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뷰] '성공적인 첫 시즌' 황인범, "거친 러시아 무대, 부딪치며 성장했다"
[인터풋볼=대전] 정지훈 기자= "러시아 리그가 굉장히 거칠고 템포도 빠르다. 나에겐 도움이 많이 된 첫 시즌이었다. 직접 부딪치면서 연구했고, 효율적으로 뛸 수 있었다.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 유럽 첫 시즌이었고,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벤투호의 황태자 황인범이 유럽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고, 유럽 선수들과 직접 부딪치면서 싸우다 보니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대전하나시티즌과 FC안양의 맞대결이 펼쳐진 대전월드컵경기장에는 반가운 손님이 깜짝 방문했다. 바로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 '대전의 아들'로 불리는 황인범은 대전 문화초-대전 유성중(대전시티즌 U-15)-충남기계공고(대전시티즌 U-18)를 거쳐 2015시즌 대전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아산 무궁화 시절을 제외하고는 대전에서만 88경기에 출전해 15골 11도움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이후 해외 무대에 진출했던 황인범이 모처럼 친정팀을 방문했고, 팬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황인범은 취재진과 만나 "작년에는 한국에 오지 못했는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전을 찾고 싶었다. 대전이 진짜 많이 달라졌고, 환경적인 측면에서 너무 좋아졌다. 이번 시즌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꼭 승격했으면 좋겠고,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 됐으면 좋겠다. 러시아에 돌아가서라도 응원하겠다"며 응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대전에서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성장한 황인범은 국가 대표팀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지난 2018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소집되어 A매치 데뷔전과 데뷔골을 넣으며 신고식을 마쳤고, 기성용의 후계자로 불리며 주가를 높였다.
벤투호의 황태자로 불리며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황인범은 2019년 1월 밴쿠버 화이트캡스에 입단하며 처음으로 해외 무대에 진출했고, 이후 2020년 8월에는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소속의 루빈 카잔으로 이적해 유럽 무대에 입성했다.
첫 시즌은 성공적이었다. 황인범은 유럽 데뷔 시즌 18경기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올리며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고, 카잔은 리그 4위를 기록하며 유럽 대항전 진출을 확정했다. 무려 6년 만에 유럽 대회로 돌아왔고, 2010년 이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
유럽 무대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 황인범은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유럽에서 첫 시즌을 보냈다. 팀 성적이 괜찮아서 만족한다. 개인적으로는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는 부상으로 놓친 경기가 많아 굉장히 아쉽다"면서도 "러시아 리그가 굉장히 거칠고 템포도 빠르다. 나에겐 도움이 많이 된 첫 시즌이었다. 직접 부딪치면서 연구했고, 효율적으로 뛸 수 있었다.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 유럽 첫 시즌이었고,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더 좋은 활약을 약속했다.
[황인범 인터뷰 전문]
-성공적인 유럽 첫 시즌, 소감은?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유럽에서 첫 시즌을 보냈다. 팀 성적이 괜찮아서 만족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는 부상으로 놓친 경기가 많아 굉장히 아쉽다. 첫 시즌은 적응하는 시즌으로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있고, 다음 시즌 더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재활 잘해서 프리시즌 잘하면 다음 시즌 축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이 될 거 같아서 개인적으로 욕심도 있고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고대했던 유럽 진출, 직접 뛰어 보니 어땠는가?
러시아 리그가 굉장히 거칠고 템포도 빠르다. 제게는 도움이 많이 된 첫 시즌이었다. 벌써 3개 리그, 4개 팀을 옮겨 다니며 선수로서 많은 경험을 했다. 선수로 얻을 수 있는 게 많고 은퇴하고서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유럽에서 더 싸우고 부딪쳐 본 후에 정말 힘들고 안 될 거 같을 때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다. 유럽 생활은 솔직히 힘들다. 한국이 그립지만 아직은 축구 욕심이 더 크다.
