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 두 명이 집요한 회유..악에 받쳐 바락바락 울었다"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6일)은 66번째 현충일입니다.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것 못지 않게, 성폭력을 당한 공군 부사관이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했던 비극적인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는 것 또한 현충일 정신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 KBS가 故 이 중사의 남편이 쓴 진술서를 입수했는데, 여기에는 부대 상관들의 지속적인 회유와 협박 정황들, 그 과정에서 이 중사가 겪은 극심한 고통의 흔적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었습니다.
먼저 강병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밤.
가해자인 장 모 중사는 이 중사를 숙소까지 따라가며 집요하게 사건 무마를 요구했다고 이 중사의 남편이 밝혔습니다.
장 중사는 "신고할거지? 신고해봐"라고 조롱했고 이 중사를 숙소에서 불러낸 뒤 무릎을 꿇고 없던 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고도 했습니다.
자신에게 해를 입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이 중사는 신고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가해자가 떨어지길 바랬다고 남편은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상관에게 신고하자 돌아온 건 지속적인 회유와 압박이었습니다.
부대 상관들은 문제가 불거지면 회식 참가자들이 피해를 입는다며 협박했고, 가해자와 마주치지 않게 하겠다며 이 중사를 회유했다고 남편은 전했습니다.
이에 이 중사는 "분하고 악에 받쳐 바락바락 울면서 '그러면 보고를 안 할테니 장 중사와 완벽히 분리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겁니다.
이 중사 남편은 이 회유 자리에 노모 상사와 노모 준위가 있었다고 이 중사가 말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노 상사는 이후 이 중사에게 말좀 잘해달라고 자신에게도 합의를 종용했다며 "용서가 안되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국선 변호사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국선 변호사가 선임된 것은 사건 발생 일주일 뒤인 3월 9일이었지만, 대면 면담은 한 차례도 없었고 전화 통화마저 50일 뒤에야 처음 이뤄졌습니다.
[이 중사 어머니 : "국선변호사 선임 했습니다. 했는데, 우리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어요. 우리 아이는 이 부분에서도 굉장히 불안함을 느꼈고요."]
유족 측은 다음주 초 국선 변호사를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영상편집:유지영
강병수 기자 (kbs03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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