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씩, 올들어 7% 껑충.. 아파트값, 서울 바깥이 더 무섭다

진중언 기자 2021. 6. 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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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도권 집값 상승률 역대최고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일 조짐이 안 보인다. 정부와 여당이 집값 안정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거침없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6.95% 상승했다. 부동산원이 200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1~5월 상승률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월간 기준으로 5개월 연속 1% 이상 올랐는데, 이 역시 사상 처음이다.

/그래픽=김성규

수도권 아파트값 ‘고공 행진’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11억원을 훌쩍 넘은 상황에서 매수 수요 일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인천으로 옮겨갔고,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교통·개발 호재가 수도권 집값을 끌어올린 측면도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땅 투기 의혹 등 여파로 공공(公共)이 주도하는 정부 공급 대책에 대한 실망감이 수도권 아파트 매수 수요로 가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 아파트값 5개월 만에 평균 7% 올라

올 들어 서울보다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값이 훨씬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값이 올 들어 5월까지 8.96%, 인천은 그보다 높은 9.75%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2.49%)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특히 인천은 3월부터 3개월 연속 월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2%가 넘는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전용면적 59.99㎡는 1월 초만 해도 실거래가가 5억원 후반대였지만, 지난달 24일엔 13층 매물이 7억원에 팔리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인근 한 중개 업소 관계자는 “인천 집값이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인식 때문인지 인천·서울에 사는 실수요자들과 투자자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5월까지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지역도 많다. GTX 호재가 반영된 의왕(19.45%)은 5개월 사이 20% 가까이 급등했다. 시흥(16.8%), 안산(16.15%)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이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집값 상승률이 미미했던 수도권 동북부의 양주(11.87%)와 의정부(11.37%)는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작년 같은 기간의 11~18배에 달한다.

◇경기도 30평대 아파트도 20억원 시대

경기도 내 핵심 입지의 신축 아파트 단지 집값은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과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은 4월 중순 경기도 내 전용면적 84㎡(공급 34평형) 아파트로는 처음으로 20억원에 팔렸다. 이 단지는 불과 10여일 뒤 20억5000만원에 계약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최근 호가는 22억원에 달한다. 성남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139㎡(공급 52평형)는 4월 35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맺었다. 수원 영통이나 의왕 30평대 아파트도 최근 실거래 가격이 15억~16억원에 달한다.

수도권 아파트 매수 수요는 경기도 외곽 지역으로 점차 확산하고 있다. 평택(2.5%)과 오산(2.25%)은 최근 한 달 동안 아파트값 상승률이 수도권 평균의 2배가 넘는다. 이천, 여주, 가평, 양평 등 비(非)규제 지역에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엔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지점장은 “여윳돈을 활용하려는 투자 수요가 규제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이번 정부는 투기 수요를 잡겠다며 ‘핀셋 규제’를 강조했지만, 수도권 전 지역에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공급, 세제, 금융 등 부동산 규제 전반을 혁신적으로 완화하지 않으면 ‘집값 잡기’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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