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에 쏘옥' 달콤한 디저트.. 행복한 티타임 [김셰프의 씨네퀴진]

최현태 2021. 6. 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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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케이크
英 담백한 '머핀'서 시작
美 넘어가 '스윗'하게 발달
작고 귀엽운 컵 모양에
과일·생크림 등 알록달록 토핑
영화 '어바웃 타임'선 웨딩 케이크로 꾸며
가족의 큰 행사 때마다 등장
우리의 '잔칫상 떡' 같은 느낌
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는 늘 흥미롭기 마련이다. 영화 ‘어바웃 타임’은 과거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소소하게 풀어낸 가장 잔잔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내용은 크게 자극적이지 않으며 배우들의 연기 또한 따뜻하게 다가온다. 영화에 나오는 ‘컵케이크’는 영국의 인기 있는 디저트답게 영화 요소 중간 중간 재미있게 등장한다.
 
#어바웃 타임

인간은 과거의 대한 후회와 미래의 대한 두려움을 늘 가지고 있다. 예측하거나 바뀔 수 없는 것에 대한 판타지는 불가능하기에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흔히 ‘자다가도 이불킥’이라고 할 만한 행동들은 정말 누구나 다 하나 정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리타드 커티스’ 감독의 영화 ‘어바웃 타임’은 그런 과거로의 여행을 가장 위트 있고 소소하게 푼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 요소와 가족, 그중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잔잔하고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내용들은 눈물이 나지만 슬프지는 않은 ‘감동’이라는 감정으로 깊이 다가온다.

주인공 팀의 집안 남자들은 어두운 공간에서 과거를 회상하면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는 과거를 바꿀 수 있는 그런 어마어마한 능력을 자신의 사랑을 되찾고, 주변 사람의 안위를 돌보고, 하루를 다시 살아가며 소소한 행복을 찾아 나서는 데 사용한다.

아버지 역을 맡은 빌 나이가 자신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아들 팀과 마지막 시간여행을 떠나 해변가에서 뛰노는 장면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잊지 않으려 마치 마음속 깊이 조각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뒤로하며 팀은 자신 또한 자식들의 그런 아버지가 된다. 팀의 아버지가 남긴 것은 단순히 시간을 되돌리는 엄청난 능력으로 얻을 수 있는 돈, 명예 같은 물질적인 것들보다는 그 능력에 의존하지 않으며 인생에서의 행복이란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라 본다.

#결혼식장의 컵케이크

영화에서 컵케이크는 가족의 행복한 큰 행사마다 등장해 영국에서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알 수가 있다. 마치 한국의 잔칫상에 올라오는 떡 같은 느낌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영화 줄거리 내내 유쾌한 판타지로 표현이 된다. 영화 중반부에는 드디어 과거를 바꿔가며 사랑을 쟁취한 주인공 팀과 메리는 행복한 결혼을 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 가장 행복하며 감동적인 순간이 아닐까 싶다. 신부가 입장할 때 나오는 음악 지미 폰타나의 일 몬도(IL MONDO)는 아들 팀뿐만 아니라 신부인 메리에게도 팀의 아버지가 얼마나 멋진 존재인지 보여주는 듯하다.

변덕쟁이 날씨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사람들은 둘의 결혼을 축하해 주고 피로연을 함께한다. 비를 맞는 그 자체로도 하나의 추억이고 행복이라고 표현을 하듯 결혼식을 참석한 이들 얼굴 하나하나에서 밝은 표정을 엿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비가 흠뻑 내려 파티장이 엉망이 되는 순간은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간을 되돌린다면 비가 오는 날이 아닌 다른 맑은 날짜로 바꿀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영화 ‘어바웃 타임’의 웨딩 케이크
이때 피로연 자리에 웨딩 컵케이크가 등장한다. 비에 흠뻑 젖은 컵케이크들이 클로즈업되며 결혼식은 아버지의 축사로 마무리되어 끝난다. 폭풍우가 몰아쳐 행사장이 엉망이 되고 비에 젖어 버린 컵케이크를 대수롭지 않게 지나쳐 버리는 것처럼 안 좋은 모든 일들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 또한 주인공의 선택사항이 되는 순간이다. 젖어 버린 컵케이크 장면 이후부터는 과거를 바꿀 수 있는 마냥 행복할 것 같은 능력에도 그런 모든 선택에 대한 결과와 어찌 보면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조금씩 오픈되기 시작한다.

#컵케이크와 머핀

흔히 컵케이크를 미국의 대표적인 디저트라고 생각한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컵케이크는 햄버거만큼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컵케이크는 사실 영국에서 기원된 ‘머핀’에서부터 시작을 했다. 영국의 머핀은 담백한 식사용의 브레드 머핀으로 이후 미국으로 넘어가 버터크림, 색소, 과일들이 들어간 달콤한 케이크 머핀으로도 발달했다. 이후 작고 귀여운 모양이 케이크 같다 하여 ‘컵케이크’로 명칭하게 되었다고 한다. 머핀은 아침 식사용으로 주로 먹고 컵케이크는 디저트로 많이 활용된다. 영국이나 미국 시내 어디에서도 컵케이크 맛집들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영국 드라마나 미국 드라마에도 컵케이크는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식사 때뿐만 아니라 티타임에 한손으로 가볍게 들어 먹는 장면들을 볼 수가 있는데, 그만큼 대중적이고 사랑받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집에서 작은 오븐으로 만들 수 있는 당근 컵케이크를 만들어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영국 느낌 물씬 나는 오후를 보내도록 해보자.

오스테리아주연 김동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

당근 컵케이크
■당근 컵케이크 만들기

<재료>

당근 100g, 박력분 80g, 설탕 40g, 버터 30g, 베이킹 파우더 3g, 소금 조금, 계란 1개

<만들기>

① 믹싱볼에 계란을 넣고 거품이 일 정도까지 휘핑해 준다. 소금과 설탕 3분의 1을 넣고 휘핑을 해준다. 설탕을 나누어 다 넣어가며 설탕이 녹을 때까지 휘핑을 해준다. ② 체에 친 박력분과 베이킹 파우더를 휘핑친 계란에 섞어주고 중탕해 녹인 버터를 거품이 죽지 않게끔 빠르게 섞어준다. ③ 재료에 강판에 간 당근을 섞어준 후 머핀틀에 유산지를 깔고 반죽을 넣어준다. ④ 180도 오븐에 20~25분 구워준 후 꺼내어 식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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