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체육 100년100인100장면] 66. 월드컵 '역사의 3골' 안정환

이신재 2021. 6. 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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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은 대한민국 월드컵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월드컵 통산 3골로 박지성, 손흥민과 함께 월드컵 최다 골 공동1위다.

골든 골에 환호하는 안정환

동점 골, 골든 골, 역전 골 등 고비마다 기억에 남는 중요한 골을 터뜨렸다.

그의 첫 월드컵인 2002년 한일월드컵 미국과의 조 예선 2차전. 1차전 폴란드 전 승리로 분위기를 탄 대한민국은 폴란드보다 나을 것 없었던 미국 팀에게 전반 24분 선제 골을 내주고 1시간여를 끌려 다녔다.

후반도 막판으로 향해 가던 33분, 김남일이 문전으로 길게 올린 공을 안정환이 머리로 받아 꼭꼭 잠겨 있던 미국 골문을 열었다. 안정환의 헤딩 동점 골로 대한민국은 1승1무를 기록, 8강진출의 확실한 기반을 다졌다.

박지성의 결승골로 포루투갈을 잡고 조 1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오른 대한민국은 강적 이탈리아와 8강행을 다투었다.

이탈리아는 결코 쉽지 않은 팀. 불안한 마음을 확인하듯 전반 18분 이탈리아가 먼저 1골을 넣었다. 불안감이 급습했다. 그렇지 않아도 수비가 남다른 팀인데 어찌 쫓아 갈 것인가.

후반이 속절없이 흘렀다. 이탈리아는 시간 가기만을 기다렸으나 대한민국은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해져 갔다. 남은 시간은 이제 2분, 16강이 끝인가 하고 생각 할 즈음 설기현이 마침내 동점 골을 넣었다.

다시 들끓기 시작한 대한민국. 체력 훈련을 강하게 시킨 히딩크 감독은 연장전의 기회를 반겼다. 그러나 골은 터지지 않았다. 연장 전반에 이어 연장 후반도 거의 끝나가면서 승부차기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때 미국과의 경기에서 처럼 안정환의 머리가 다시 나타났다. 후반 10여분쯤 이천수가 페널티 에어리어 좌측 측면에서 뒤로 빼 준 공을 이영표가 골 문전으로 쏘아 올렸다. 날아오는 공을 보며 뛰어오른 안정환이 헤딩 슛으로 이탈리아의 골문을 갈랐다.

8강행을 결정 지은 역전 헤딩 골든 골이었다. 안정환은 환호했고 대한민국도 환호했다. 안정환은 눈물까지 흘렸다. 눈물의 숨은 의미가 있었다.

그는 대한민국이 한 골을 먹은 전반 천금 같은 페널티 킥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실축하고 말았다. 지면 ‘역적’이 될 터였다. 경기 내내 마음 졸이다 설기현의 동점 골로 마음을 푼 후 자신의 골로 이겼으니 그 마음이 오죽 하겠는가. 눈물이 날 만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안정환은 ‘눈에 띄지 않는 1골’을 더 넣었다. 8강전 스페인전이었다.

8강전은 땀 투성이의 난전이었다. 스페인은 정말 만만치 않았다.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였다.

황선홍, 박지성, 설기현에 이어 네번째 키커였다. 페널티 킥 실축을 했음에도 히딩크 감독은 그의 재능과 담력을 믿었다. 안정환에 이어 마지막 키커 홍명보까지 성공함으로써 5-3 승을 거두었다.

꿈에 그리던 대한민국 축구의 월드컵 4강. 안정환의 머리와 발이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었다.

안정환의 월드컵 마지막 골은 4년 후 2006년 독일 월드컵 토고와의 조별 예선 1차전이었다.

동점이던 후반 26분, 페널티 에어리어 약간 우측에서 땅볼 패스를 잡은 안정환은 공을 한번 놀린 후 45도 돌아서며 그대로 슛을 날렸다. 수비수의 몸을 스치며 궤도가 조금 수정된 공은 골키퍼가 어쩔 새도 없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름다운 역전 결승 중거리 슛이었다. 그리고 안정환의 그 골로 대한민국 축구는 월드컵 원정 경기 첫 승을 올렸다.

안정환은 월드컵에 한 번 더 나갔다. 허정무호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었다. 그러나 경기장엔 전혀 나서지 못했다.

안정환은 1997년 처음 국가대표로 뽑혔다. 그러므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도 뛸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최종 엔트리엔 들어가지 못했다.

4번의 월드컵 출전 기회가 있었지만 첫 한 번은 끼지 못했고 마지막 한 번은 끼였으나 뛰지 못했다. 두 번의 월드컵에서 3골이지만 그 3골은 모두 ‘역사의 골’이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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