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 방역 위반은 봐준 공군, 女중사에겐 이리도 가혹했다
예약했던 정신과 상담도 못받아
혼인신고 반차 내자 "똑바로 보고해"
성추행 피해를 호소했지만 공군 당국의 묵살 탓에 극단 선택을 한 공군 여군 이모 중사가 생전 상관의 과도한 코로나 검사 요구 때문에 정신과 치료도 못 받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KBS가 6일 보도했다.
이 중사는 지난 5월 성추행 피해를 당했던 제20전투비행단에서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전출됐다. 공군 방역 지침에 따라 2주 자가 격리를 마쳤던 이 중사는 15특수비행단 대대장으로부터 코로나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 중사는 “PCR 검사 지시를 받은 게 없다”고 했지만 대대장은 “전속 올 때 검사는 당연한 것 아니냐, 당장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고 이 중사 남편은 밝혔다. 결국 이 중사는 보건소에서 코로나검사를 받느라 당초 예정됐던 정신과 진료를 받지 못했다고 남편은 진술했다.
게다가 15특수비행단에선 이 중사에게 청원 휴가와 코로나 격리 기간 방문한 곳을 모두 보고하라고 했다. 이 때문에 이 중사는 고통스러웠던 정신과 의원 진료 내역과 상담실 방문 내역 등을 모두 제출해야 했다고 KBS는 보도했다.
이 중사는 새 부대 전속 이후에도 자신을 ’관심 간부’ 취급하는 분위기에도 극도의 고통을 호소했다. 이 중사 남편은 이런 분위기에 대해 “어디 사고 난 여군 한번 보자는 식으로 느꼈다” “모든 집중을 받는 것 같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중사의 극단 선택 하루 전이었던 지난달 21일에도 혼인 신고를 위해 반일 휴가를 신청했지만 상관은 ‘보고 똑바로 하라’고 면박을 줬다고 KBS는 보도했다. 이 중사는 이날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군 부사관에게 이리 가혹했던 공군은 정작 코로나 방역 지침을 대놓고 위반한 제3훈련비행단장 김모 준장 부부에겐 더할 나위 없이 관대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경남 사천에 있는 이 부대를 지휘하는 김 준장은 올 초부터 수도권에 거주하는 아내를 주말마다 부대 내 골프장으로 불러 참모들과 수시로 골프를 쳤다.
당시 김 준장 아내는 별도의 PCR 검사를 받지 않았다. 이외 김 준장은 간부 20여명과 ‘노마스크 축구'를 하거나, 10명 안팎이 참석한 음주 회식 등을 최소 17차례 가지는 등 온갖 방역 위반 논란을 일으켰다. 실제 이 부대에선 코로나 확진자가 상당수 발생했다. 그런데도 공군은 김 준장을 별도 징계하지 않고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엄중 경고’만 하고 넘어갔다.
공군사관학교 출신 고위 간부인 김 준장의 연쇄 방역 위반엔 이처럼 눈 감았던 공군이 군 내 성추행 피해자인 20대 초반 여성 초급 간부에겐 가혹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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