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04] 왜 리바운드(Rebound)라 말할까
리바운드(Rebound)는 슛이 빗나가 바스켓에 맞고 튕겨 나온 공을 잡는 행위를 말한다. 공격 리바운드는 공격팀이 공격하면서 실수한 슛을 다시 잡는 것이다. 공격팀에게는 또 한 번의 공격 기회를 갖게 해주기 때문에 ‘공격리바운드에 성공할 경우 4점의 효과가 있다’는 말도 있다. 수비 리바운드는 상대가 실수한 공을 잡는 것이다. 수비 리바운드를 통해 속공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팀에선 수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팀 리바운드는 상대가 살짝 쳐서 아웃되는 것을 잡아내는 ‘탭 아웃(Tap Out)’과 같은 상황에서 나오는 리바운드를 말한다.
리바운드라는 말은 다시라는 의미인 접두사 ‘re’와 튄다는 의미인 ‘bound’의 합성어이다. 본래 고대 프랑스어 ‘Rebondir’에서 유래한 말로 뒤로 뛴다, 뒤로 밀다는 의미였는데 15세기초 영어에서 같은 의미로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미국스포츠용어 사전에 따르면 리바운드를 스포츠 용어로 쓰게 된 것은 테니스에서 먼저였다. 농구에서는 1914년부터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891년 제임스 네이스미스가 처음 농구를 창안했을 때는 리바운드라는 개념이 없었다. 초창기 농구에서는 골을 넣으면 다시 가운데로 돌아와 점프볼(Jumpball)로 공격과 수비를 결정했다. (본 코너 388회 ‘왜 점프볼(Jump Ball)이라 말할까’ 참조) 축구 킥오프(Kick Off)와 같이 양팀에게 대등한 기회를 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본 코너 320회 ‘왜 킥오프(Kick Off)라고 말할까’ 참조)
공격과 수비가 바뀌는 현재 방식대로 바뀐 것은 1936년부터였다.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서였다. 리바운드가 공식적으로 기록된 것은 1950-51시즌부터였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신인 BAA(Basketball Association of America)가 출범한 지 4년이 지난 뒤였다. 그 이전에 리바운드를 잡는 경우가 많았지만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뒤늦게 이루어진 것이다. NBA 초대 리바운드왕은 시라규스 센터 돌프 쉐이즈(203cm)이다. 그는 경기당 평균 16.4개를 잡아 리바운드 1위에 올랐다. 그가 잡은 리바운드 숫자는 당시 팀 리바운드의 90% 이상을 차지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역대 NBA 한 경기 최다 리바운드 기록은 1960년 윌트 체임벌린이 세운 55개이다. 팀이 아닌 한 선수가 이런 개인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아직까지도 불가사의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NBA에서 공격제한시간 룰이 만들어지는 1954년이후 리바운드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 이전까지는 공격제한시간이 없어 키 큰 선수들이 골밑을 장악해 공격기회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 경기가 많았다. 24초 제도가 시행된 이후 공격 횟수가 늘고, 슛 시도가 많아지면서 리바운드가 크게 늘어났다. 체임벌린은 1960-61시즌 평균 27.2개의 리바운드를 잡았다. 체임벌린은 필라델피아 76ers에서 주로 뛰면서 통산 23,924개의 리바운드로 NBA 최고기록을 갖고 있다.
1960년대 체임벌린과 빌 러셀이 주도하던 리바운드는 1970년대에는 모지스 말론과 압둘 자바가 최고의 리바운더로 활약했다. 1980-90년대는 데니스 로드맨, 찰스 바클리 등이 명성을 떨쳤다. 데니스 로드맨은 1990년대에만 7번이나 리바운드 1위에 오르며 마이클 조던과 함게 시카고 왕조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NBA는 2018년 룰개정을 통해 종전 24초 룰를 14초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NBA서는 더욱 빠르게 슛을 쏘면서 공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득점과 리바운드를 양산하고 있다. 더욱 리바운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장신 선수들의 리바운드 싸움이 관심꺼리로 떠올랐다.
한국 프로농구서도 역대 우승팀 기록을 보면 리바운드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다. KBL 원년 챔프, 부산 기아가 공격 리바운드 1위를 차지한 이후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팀이 대부분 챔피언을 주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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