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억 팔' 다나카는 과연 연봉 값을 하고 있는 것일까

정철우 2021. 6. 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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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냥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일까. 혹시 구위 저하는 아닐까.

다나카 마사히로의 부진한 투구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다나카는 5일 마쓰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 5탈삼진 2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다나카가 나름 선전하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사진=라쿠텐 SNS
퀄리티 스타트는 겨우 채웠지만 전체적인 내용이 좋은 경기는 아니었다.

특히 피홈런이 충격적이었다. 홈런을 맞아선 안될 선수들에게 홈런을 내주며 흔들렸다.

다나카는 1-1 동점이던 2회말엔 선두타자 우구사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한 가운데로 몰려 들어간 초구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 당해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허용했다.

우구사는 지난해 데뷔한 2년차 선수. 지난해 출장이 13경기에 그쳤고 올 시즌에도 9경기 출장 뿐인 신예다.

통산 홈런은 '0'. 한 방 능력이 아주 없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아직 1군에서 홈런을 마구 칠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데뷔 첫 홈런을 중요한 순간에 내준 것이었다. 대투수 다나카에겐 굴욕적인 순간이었다.

멀티 홈런도 신예에게 허용했다.

중장거리포 유망주인 하야시 고타에게 맞았다.

1-2로 뒤진 6회 선두 타자 하야시에게 우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한 방이었다.

볼 카운트 1-0에서 가운데 몰린 143km짜리 패스트볼을 얻어맞아 큰 것을 허용했다.

하야시는 3년차지만 지난해 1군에 데뷔했고 고작 4경기를 뛰는데 그친 선수다.

올 시즌에도 이 경기가 8경기째였다. 첫 홈런은 지난 5월29일 지바 롯데전에서 기록했다. 통산 2호 홈런을 다나카에게 뽑아낸 것이었다.

다나카는 1-3으로 뒤진 7회초 2점을 따라 붙은 타선의 힘으로 패전 위기서 벗어났다. 라쿠텐은 역전승까지 거뒀다. 하지만 아직 채 영글지 않은 신예들에게 잇달아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떨궈야 했다.

경기 후 일본 언론들은 다나카의 컨디션이 최악이었음을 강조했다.

다나카가 이날 승리에 유독 기뻐 했다고 전하며 "오늘 피칭은 좋지 않았다. 어떻게든 던지면서 조절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그것도 기분이 좋지 않은 느낌이었다. 어쨌든 오늘 피칭은 힘들었다. 어려운 피칭이었다"는 다나카의 소감을 실었다.

단순히 한 경기의 부진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홈런을 맞아선 안될 수준의 선수들에게 멀티 홈런을 내준 대목은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다나카는 일본 복귀전서도 2개의 홈런을 허용한 바 있다.

도쿄 스포츠는 이날 홈런이 어린 선수들에게 모두 나온 점을 꼬집으며 "메이저리거 들과는 접근 방식이 다른 일본 타자들에게 다나카가 고전하고 있다. 포수와 함께 해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나카는 52이닝을 던지는 동안 7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8경기에 등판 했으니 거의 경기 당 1개 꼴로 홈런을 내주고 있는 셈이다.

일본 복귀 이후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나왔지만 평균 구속은 140km대 초.중반을 형성하고 있다.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투구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일본 내부에서도 "다나카의 투구가 너무 공격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홈런이 거의 없던 풋내기들에게 홈런을 허용한 것은 너무 쉽게 승부를 들어가려다 반대로 당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힘으로 아직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한 타자들도 압도할 수 없다는 건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

다나카의 투구에서 박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노련한 볼 배합으로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위기가 잦고 어렵게 겨우 고비를 넘겨가는 투구가 많이 나오고 있다.

다나카는 9억 엔(약 91억 원)을 받는 일본 최고 연봉 투수다. 하지만 지금의 투구가 그 정도 몸 값을 해내고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승3패, 평균 자책점 2.77의 성적은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풋내기들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모습을 보자고 라쿠텐이 그런 거액을 투자한 것은 아니다.

일본 내에서는 다나카의 현재 평균 자책점이 메이저리그 기준으로는 4.50정도에 머문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나카의 투구가 그만큼 평범하게 느껴진다는 뜻이다.

과연 다나카는 자신의 몸값을 충분히 해내고 있는 것일까. 실패라고 할 수는 없지만 복귀 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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