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거스르는 듯.. 아우디 질·주·본·능

조병욱 2021. 6. 6. 20: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제스피디움서 주행체험 행사
전기·내연차 고성능 라인업 총출동
R8 '레이싱 DNA' 품은 듯 역동적
하반기 출시 전기세단 e-트론 GT
전자식 사륜구동, 힘·안정감 강점
덩치 큰 SUV RS Q8 코너링 '날렵'
지난 1일 강원 인제군 기린면의 자동차경주장 ‘인제스피디움’에서 운전자들이 아우디의 610마력 고성능 스포츠카 ‘R8 V10 퍼포먼스’ 차량을 2.57㎞ 트랙에서 주행하고 있다. 아우디코리아 제공
8457 RPM.

지난 1일 강원 인제군 기린면의 자동차경주장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아우디 주행 체험 행사에서 기록한 순간 최대 엔진 회전수다. 이는 엔진의 주축인 크랭크축이 60초 만에 8457바퀴를 회전했다는 의미다. 평소 일반도로에서 2000∼3000RPM으로 주행하는 것을 감안하면 극한의 성능을 발휘한 것이다. 고성능 차가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를 앞둔 아우디의 전기 스포츠카 e-트론 GT부터 고성능 모델인 RS e-트론 GT, R8, RS 6, RS 7, RS Q8를 한자리에서 시승하는 행사가 열렸다.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모델들은 독일에서 특별히 공수해 왔다. 행사는 고성능 차량 중심의 트랙 주행과 슬라럼 구간을 통과하는 특장점(USP) 드라이빙, 인제군 국도의 경치를 감상하며 달리는 시닉 드라이빙 등 3가지로 나눠서 진행됐다.

◆트랙의 질주 본능 그대로 옮겨와

인제스피디움 트랙에서 만난 아우디 R8은 “극한의 모터스포츠에서 얻은 DNA를 일상 도로로 옮겨왔다”는 말을 실감나게 했다. F1 차량처럼 스티어링휠에 시동 버튼이 달려 있다. 시동을 걸자 잠에서 깨어난 야수처럼 610마력의 엔진은 우렁찬 배기음을 내뿜기 시작했다.

57.1㎏·m토크를 자랑하는 10기통 5200㏄의 직분사 엔진은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차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2.57㎞ 트랙의 어떤 코너를 만나도 스티어링 휠을 꽉 쥐고 돌리면 마치 중력을 거스르듯 자유자재로 선을 그렸다. 직선 주로에서는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눈 깜빡할 새 속도계는 200㎞/h를 향해가고 있었다. 한때 R8은 화려한 외형 때문에 ‘패션카’라는 놀림을 받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이 말이 무색했다.

카레이서가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해서 느껴본 성능은 일반 운전자가 몰 때와는 또 다른 성능을 발휘했다. 코너에서도 100㎞/h가 넘는 속력으로 중력을 이겨내며 달렸다. 기어도 1단에서 최고단 사이를 순식간에 오르내렸다. R8뿐만 아니라 왜건 형태의 RS 6 아반트와 고성능 세단 RS 7 등도 600마력의 힘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날 RS 6 아반트를 주행한 아우디 홍보대사 유경욱 선수는 “왜건 고유의 특성에 RS모델이 가진 민첩하면서도 역동적인 주행 성능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며 “뛰어난 균형감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아우디의 전기 세단 e-트론 GT와 RS e-트로 GT는 전기차 특유의 주행 질감을 선사했다. 내연기관 차와 달리 조용하면서도 초반부터 최고 출력을 내뿜는 이 차량은 마치 로켓을 탄 듯한 가속력을 선보이면서도 고급 세단처럼 부드러웠다.

30년간 아우디에서 운전교육을 담당한 클라퍼 시니어 인스트럭터는 “액셀을 밟는 순간 646마력의 강력한 출력이 이 차가 진짜 전기차인지 의심이 들게 한다”며 “특히 전자식 콰트로(사륜구동)의 빠른 반응력은 날카로운 코너도 부드럽게 만들며 안정감과 상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5m 넘는 큰 차체도 뒷바퀴 움직여 유턴도 ‘척척’

트랙에서의 고성능 체험 주행이 끝나고 아우디의 기함급 SUV인 RS Q8의 다양한 성능을 체험하기 위해 USP 드라이빙 코스에서 시승했다. 이 차는 4.0L, V8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과 8단 팁트로닉 변속기가 탑재됐다. 큰 덩치의 SUV지만 600마력, 최대토크 81.6㎏·m로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3.8초면 가속한다.

RS Q8은 뒷바퀴가 5도가량 움직여 유턴할 때 회전 반경을 줄여주는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이날 좁은 유턴 구간에서 전장 4705㎜의 세단 A5와 비교 시승한 결과 A5는 한 번에 돌지 못하는 코너를 전장 5010㎜의 RS Q8은 한 번에 빠져나갔다. 연속되는 슬라럼 코너를 좌우로 주행할 때도 2460㎏의 공차중량이 무색할 정도로 좌우로 날렵하게 움직이며 기민한 성능을 발휘했다. 실내에서는 차량이 조용하게 느껴졌지만 실외에서는 RS 모델 특유의 카랑카랑한 배기음도 일품이었다.

◆콰트로의 안정감… 강원도 풍경 즐기며 여유로운 주행

이날 오전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트랙을 벗어나 강원도 인제군 일대의 풍경을 즐기는 시닉 드라이빙 코스를 체험했다. 70분간 아우디의 전기 SUV e-트론 50 콰트로와 A7의 고성능 모델인 S7을 각각 주행했다.

굽은 산길 구간에서 e-트론 50 콰트로는 기존 SUV와 다르지 않은 주행 감각을 선보였다. 일부 요철구간에서는 배터리 때문에 무거운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 기우라고 느껴질 만큼 부드러운 서스펜션 반응을 보였다. 특히 카메라를 활용한 버추얼 사이드미러는 이날 비가 내리는 환경에서 주변 상황을 더 또렷하게 전달해줬다. 정숙하고 진동이 적은 전기차는 운전을 하며 주변 풍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어 운전대를 잡은 S7은 이날 산길 주행에서 이어지는 코너를 깊게 돌아나갈 때도 차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노면에 납작하게 붙어서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스포츠카의 민첩함을 갖췄으면서도 세단의 안락함을 동시에 공략하는 차 다웠다. 이 차의 제원은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71.38㎏·m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5.1초면 도달한다.

제프 매너링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전동화는 아우디의 미래”라며 “아우디가 생각하는 미래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드리고, 어떻게 ‘살아있는 진보’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지 경험하는 자리”라고 이번 행사를 소개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