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에 정답은 없다" 패피들의 '쌤'으로 불리는 깡스타일리스트[SNS핫스타①]

이용수 2021. 6. 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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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유튜버 깡스타일리스트가 본지와 사진 촬영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글·사진 |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스타일에는 정답이 없다.”

패션 유튜버 깡스타일리스트(32·본명 강대헌)의 말처럼 패션에는 수학 공식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다. 시간과 장소, 상황에 따라 의복을 갖춰 입는 ‘TPO(Time, Place, Occasion)’만 맞춘다면 누구나 패션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정 유명인, 영향력 있는 인물이 착용하는 것만 스타일은 아니라는 소리다.

깡스타일리스트는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간단하면서도 쉽게 패션을 설명하고, 또 개인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패션 입문자들을 돕고 있다. 어린 시절 겪은 경험에서 비롯된 그의 패션 노하우는 패션에 관심 많은 2030세대에게 전수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약 80만 명에 육박하는 구독자를 지닌 유튜브 채널 ‘깡스타일리스트’는 영상으로 소통하는 요즘 시대에 패션 초심자들의 입문서로 평가된다.

-패션 입문자들의 선생님으로 알려졌다. 패션에는 어떻게 관심을 두게 됐나.
왜소하고 조용한 성격 탓에 중1 때 왕따처럼 지냈다. 실제로 학폭도 당하고, 흔히 말하는 ‘빵셔틀’도 했다. 안경도 썼고 머리도 엉망이었던 나는 친구를 사귀고 싶어 중2 때부터 꾸미기 시작했다. 처음엔 머리를 만지고 옷 입는 게 부끄러웠지만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서 변신했다. 그러니 원래 인사도 하지 않던 친구들이 먼저 인사하더라. 소심해서 이성친구에게 말조차 제대로 못 걸었는데, 잘 꾸미는 것만으로도 (이성이) 먼저 다가오더라. 처음으로 여성들에게 관심도 얻고 고백도 받았다. 이때부터 옷의 중요성을 느꼈다. 성격에도 더 자신감이 생겼다. 그때부터 항상 어딜 가더라도 갖춰 입는 것에 집착했다.

-패션에 관심을 두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으니 개인적으로도 패션의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패션은) 내 삶의 존재 이유다. 내 모든 것이라고 해도 된다. 내 말투와 목소리 등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타일을 더해 내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패션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내 삶의 전부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패션 유튜버 깡스타일리스트가 본지와 사진 촬영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패션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로서 트렌드는 어떻게 만들어진다고 보는가.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유행을 선도한다. 정확하진 않지만 해외 명품 브랜드→옷을 좋아하는 셀럽이나 인플루언서→대중 순으로 패션 트렌드가 흐르는 것 같다. 시선이 많이 쏠리는 곳부터 옮겨진다고 보면 된다. 유명 브랜드에서 나온 옷은 트렌드가 되고, 우리나라 셀럽이 이를 입거나 우리나라 브랜드, SPA 브랜드를 통해 제작되면 한반도에도 트렌드가 형성된다.

-해외 명품 브랜드의 의상을 보면 어쩔 땐 난해한 패션이 많다.
명품에서 나온 제품들은 가격대가 높다. 내가 봐도 ‘저 비싼 걸 어떻게 사?’하는 제품도 있다. 그런데 셀럽이나 인플루언서들이 난해한 의상을 어떻게 입을 수 있는지 데일리룩으로 풀어준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조금 더 보완된 가격으로 새롭게 출시해서 대중이 쉽게 접하고 입는 거다. 예를 들어 와이드 팬츠도 처음 나왔을 땐 ‘저걸 어떻게 입어’ 거부감 가지는 분들도 많았다. 하지만 가성비 좋게 대중에 전해지고, SNS에서도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면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는 스타일도 다양하고, 특히 유행에 제일 민감하지 않나.
나라별 패션 수준을 평가하면 우리나라는 높은 편이다. 사실 유럽 등 해외 브랜드가 트렌드를 만들지만 소수만 패션을 즐긴다. 패션에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많다. 오히려 패션에는 우리나라가 더 관심 많다. (우리나라는) 평균적인 스타일도 좋다. 우리나라 스타일은 앞으로 더 발전할 걸로 예상돼 해외 브랜드 못지 않은 명품도 우리나라에서 많이 나올 거다.

-난해한 옷도 시선에 따라 패션이 되고 트렌드로 이어지는 것으로 이해했다. 패션의 정의는 무엇인가.
패션은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패션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어릴 땐 인기가 없었다. 그런데 스타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친구도 생겼다. 상경해서는 스타일 덕분에 길거리 캐스팅도 받고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취업 때도 다른 것보단 스타일의 도움을 얻을 때가 많았다. 헤어숍에서도 내 스타일만 보고 ‘스카우트 하고 싶다’며 제안할 정도였다. 이런 경험들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스타일은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수단’,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패션 유튜버 깡스타일리스트가 본지와 사진 촬영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스포츠서울 독자들에게 패션에 대한 조언을 한다면.
나이대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만약 10~20대라면 두려움 없이 입고 싶은 옷을 모두 입고 도전하라고 하고 싶다. 이 과정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30대 이상으로 뒤늦게 패션에 입문했다면 화려하고 과하게 입기보단 기본적인 것에 치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오히려 옷을 잘 입고 싶어서 뭔가 더하려고 하면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 다만 직업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똑같은 실력을 갖춘 화가라면, 밋밋한 의상을 입은 화가보다 자신만의 캐릭터가 있는 화가가 인상에 남지 않나. 사실, 패션이란 건 어떤 직업, 상황에 있는지에 따라 스타일만 맞추면 된다. 그래서 스타일에 정답은 없다.

-현재 유튜브 채널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뭔가.
학생 때 막노동부터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 어릴 땐 돈이 없지 않은가. 하지만 돈이 없어도 옷을 잘 입었다. 가성비만 찾아다니고 빈티지 옷을 찾아다녔다. 이렇게라도 충분히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지금 경기가 좋지 않고 힘든 사람도 많다. 패션을 소비로 생각하고 포기할 게 아니라 충분히 가성비 좋은 아이템으로 내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투자하면 충분히 내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싶다. 비싼 아이템이 주는 장점도 있지만 이를 못 사는 10~20대 학생들을 위한 채널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내가 운영 중인 온라인 쇼핑몰 ‘애드리엘로스’에도 베이스라인을 추가했다. 돈 없어도 옷 잘 입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채널이 되고 싶다.

패션 유튜버 깡스타일리스트가 본지와 사진 촬영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채널의 성장 방향은 어떻게 그리고 있나.
패션 콘텐츠로 구독자 100만명을 달성한 채널이 아직 없는데, 이를 달성하는 게 당면한 목표다. 유튜브 채널만으로는 수입이 불안정하다. 브랜드는 오래간다고 생각한다. 연예인도 오래 못 가는 세상이지 않냐. 유튜브도 영원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꾸준히 유튜브 활동을 하면서 제대로 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사람은 늙는다. 머리가 희끗한 강대헌의 모습은 어떻게 그리고 있나.
할아버지가 된 뒤에도 스타일을 신경 쓰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영상을 보는 구독자들도 함께 나이들 텐데. 미래에는 나처럼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멋진 할아버지를 더 많이 만들고 싶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더라도 뭔가 하나는 남기고 싶다. 예를 들어 홍콩의 지오다노처럼 가성비 좋으면서 대중적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내가 죽어도 세상에 남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내 최종 목표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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