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에 간부들 잔반 처리시키고 "부하들이 행복"..염장지른 간부식당 현수막

정충신 기자 2021. 6. 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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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6사단 취사병(조리병)이 '군기교육대 가도 괜찮다'며 간부식당을 따로 사용하는 간부들의 '식당 갑질'을 폭로하자 6사단이 화들짝 놀라 "계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급식 후 잔반 처리를 본인 스스로 하도록 교육했다"며 신속하게 식당 갑질 문화 개선을 약속하고 나섰다.

지난 5일, 6사단 모 대대 A병사는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도저히 못참겠다"며 "대대 고위간부들은 메인테이블에서 밥을 먹은 뒤 짬, 식기도구,입을 닦거나 코푼 휴지,이쑤시개,음료캔 등 쓰레기와 짬을 뒷정리 안하고 그대로 취사병한테 방치해 놓고 간다"며 관련 사진 여러장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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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6사단 간부들이 간부식당에서 식사 후 남긴 식판과 함께 식당 벽에 ‘여러분 덕분에 가족과 부하들이 행복해합니다’란 글귀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간부들이 병사들에게 짬과 식기도구,입을 닦거나 코푼 휴지,이쑤시개,음료캔 등 쓰레기와 짬을 뒷정리하도록 한 갑질 식당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육군 6사단 소속 병사라고 소개한 제보자가 5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 에 올린 간부식당 사진. 간부들이 식사 후 남긴 식판과 휴지등이 식탁에 어지러이 놓여 있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대전’ 캡처

▲6사단 뿔난 취사병,“간부 식판, 휴지 처리까지 병사 몫” SNS에 간부 갑질 폭로

▲ “여러분 덕분에 가족과 부하들이 행복” 간부식당 현수막 “이 포스터 실화냐” 비난

▲ 취사병 “군기교육대 가도 괜찮다…폭로할 갑질 어머어마하게 많다” 폭로

▲네티즌들 “초등학생도 식판 치우게 는데…유치원생만도 못한 군대 규율” 비판

▲육군 화들짝 놀라 “대대장도 자기식판 자기가…철저히 개선” 약속

육군 6사단 취사병(조리병)이 ‘군기교육대 가도 괜찮다’며 간부식당을 따로 사용하는 간부들의 ‘식당 갑질’을 폭로하자 6사단이 화들짝 놀라 “계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급식 후 잔반 처리를 본인 스스로 하도록 교육했다”며 신속하게 식당 갑질 문화 개선을 약속하고 나섰다.

지난 5일, 6사단 모 대대 A병사는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도저히 못참겠다”며 “대대 고위간부들은 메인테이블에서 밥을 먹은 뒤 짬, 식기도구,입을 닦거나 코푼 휴지,이쑤시개,음료캔 등 쓰레기와 짬을 뒷정리 안하고 그대로 취사병한테 방치해 놓고 간다”며 관련 사진 여러장을 공개했다.

A병사는 “이렇게 폭로하면 보복당할까봐 겁나서 (그 동안) 안했지만 휴가가 짤리든 군기교육대를 며칠 가든 다 필요없다”며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 “매끼 병사 서너 명이 대대 모든 인원의 식판 450장을 설거지한다. 말도 안 되는 짓이 여기서 벌어지고 있다”며 “이 문제를 개선하고자 몇 번이나 건의했지만 모든 간부가 방관해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A병사는 “폭로하고픈 갑질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진짜 변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특히 ‘육대전’에 올린 간부식당 사진에는 식사 후 남긴 식판과 함께 ‘여러분 덕분에 가족과 부하들이 행복해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어 네티즌들로부터 ‘(병사들 염장지르는) 저 현수막부터 걷어치워라’는 원성을 듣기도 했다.

육군은 6사단의 식사문화 개선 입장문을 신속하게 ‘육대전’에 올렸다.간부들이 먹고 남은 식판을 스스로 치우지 않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취사병들을 설거지 따까리(뒤치닥거리하는 아랫사람)‘ 취급하듯 해온 사실이 SNS에 사진과 함께 폭로되자 화들짝 놀란 6사단측은 “예하 대대에서 병영식당을 운영하면서 ’간부들의 식사 후 정리‘를 병사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신속하게 사실을 인정했다.부대 관계자는 “모든 간부가 아니라 일부 참모진이 식탁을 따로 사용하면서 뒷정리를 하지 않은 사실이 있었다”며 “이번 일을 통해 부조리를 철저히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대 장병이 동일하게 이용하는 병영식당에서는 계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잔반 분리 등 급식 후 처리를 본인 스스로 하게끔 재강조 및 교육했다”고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책임지도록 후속 조치 했음을 강조했다.더불어 “제도적으로 간부와 병사 모두에게 동일한 급식 시스템이 적용되도록 하겠다”며 배식의 질과 양에서부터 설거지까지 위, 아래 가리지 않겠다고 알렸다.

또 “직책에 따른 고유한 임무 수행 및 간부·병사식당 등 구분 없이 동일한 메뉴로 공평한 급식을 추진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정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개선책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다만 “일부 병사가 부대 모든 식판을 씻는다는 주장은 과장된 면이 있다”며 “부대는 식기세척기를 운영 중으로 개인 식판은 본인이 초벌로 씻고, 좁은 장소 탓에 일부 병사가 세척이 끝난 식판을 정리한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군사 전문가들은 “간부식당 병식당을 분리해 계급별로 차별화하는 급식제도와 함께 업무 과부하가 걸린 취사병들을 마치 가정부나 하인 부리듯 하는 현행 군 급식제도를 민간에 외주화하는 등의 감한 급양제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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