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의 결합 심사 지연에..아시아나 '속앓이'

정유미 기자 2021. 6. 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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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정위·미국 등 이달 중 통과 미지수..장기화 땐 재정 부담
인수대금 비축·화물사업 호조 힘입어 '재무적 우려 없어' 시각도

[경향신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절차가 지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독자적인 ‘코로나19와의 싸움’이 길어지고 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정부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늦어지면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대한항공은 당초 이 시점까지 주요국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한 뒤 아시아나항공의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63.9%)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주요국 기업결합심사가 이달까지 종료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초 예정된 1조5000억원의 자금 확보가 늦어질 경우 추가로 재정적인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분기 매출 7834억원, 영업손실 11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고 부채비율이 2068%까지 치솟아 위기감이 고조됐다. 저비용항공사(LCC)와 비교할 때 적자 폭은 작았지만 지난해 4분기까지 이어지던 3분기 연속 흑자 행진도 마감됐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유동부채는 4조9727억원으로 유동자산 1조7983억원을 초과했다. 단기차입금 2조5710억원 등을 포함하면 3조원가량을 1년 이내 상환해야 한다. 자회사 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재정난도 아시아나항공에는 부담이다. 에어부산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838.7%에서 올 1분기 1750.4%로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 각각 800억원과 300억원을 이미 지원했지만 LCC 적자가 장기화될 경우 추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어 당장 유동성 문제를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물사업 확대에 따른 매출 안정과 백신 접종 증가에 따른 국제선 운항 재개 등으로 통합 때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2분기 화물 운임이 지난 1분기 대비 상승했고 물동량도 증가해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음달 인천~사이판 노선 등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국제선 운항의 재개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인수 자금으로 1조원을 받은 것도 숨통을 틔워 놓은 셈이다. 대한항공은 3000억원의 인수계약금과 4000억원의 중도금을 포함해 1조원의 인수자금을 아시아나항공에 지급한 바 있다. 당장 상환해야 할 자금 대부분이 산업은행 차입금이라는 점도 아시아나항공이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이유다. 산은이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에 조속한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지원받은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4000억원 중 3000억원만 사용한 상태여서 유동성 문제가 시급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대한항공과의 통합 계획이 당초 일정보다 다소 늦어지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적 우려는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업결합심사 필수신고 9개국 중 터키, 대만, 태국은 통과됐고 한국과 미국 등 6개국의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서 “빠른 시일 내 일정을 마무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을 조속히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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