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질주, 제네시스]①정의선 승부수 통했다.."벤츠·BMW와 경쟁"

신건웅 기자 2021. 6. 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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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반만에 美서 고급차 인정받아.."디자인 정체성 구축"
"제네시스, 현대차서 완전한 독립해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제네시스 브랜드를 설명하고 있다. 015.11.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인간 중심의 진보란 신념에 따라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한다."

2015년 11월. 국산차 최초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출범 자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오직 고객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브랜드를 새로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현대차는 1967년 출범 이후 48년간 단일 브랜드만 운영해 왔고, 프리미엄 시장의 문턱도 높았다.

이 같은 이유로 당시 제네시스 브랜드가 쉽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여론도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 반이 지난 현재 제네시스에 대한 의구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한국 고급차 대표 '제네시스'…"獨 3사와 경쟁"

고급차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전통과 오랜 경험, 시장을 이끌 수 있을 만한 혁신적인 기술 등이 있어야 한다.

2015년 출범한 제네시스 브랜드에는 약점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G90이 2017년 '북미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해외에서 고급차로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G70이 미국 모터 전문지 '모터 트렌드'에 국산차 최초로 '올해의 차'(Car of the year)에 선정됐으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으로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 신차품질조사(IQS)에서 고급차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2월에는 내구품질조사(VDS)에서 전체 브랜드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충돌 평가에서 가장 안전한 차량에 부여하는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 등급을 획득하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캐나다에서도 GV80이 '2021 올해의 차 어워드 SUV 부문'에서 최종 우승했고, G70은 '2021 오토 트레이더 어워드'에서 '종합 우승 차량'에 선정됐다.

오토 트레이더 심사위원단은 "제네시스는 어느덧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로 성장했으며, 그 어떤 브랜드보다 진중한 프리미엄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출범 5년 반에 불과한 신생 브랜드이지만 포르쉐나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쟁쟁한 브랜드에 비해 손색없는 품질과 기술력을 갖췄다고 인정받은 것이다. 누적 판매량도 50만대를 넘어섰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모호했던 비전도 점점 확실해지고 있다. 벤틀리와 부가티, 람보르기니 등 럭셔리 브랜드에서 활약하던 핵심 디자이너와 마케팅 전략 인재를 영입하며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마케팅도 벌이고 있다.

장재훈 제네시스 브랜드 사장은 "제네시스는 고유한 디자인 정체성을 구축하고, 우수한 품질과 진정성 있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질적·양적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의 성원에 보답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 뉴스1

◇"제네시스, 현대차 매장 아닌 독립 전시장 갖춰야"

제네시스가 고급차로 인정받기 시작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미국 시장만 보더라도 렉서스나 메르세데스 벤츠, BMW와 판매 격차가 크다.

품질과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제네시스가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완전한 독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대차 매장에서 제네시스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전용 전시장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 현재 제네시스 스페이스는 강남과 수지, 스튜디오 하남, 스튜디오 안성뿐이다.

렉서스처럼 제네시스 관련 법인을 설립해 별도의 정비망과 전시장을 구축해야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안전성도 더 높여야 한다. 제네시스 G80은 화재 위험으로 리콜받은 경험이 있다. 미국과 호주에서도 리콜 경험이 있다. 소비자에게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품질 부분을 더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 라인업 확대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G70과 GV70 등이 더해지면서 모델 수가 늘었지만, 아직 경쟁업체에 비하면 부족하다. 장기적으로는 SUV라인업은 GV90, GV60까지 확대해야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하다는 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고급차 티어1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오랜 시간과 장기적인 투자가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모터트렌드에 소개된 제네시스 G70 © 뉴스1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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