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유승민, '복지후진국' 논란..주말에 무슨 일이
유승민 전 의원이 '공정소득'을 내세우며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에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경제학자 출신으로서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여야 주자들 역시 이 지사의 기본소득 때리기에 가세하는 분위기다.
유 전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서 "'공정소득'(니트·negative income tax)을 도입하자"며 "근로능력이 없거나 열심히 일해도 빈곤 탈출이 어려운 저소득층에게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같은 정부예산이라면 기본소득과 공정소득(NIT) 중에서 어느 정책이 더 나은가"라고 이 지사를 겨냥했다.
유 전 의원은 기본소득에 쓸 돈을 하위 50%에게 주면 2배를 줄 수 있다면서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하는 효과가 공정소득이 훨씬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또 소비 촉진효과도 공정소득이 더 크다면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은 재원 마련 차원에서 헛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아브히지트 베너지 교수를 언급한 칼럼을 소개하며 기본소득론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또 이 지사는 4일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베너지 교수와 (기본소득을) 사기성 포퓰리즘이라는 유승민 전 의원 모두 경제학자라는데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까요"라며 "베너지 교수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세계적 석학이고, 유승민 (전) 의원님은 뭘 했는지는 몰라도 아주 오래 국민의 선택을 받은 다선 중진 국회의원임을 판단에 참고하겠다"고 했다.
베너지-두플로 교수는 기본소득 주장이 선진국이 아닌 후진국에 해당한다고 밝혔다는 얘기다. 같은 당 소속이자 역시 KDI 출신인 유 전 의원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유 전 의원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말까지 왜곡해가며 나를 비난하려 애쓰는 이 지사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공세를 폈다.
여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자신의 논조와 비슷한 부분만 발췌해 주장의 타당성을 꿰맞추는 것은 논리의 객관성이 아닌 논지의 왜곡"이라며 "최소한 토론의 기본은 갖춰야 하지 않겠느냐"고 비판에 동참했다. 기본소득을 가리켜서는 "용돈 수준도 안 되는 한 달 4만원을 지급하기 위해 국가 예산 26조원을 투입하는 예산편성이 과연 합리적이냐"고 지적했다.
결국 이 지사는 5일 "복지후진국에선 복지적 경제정책인 기본소득이 가능하다"며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선진국이 맞지만, 복지만큼은 규모나 질에서 후진국을 면치 못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도 "노벨상 수상자 말씀을 금쪽같이 여기시는 이재명 지사가 '선진국에는 기본소득이 적절치 않다'는 베너지·듀플로 교수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기본소득을 고집할 길을 찾아 헤매신 모양"이라며 "대선주자쯤 되는 분이 한번 뱉은 말을 합리화하려고 악수에 악수를 거듭해 안쓰럽기도 하지만 국민들에게는 스트레스"라고 꼬집었다.
원희룡 지사도 비판에 가세했다. 원 지사는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기본'소득이 아닌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라며 "개념도 모르면서 이재명 지사가 기본소득을 고집하는 것은 청년과 서민의 좌절을 먹고사는 기생충과 뭐가 다른지"라고 반문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 저격수로 평가받는 윤 의원 외에 유 전 의원이 기본소득론 비판에 적극 가세한 점에 주목한다. 여권 대선주자 지지도 1위인 이 지사의 상징이기도 한 '기본소득'을 적극 공격하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부각하고 자신의 강점인 경제 전문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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