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조리실 가보니.. 조리병 1명이 490인분 고기 볶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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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4시쯤 경기도 파주에 있는 육군 9사단 예하 부대 조리실.
조리병 1명이 조리용 삽을 이용해 490인분(부대원 총원)의 고기를 한창 볶고 있었다.
취재진이 찾은 또 다른 부대인 공군 3여단 예하 부대에서 만난 조리병 유지헌 상병은 근무 강도를 묻는 말에 "아무래도 사람이 많다 보니 힘든 편"이라며 "허리나 손목 등 부상이 잦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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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장병 도시락 배송까지 업무 더 늘어
조리병 1명이 조리용 삽을 이용해 490인분(부대원 총원)의 고기를 한창 볶고 있었다. 반팔 티셔츠를 입고도 연신 구슬땀을 훔칠 정도로 내부는 찜통이었다. 이날 저녁 메뉴는 잡곡밥에 호박된장찌개, 돼지불고기, 모듬쌈, 총각김치였다. 후식으로는 참외가 준비됐다.
이 부대 조리병은 모두 11명. 최근 3명이 휴가를 나가 8명이 매일 아침·저녁 식사로 350~400명분을 차린다. 점심은 간부까지 포함돼 450명분이다. TV에서 보던 ‘삼시세끼’와는 다른 차원이다. 조리병은 늘 ‘짬밥’과의 전투를 치른다고 했다.
장병 1인당 매끼 55인분을 책임져야 한다. 조리병 1인당 75∼110인분으로 알려진 육군의 평균치보단 그나마 나은 상황이라고 한다. 부대 관계자는 “이곳엔 민간 조리원이 4명이나 배치돼 장병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는 얘기도 했다.
조리병 임무는 비단 음식을 만드는 데 국한되지 않는다. 조리실 냉장고에는 냉장고 청소, 창고 정리, 도시락 보관 및 주변 정리, 보일러실 정리 등 해야 할 일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근무는 이어진다.
부실급식의 이면에 이러한 조리병 혹사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이 부대 대대장은 “(조리병들이) 조리병을 향해 밥이 맛없다, 양이 적다고 불평하지 말라고 공지해 달라고 한다”면서 “일과시간 중 체육활동을 허락하거나 오후에 PX를 이용할 시간이 없으니 오전 중 이용하게 해 달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조리병이 주말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젠 주말엔 휴대폰을 가져오게 한다”고도 했다.
취재진이 찾은 또 다른 부대인 공군 3여단 예하 부대에서 만난 조리병 유지헌 상병은 근무 강도를 묻는 말에 “아무래도 사람이 많다 보니 힘든 편”이라며 “허리나 손목 등 부상이 잦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부대 관계자들은 장병 1인당 하루 급식비를 1만원으로 긴급 인상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다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군 급식을 민간위탁 등 외주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선 부대 급식준비 현장이 언론에 공개된 건 지난 4월 시작된 부실급식 논란 이후 처음이다.
박병진 기자·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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