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검찰로" 윤석열, 반년만에 "분노하지 않는 나라로"

김민순 2021. 6. 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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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전씨를 만난 자리에서 "천안함 괴담을 만들어 유포하는 세력들, 희생된 장병들을 무시하고 비웃는 자들은 나라의 근간을 위협하고 혹세무민 하는 자들"이라며 "내가 어제(5일)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쓴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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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전날 현충원 참배.. 대선 레이스 공식 합류 임박한 듯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이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호국영령 무명용사비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현충일을 하루 앞두고서다. 그는 방명록에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대선 출마선언 등 윤 전 총장의 대선 레이스 공식 합류가 임박한 분위기다.


윤석열, '6말 7초' 공개 행보 시작 가능성 커져

이날 오전 현충원을 방문한 윤 전 총장은 충혼탑 지하 무명용사비와 위패봉안실에 헌화하고 참배했다. 이어 일반 묘역에서 월남전 참전자 및 대간첩작전 전사자 유족을 만나 위로했다. 지난 1월 검찰총장 신분으로 방문해 "조국에 헌신하신 선열의 뜻을 받들어 바른 검찰을 만들겠다"고 '검사 윤석열'에 방점을 찍었던 것과는 달리 이날 방명록에는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대선 출마 의지를 굳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전 총장 5일과 6일 K-9 자주포 폭발사고 피해자 이찬호씨와 천안함 폭침 사건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 전준영씨를 각각 만나 '보훈 행보'를 이어갔다. K-9 자주포 폭발사고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인 2017년 8월 벌어진 사건으로 이씨를 포함한 7명이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쳤다. 천안함 폭침 사건의 경우 지난 3월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재조사 결정이 알려진 뒤 생존자의 반발이 이어져 왔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전씨를 만난 자리에서 "천안함 괴담을 만들어 유포하는 세력들, 희생된 장병들을 무시하고 비웃는 자들은 나라의 근간을 위협하고 혹세무민 하는 자들"이라며 "내가 어제(5일)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쓴 이유”라고 말했다.

최근 부쩍 잦아진 윤 전 총장 행보를 두고, 공식적인 대선 레이스 합류가 무르익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달 22일부터 윤 전 총장은 정진석·권성동·장제원·유상범·윤희숙 의원 등 국민의힘 인사들과 차례로 접촉하면서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당내에선 11일 전당대회 이후인 '6말 7초' 입당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한 뒤 작성한 방명록.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제공=뉴스1

"검사가 바로 대통령 된 경우 없어" 김종인, 尹 견제 의도는?

윤 전 총장 등판이 임박해 오면서 '킹메이커'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4일 안상수 전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동서고금을 통틀어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며 "지금은 경험 있고 노련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3일 대구 경북대 강연을 마친 뒤에는 "100% 확신할 수 있는 대선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며 "별의 순간은 아무 때나 잡는 게 아니다"고도 했다. 지난 3월 검찰총장 사퇴와 함께 지지율이 급등한 윤 전 총장을 향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호평한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3일 오후 대구 동구 MH 컨벤션센터에서 뉴대구운동 주최로 열린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 초청 특강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이 참석자들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여의도에 '윤석열 파일'이 있다는 말이 도는 등 점차 커질 수밖에 없는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걱정이 아니겠느냐"며 "특정 사건을 판단할 때 '잣대'가 명확한 검사로서의 시선만으로는 향후 정치인으로 활동하기에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킹메이커'로서 김 전 위원장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상수로 되는 듯하자 초조하신 것 같다"며 "본인이 킹을 만들어, 킹처럼 되고 싶다는 권력과 관련한 노욕이 본심인 것 같다"고 김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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