-축구 스타일과 이동 거리가 긴 러시아 리그라 우려가 많았는데
이적하기 전에 감독님께 물어본 것 중 하나가 유럽 선수들에 비해 피지컬이 좋은 편이 아니라 덩치 큰 선수들과 잘 경쟁할 수 있겠는지를 불어봤다. 감독님이 이미 혼다를 지도해봤고 나 같은 선수는 피지컬로 활용하려고 데려오는 게 아니라고 답해주셨다. 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 그리고 생각을 빨리하는 영리한 축구 등 나만의 역할이 있다고 말하더라. 그 말을 듣고 경험해보니 실제로 몸싸움을 즐겨하진 않지만 도움 많이 되더라. 어쩔 수 없이 부딪치며 버티는 부분도 마음먹고 영리하게 연구하니까 효율적으로 뛸 수 있었다.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해 대표팀 소집 중 코로나 감염됐었다
바로 소속팀 돌아가서 음성 판정 받고 경기 뛰며 득점도 했다. 그렇게 크게 영향을 받진 않은 거 같다. 다만 확진 판정 당시 답답하고 거의 1년 만에 소집돼서 경기 뛸 생각을 하고 몸도 좋았는데 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몸 상태는?
한국 와서 2주 격리하는 기간 많이 좋아졌다. 오히려 구단에서는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하더라. 이미 경기를 많이 놓치고 다음 시즌으로 가는 상황에서 혹시나 무리할 경우 경기를 못 뛸 수 있는 상황을 우려했다. 감독님께서 다음 시즌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서 마음 편하게 쉬고 재활 잘하고 오라고 하셨다. 재활 잘하고 있고 상태는 한 달이 벌써 돼서 많이 좋아졌다.
-친정팀 대전을 방문한 이유는?
지난해에는 한국 자체를 오질 못했다. 2019년 벤쿠버 때도 경기를 보러 오진 못했지만 영상으로 대전 팬들을 만나는 등 많은 것을 하려고 노력한다. 지금의 대전은 환경적으로 많이 좋아졌지만 내가 있을 땐 많은 게 부족했다. 당시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팬들이 많은 사랑을 보내주고 안 좋은 이야기보단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내가 온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그 분들을 위해 와서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사실 서울에서 지내다가 오늘 처음 내려왔다. 좋아해주시는 팬들 보니 나도 좋고 감사하다. 더 잘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된다.
-대전하나시티즌, 기업구단으로 바뀌었는데 많이 달라졌나?
역시 기업구단이다.(웃음) 시설도 많이 좋아졌고 선수들도 1부 리그에서 뛰어도 손색없을 정도의 선수가 많다.
-현재 대전의 중원이 상당히 강하다. 어떻게 봤는가?
감독님께 인사드리러 갔는데 옆에 있던 직원에게 계약서 안 가지고 왔냐고 하시더라(웃음). 그래서 생각을 해봤는데 와도 뛸 자리가 없을 것 같다. 현식이도 친분은 없지만 또래라 어렸을 때부터 봐왔고 진현이는 아시안게임을 함께 다녀왔다. 진섭이 형은 안산 시절 상대하면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선배였다. 팀이 잘 만들어지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세 선수다. 세 선수가 잘해줘야 대전이 더 좋은 성적을 얻어서 1부 리그에 가서도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내 자리는 없는 것 같다.
-대전을 향한 응원 메시지
감독님께 '저 안 와도 1위잖아요'라고 하니 '2위야 인마'라고 하시더라. 누군가는 지금 1위가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항상 1위를 지킬 줄 아는 팀이 1위를 지키더라. 감독님 지도 잘 따라서 팀이 내가 있었을 때와 다르게 이기는 습관을 들여서 대전이 한국을 대표하는 클럽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선수들이 잘해줄 거라 믿고 팬들도 항상 응원 잘해주시니 성적이 좋아질수록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저도 러시아로 돌아가서도 항상 그랬던 거처럼 응원 할 테니 팬들도 저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