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치인 vs 300통화 vs 박정희

박순봉 기자 2021. 6. 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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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전 마지막 주말 '치열한 경쟁'

[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오른쪽)가 6일 울산 남구 국민의힘 울산시당을 방문해 당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6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 ‘청년 정치’ 세대교체 강조
나, 지역 의원 전화 ‘당심 공략’
주 “TK 정신·의미 되짚을 것”
당원 명부 유출 ‘비방전’ 잡음

6·11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전 마지막 주말, 후보들은 ‘굳히기냐, 뒤집기냐’를 두고 막판 전략을 펼쳤다. 이준석 후보는 ‘청년’과 ‘세대교체’를 부각하며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뒤를 쫓는 나경원, 주호영 후보는 당심에 호소했다. 나 후보는 ‘지역 리더’들을 파고들었고, 주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대구·경북(TK)을 공략했다. 다만 나·주 후보는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야권통합이 어려워지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배제될 수 있다고 협공했다. ‘1위 견제’에선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 후보는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여당 ‘청년 정치인’들을 띄우면서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그는 여당 청년 정치인들의 장점을 열거하면서 “민주당의 젊은 정치인들이 수적으로 훨씬 우세하다”고 썼다. 국민의힘에 자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겠다는 의도다.

이 후보는 이날 울산을 찾았고, 7일에는 인천을 방문한다. 이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러 지역에서 찾아와달라는 요구가 와서 못 간 지역들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남은 기간 움직이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주간 TK 지역에 집중하던 전략을 바꿔 ‘굳히기’에 들어간 셈이다.

추격 주자들은 뒤집기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나 후보는 ‘당심 잡기’를 위해 기초·광역 의원 집중 공략에 나섰다. 나 후보 캠프 관계자는 “주말 동안 후보가 기초·광역 의원들에게 직접 300통 정도 전화를 돌렸다”고 말했다. 당원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나 후보는 이날 강원에서 당원들을 만나 “당심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후보는 TK 집중 공략에 들어갔다. 이날 대구 충혼탑 참배를 시작으로 경북 포항의 포스코,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등을 찾았다. 주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명록에 “민족중흥의 위대한 영도자 박정희 대통령님의 애국애족심을 더욱 키워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겠다”고 적었다. 대구 ‘대표 선수’로서 책임당원 비중이 높은 TK 표심을 잡아 역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나·주 후보는 ‘이준석 견제’에는 힘을 모았다. 나 후보는 ‘검사 출신이 바로 대통령이 된 적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 후보의 연대설을 제기했다. 주 후보도 ‘낙인찍기는 대선 필패의 지름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합세했다. 이 후보는 SNS에서 “나 후보가 (‘지라시’) 비슷한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려서 음모론을 제기한다”고 받아쳤다.

당대표 선거가 치열해지면서 잡음도 나왔다. 이 후보는 SNS에서 “당원 명부가 통째로 특정 캠프에 의해 유출돼 이준석 비방 문자를 보내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후보 측은 당 선관위에 수사의뢰를 요청했다. 이 후보가 언급한 문자메시지에는 동영상 연결 주소가 담겨 있는데, 해당 동영상 제목은 ‘이준석이 대표가 되면 당이 망하는 이유’ 등이다. 나 후보는 SNS에서 이 후보의 주장에 “아무 근거도 없이 마치 다른 후보가 당원 명부를 유출한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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