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대 명품 피아노 보러오세요"

오수현 2021. 6. 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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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스타인웨이 매장오픈
18대 전시..40억원 웃돌아
명피아니스트들 연주 그대로
'스피리오' 모델 주문 몰려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 1층에 신규 오픈한 스타인웨이갤러리서울. 세계적인 명품 피아노 브랜드인 스타인웨이&선스의 국내 유일 매장이다. [사진 제공 = 코스모스악기]
지난 1일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 1층. 약 600㎡(약 180평) 규모 이곳 매장에 '스타인웨이 갤러리서울'이 새로 문을 열었다. 세계적인 명품 피아노 브랜드 스타인웨이&선스의 유일한 국내 매장이다. 이전까지는 바로 옆에 위치한 코스모스악기 본사 3층에 있었는데 이곳으로 자리를 옮기며 매장 크기를 2배로 늘렸다.

이곳 매장에 전시된 피아노는 모두 18대. 이들 피아노 가격을 모두 합치면 40억원이 넘는다. 대당 평균 가격은 2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 이번 매장 이전은 개인 고객 확대를 위한 포석이다. 스타인웨이 피아노는 국내에서 연간 30~40대가 팔린다. 연 200여 대가 팔리는 일본에 크게 못미치고, 인구 600만명인 싱가포르의 판매 대수보다도 약간 적다. 판매량의 70%가량은 개인 판매가 아닌 연주홀이나 음악대학 등에서 구입하는 B2B 거래다.

스타인웨이는 이번 매장 확장과 동시에 개인 고객을 타깃으로 한 특별한 피아노를 들여놨다. 바로 6000여 개에 이르는 연주 파일이 실제 피아노로 연주되는 기능이 부가된 모델 스피리오(spirio)다. 스마트폰에 스피리오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스피리오와 연결하면 놀라운 일이 펼쳐진다. 피아노 건반이 저절로 움직이며 김선욱, 선우예권 등 명피아니스트들이 직접 스타인웨이 뉴욕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연주를 그대로 재현해 낸다. 또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글렌 굴드 등 이미 세상을 떠난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들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이들 연주자가 남긴 음반을 통해 그대로 재현해 냈다.

음원이 내장된 자동 피아노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자동 피아노는 볼륨을 줄일 수 있지만 스피리오는 불가능하다. 피아노 앞에 연주자가 앉아 있지 않을 뿐 실제로 해머가 현을 때리며 연주되기 때문이다. 터치와 페달링 모두 실제 연주와 동일하다.

물론 일반 연주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일반 스타인웨이 피아노와 사운드, 터치 등에서 차이가 없다. 스피리오 가격은 2억원에서 2억9100만원 사이. 웬만한 고급 수입차 가격을 훌쩍 웃도는 가격이다. 민관기 코스모스악기 대표는 "스피리오 모델은 가격이 최고 3억원에 가까운데도 전 세계적으로 주문이 밀려서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독일 함부르크 공장에서 제작해 배송받는 데까지 반 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스타인웨이는 자타가 공인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피아노로, 19세기 중엽 미국 뉴욕에서 설립됐다. 클래식의 본고장 서유럽의 명품 피아노 브랜드 에랄, 프레이얼 등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20세기 들어 최고의 연주자들의 선택을 받기 시작했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글렌 굴드 등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회 때마다 스타인웨이를 연주하며 일약 명품 브랜드로 도약한 것. 피아니스트 조재혁은 "스타인웨이의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소리가 좋은 걸 떠나 정말 정직한 소리를 낸다는 점"이라며 "소리를 제대로 만들어 내는 연주자에겐 한없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 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단점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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