주저 앉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이 중사 추모소를 방문해 이 중사 부모에게 “얼마나 애통하시냐”며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동행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철저한 조사뿐 아니라 이번을 계기로 병영문화가 달라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추모소 방문에 앞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최근 군내 부실급식 사례들과 아직도 일부 남아 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며 “군 장병들의 인권뿐 아니라 사기와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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