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당신 임자 만났다"

김윤나영 기자 2021. 6. 6.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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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어나니머스 경고 영상
“가상통화 놀이로여러 사람의 삶 파괴”
세계 비트코인 행사서도 성토 발언 쏟아져

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가상통화 시장을 쥐락펴락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임자 만났다”며 경고를 보냈다.

어나니머스는 5일(현지시간) 유튜브에 ‘머스크에게 보내는 어나니머스 메시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3분47초짜리 이 영상은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사람이 변조된 음성으로 머스크에게 경고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어나니머스는 영상에서 머스크에게 “당신이 가상통화 시장에서 하는 놀이 때문에 여러 사람의 삶이 파괴됐다”며 “수백만명의 소매 투자자들은 삶을 개선하고자 가상통화에서 얻는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이 안에서 당신이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번엔 임자를 만났다. 기대하라”고 말했다. 또 “당신은 세계 노동계층의 대다수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감도 없을 것”, “당신은 수백만달러 저택에서 밈으로 노동자들을 조롱했다”고 비판했다.

어나니머스는 ‘해커 활동가’를 표방하며 2006년 설립된 사이버 사회운동단체다. 부정부패, 인터넷 검열, 증오행위, 공권력 남용 등을 감시한다는 명목으로 각종 해킹 활동을 벌여왔다.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비트코인 행사 ‘비트코인 2021 콘퍼런스’에서는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선언해 가격을 급락시킨 머스크를 성토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사회자로 나선 ‘카이저 리포트’ 진행자 맥스 카이저는 머스크를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행사 시작을 알렸고 참석자들은 박수로 환호했다. 가상통화 거래소 제미니의 창업자 타일러 윙클보스는 “화성의 통화는 달러가 아닌 비트코인이 될 것”이라면서 비트코인을 손절하고 도지코인 등을 띄워온 머스크를 저격했다. 머스크는 자신을 비난하는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오자 “이건 지독한 마약”이라고 응수했다.

비트코인을 공식 통화로 받아들이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이날 ‘비트코인 2021 콘퍼런스’에 보낸 영상을 통해 비트코인을 달러화와 함께 법정통화로 인정하는 법안을 다음주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이 의회의 과반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실제 법안이 제출되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법안이 시행되면 엘살바도르는 세계에서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받아들인 나라가 된다.

머스크는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상통화 시장을 쥐고 흔들고 있다. 그는 이날 음란한 의미를 담은 트윗을 날리며 성인물 콘텐츠 거래에 쓰이는 특정 가상통화의 가격이 400%나 치솟도록 부추겼다. 머스크는 전날에는 트위터에 깨진 하트 이모지와 함께 ‘#비트코인’이라는 해시태그를 올려 비트코인 가격을 떨어뜨렸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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