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부위만 찾아 염증 줄이는 '약 주머니' 나왔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손.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생하면 염증으로 인해 혈액 내 백혈구들이 관절로 모여 들게 되고, 그 결과 관절이 부으면서 통증이 나타난다.

사람의 몸 속을 돌아다니며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생한 부위를 찾아 염증을 없애는 물질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박재형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6일 표적을 찾아내는 것처럼 염증성 대식세포를 찾아내 항염증성 세포로 바꿔주는 물질인 '엑소좀'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엑소좀은 세포에서 분비되는 작은 주머니로 DNA와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어 몸의 여러 생리 현상에 관여한다 .

염증성 대식세포는 염증을 유발하는 면역세포로 염증성 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줄기세포에서 유래된 엑소좀이 줄기세포 기능을 한다는 사실이 보고되면서 이 물질을 이용한 난치성 질환 치료연구가 활발하다. 

엑소좀은 염증성 대식세포를 항염증성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류마티스 관절염을 포함한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엑소좀은 몸에서 빨리 분해돼 사라지고 염증 부위가 아닌 곳에 쌓이면 효과가 떨어지는 한계도 있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연구팀은 ‘덱스트란 설페이트’를 엑소좀 표면에 달아 엑소좀이 염증성 대식세포에 달라붙도록 했다. 덱스트란 설페이트는 설페이트기를 가지고 있는 덱스트란 기반의 다당류로염증성 대식세포 표면 수용체와 잘 결합한다.

연구팀은 엑소좀을 정맥주사를 통해 생쥐에 주입한 결과 엑소좀이 염증 부위에 집중적으로 축적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염증부위에 엑소좀이 축적된 생쥐의 경우 35일이 지난 후 관절염 수치가 1.5 정도였고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대조군은 약 9 정도로 나타났다”며 “덱스트란 설페이트를 달지 않은 엑소좀보다 10분의 1 용량으로도 관절염 수치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재형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다양한 난치성 질환으로 확대 적용될 수 있다"며 “엑소좀을 기반으로 한 치료제의 원가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지난 2일 공개됐다.

박재형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 한국연구재단 제공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