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문대통령 억울한 죽음·부실급식 사과..군 환골탈태해야

연합뉴스 2021. 6. 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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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불거진 군내 부실 급식 사례와 억울한 죽음에 대해 사과했다.

제66회 현충일을 맞아 군 통수권자로서 행한 추념사를 통해서다.

지난 3일 이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 지시, 이튿날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의 사의 즉각 수용에 이어 현충일 공식 사과에 이르기까지 문 대통령이 중사 성추행 사건을 대하는 태도는 전에 없이 단호하다.

이도 모자란 듯 문 대통령은 추념식 후에는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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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불거진 군내 부실 급식 사례와 억울한 죽음에 대해 사과했다. 제66회 현충일을 맞아 군 통수권자로서 행한 추념사를 통해서다. 사과에 동원된 '매우 송구'라는 표현은 문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과 책임감을 통감한다는 뜻을 담아낸 것으로 여겨진다. 공군 여중사 성추행·극단적 선택 사건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병영문화의 폐습이 억울한 죽음을 야기했다고 진단했다. 지난 3일 이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 지시, 이튿날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의 사의 즉각 수용에 이어 현충일 공식 사과에 이르기까지 문 대통령이 중사 성추행 사건을 대하는 태도는 전에 없이 단호하다. 이도 모자란 듯 문 대통령은 추념식 후에는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명복을 빌었다. 대통령은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뜻을 유족에게 전했다고 한다. 얄궂게도 보훈의 달에 겪어야 하는 실로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죽음으로 원통함을 호소하기 전에 군내의 신속하고 합당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위한 일벌백계가 이뤄지는 시스템이 작동했다면 적어도 이런 최악의 비극적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여중사 성추행 의혹 사건은 공군참모총장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그것으로 일단락될 성질의 사안이 결코 아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번 사건의 파문 확산을 막으려 집요한 피해자 회유와 조직적 사건 은폐가 시도됐다면 관련 책임자들을 가려내 필벌해야 한다. 그래야 군내 정의가 바로 서고 재발 방지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유족을 만나 철저한 조사를 재삼 다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토대 위에서 군내 젠더 평등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이뤄져야만 한다. 여성 군인들을 동료와 전우가 아니라 성적 대상화 하는 일부 남성 군인들의 시대착오적인 인식은 차제에 반드시 교정되어야 한다. 절도와 기강이 생명인 군대에서 상명하복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부하 여성 군인을 성추행하는 행위는 국가방위에 전념하라고 입혀준 제복의 의미와 가치를 더럽히는 행위다. 민간인들이 근무하는 직장에서도 성추행에 대한 경각심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는 마당에 엄격한 규율이 지배해야 마땅할 군대에서 성 관련 비위가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선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군대에 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군대가 마치 성범죄의 소굴인 양 인식된다면 이런 주장은 비빌 언덕 자체가 없게 된다. 남성 위주로 구성된 군 지휘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여전히 깨닫지 못한다는 따가운 지적이 있는 게 사실이다. 남녀 군인 모두가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받는 병영문화를 만드는데 지금부터라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부실 배식 문제도 한시바삐 정상화해야 한다. 최근 부실하기 짝이 없는 음식으로 구성된 병사들의 식판을 셀프고발 형태로 접해야 하는 국민의 마음은 불편하다. 그것도 개선을 다짐했다가 재현되기를 반복해 실망을 키웠다. 밥과 반찬의 양은 그렇다 치고 한눈에 보기에도 질마저 형편없어 보인다. 한창 식욕이 왕성할 때인 20대 장정들에게 허기를 채우려면 대충이라도 끼니를 때우라는 얘기 밖에 안된다. 나라를 믿고 귀한 자식을 군대에 맡긴 부모들에 대한 배임 행위나 다를 바 없다. 이와는 결이 다소 다르지만, 강원지역의 육군부대에선 간부들이 따로 식탁을 사용하고, 식판은 물론 남은 음식과 쓰레기 등의 뒤처리를 병사에게 미룬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우리 군의 일그러진 병영문화의 또 다른 조각이다. 문 대통령이 추념사에서 언급한 보훈의 의미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기도 하다. "이 땅에서 나라를 지키는 일에 헌신하는 분들의 인권과 일상을 온전히 지켜주는 것"으로 정의된 `보훈의 의미'를 군 수뇌부는 뼈아프게 되새겨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대로 이는 군 장병들의 인권뿐 아니라 사기와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하는 과제여서다. 우리 군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고 혁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신뢰가 꼭 실천으로 증명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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